KG케미칼, 법정관리 옷벗고 우량기업 大변신
KG케미칼, 법정관리 옷벗고 우량기업 大변신
반백 년 된 기업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대주주는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고, 회사는 자본 잠식되며 법정 관리인에게 맡겨졌다. 1999~2002년 사이 KG케미칼(당시 경기화학공업)에 있었던 일이다. 화학 플랜트 업체 세일기공 대표였던 곽재선 회장이 이 회사를 인수한 것은 2003년 8월 31일. 기자와 만난 날이 정확히 오너가 된 지 3년째가 되는 날이었다. “아침 회의를 하면서 직원들에게 지난 3년 동안 경영을 했는지, 강연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을 했어요. 간담회를 하고 직급대화나 소모임을 통해 직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마인드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회사가 많이 달라졌지요.” 곽 회장의 말대로 정체되고 휘청거렸던 회사는 우량 중견기업으로 변모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272억원에, 9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곽 회장이 취임한 후 매년 20~30%씩 매출이 성장했다( <상자글> 안의 표 참조). 그는 공(功)을 임직원들에게 돌렸다. 자신의 뜻을 이해하고 변화에 동참해 준 덕분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말에는 자사주 2만7000여 주를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나눠주면서 감사 인사를 대신했다.
그냥 굴러가던 회사 1954년 설립된 KG케미칼은 남해화학, 동부한농과 함께 국내 비료시장 ‘빅3 지위’를 오랜 세월 유지해왔다. 하지만 말 그대로 ‘유지’뿐이었다. 1990대 초반부터 10년 가까이 매출은 700억~800억원대에서 정체됐다. ‘그냥 그렇게 굴러가는’ 회사였던 셈이다. 회사에는 성장의 문턱을 넘는 것이 필요했고, 직원에게는 자긍심이 절실했다. “우리 임원들이 경쟁 업체 임원들과 점심을 같이 먹고, 함께 자주 골프를 치는 등 돈독한 우호를 맺고 있더라고요. 이것부터 못하게 했습니다.” 십수 년 동안 업체 간 시장점유율이 변하지 않는 이유가 이런 분위기 때문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비료의 비’자도 모르는 사람이 업계 분위기를 망친다는 소리가 새나왔다. 물론 그런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회사를 인수하면서 “창조적인 경영으로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이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직원들을 독려하고 비효율적인 조직을 고쳐나가는 일부터 시작했다. 곽 회장은 “구조조정을 걱정하는 직원들에게 인력 감축은 없다. 대신 일을 더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만했던 계열사 구조도 정리했다. 인수 당시 KG케미칼에는 계열사만 25개였다. 공통업무도 쪼개졌다. ‘생수’를 구매하는 것도 25개 계열사가 다 따로였다. 곽 회장은 이런 비효율적인 구조를 ‘통폐합’시키면서 계열사를 7개로 줄였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 다해야” 물론 이 회사 모 부장의 표현대로 “직원 스스로 포기했던 기업”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직원들을 만나면서 설득 작업에 나섰다. “화투나 포커를 하는데, 누가 돈 대주면서 잘해서 돈을 따면 당신에게도 나눠주겠다고 하면 당연히 하지 않겠느냐. 그런 마음으로 일을 하면 된다. 회사에서 월급 주고, 성과가 좋으면 보너스 주고 다 해주겠다는 데 못할 게 뭐냐. 늘, 무조건 바꿔나가자. 바꿔서 더 나빠지면 또 바꾸면 된다. 서 있으면 죽는다.” 하루 이틀도 아닌 곽 회장의 잔소리(?)에 직원들은 눈에 띄게 변했다. 대화를 통해 직원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목표를 던져주기보다는 ‘안’을 가져오게 했던 노력도 사업 아이템 다변화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회장이 직접 해외로 날아가 원료를 구매하는 모습도 KG케미칼 직원들에게는 자극이 됐다. 곽 회장은 “원료 가격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원료를 구매할 때면 해외로 직접 갔습니다. CEO가 직접 나서니까 단 돈 1달러라도 더 깎아주더라고요. 그렇게 그동안 지구 두 바퀴는 돌았을 겁니다.” 실추됐던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주주에게는 배당을 했고, 고객과 사회에는 ‘환원’으로 보답했다. 곽 회장은 “사람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처럼 기업도 마찬가지”라며 “사세를 늘려 자랑하고 싶은 것은 기업이 하고 싶은 일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KG케미칼은 올해 1사1촌 결연을 하고 있는 마을에서 쌀 51만t을 구입해 북한에 전달하는 등 ‘사회 환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곽 회장은 “우리 기업의 모태가 농촌이고 농민인 만큼 우리가 할 수 있는 책임을 찾아갈 것”이라며 “한 예로 국내에 단 한 곳도 없는 농업 박물관 같은 것을 건립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어렵다면 ‘환원’ 얘기가 여유롭게 나올 수 없었을 텐데, 곽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오랜 시간을 들여 얘기했다. 그만큼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방증으로 해석됐다.
KG는 ‘Korea Green’ “지난해까지 매출을 늘리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 알아가는 노력을 해왔다면, 올해부터는 경상 이익률을 높이고 친환경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친환경기업으로의 도약. 이는 곽재선 회장이 KG케미칼을 인수하면서 정한 목표이자, 생존을 위한 결정이었다. 비료시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중반부터는 정부의 ‘비료 보조금’마저 중단되면서 업계 전체의 비료 수요도 대폭 줄었다. KG케미칼 역시 올해 화학비료 매출이 전년 대비 30% 정도 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곽 회장은 “오히려 기회”라고 말했다. “KG는 일찌감치 화학비료보다는 환경친화적인 유기질 비료 쪽으로 눈을 돌렸고, 화학 농약의 경우도 식물추출물을 이용해 만들어 먹어도 죽지 않는 생물농약으로 제품을 변화시켰습니다. 비료시장은 줄어들겠지만 친환경, 고급화로 가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흔히들 KG를 옛 사명인 경기화학의 이니셜로 아는데 KG는 ‘Korea Green’의 약자입니다.” 곽 회장은 “국내에서는 울산의 메인 공장을 중심으로 유기질 기능성 비료와 친환경 생물제 쪽으로 100%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화학비료의 경우 최근 중국 톈진(天津)에 완공한 공장을 통해 중국이나 제3국으로 수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사업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KG케미칼은 올해 대체에너지 사업과 유기농 유통사업에도 뛰어들었다. KG케미칼은 지난해 11월 열병합 발전업체인 시화에너지(현 KG에너지)를 인수했다. 앞으로 유망한 대체에너지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였다. 곽 회장은 “올해부터 흑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1일에는 창립 52주년 기념일을 맞아 유기농 전문 판매점 ‘오르페 1호점’을 개점했다. 본격적인 유통사업 진출의 신호탄인데, 이에 대해 곽재선 회장은 “우리 직원들은 어느 농가에 숟가락 몇 개가 있는지 알만큼 농민친화적이고, 생산자를 누구보다 잘 아는 기업이기 때문에 유기농 제품을 도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 안성맞춤이라고 본다”고 성공을 확신했다. KG케미칼은 향후 전국적으로 오르페 유통망을 확대해 가면서 5년 내 관련 시장 점유율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곽 회장은 다만 “오르페 사업은 기업 이윤보다는 농민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 때문에 출발한 것”이라며 “높은 마진을 바라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직원 제안으로 시작한 ‘유류 판매 사업’과 ‘가축사료’ 사업도 곧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직원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밖에서 어떤 대접을 받느냐가 매출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고, 저의 목표는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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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굴러가던 회사 1954년 설립된 KG케미칼은 남해화학, 동부한농과 함께 국내 비료시장 ‘빅3 지위’를 오랜 세월 유지해왔다. 하지만 말 그대로 ‘유지’뿐이었다. 1990대 초반부터 10년 가까이 매출은 700억~800억원대에서 정체됐다. ‘그냥 그렇게 굴러가는’ 회사였던 셈이다. 회사에는 성장의 문턱을 넘는 것이 필요했고, 직원에게는 자긍심이 절실했다. “우리 임원들이 경쟁 업체 임원들과 점심을 같이 먹고, 함께 자주 골프를 치는 등 돈독한 우호를 맺고 있더라고요. 이것부터 못하게 했습니다.” 십수 년 동안 업체 간 시장점유율이 변하지 않는 이유가 이런 분위기 때문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비료의 비’자도 모르는 사람이 업계 분위기를 망친다는 소리가 새나왔다. 물론 그런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회사를 인수하면서 “창조적인 경영으로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이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직원들을 독려하고 비효율적인 조직을 고쳐나가는 일부터 시작했다. 곽 회장은 “구조조정을 걱정하는 직원들에게 인력 감축은 없다. 대신 일을 더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만했던 계열사 구조도 정리했다. 인수 당시 KG케미칼에는 계열사만 25개였다. 공통업무도 쪼개졌다. ‘생수’를 구매하는 것도 25개 계열사가 다 따로였다. 곽 회장은 이런 비효율적인 구조를 ‘통폐합’시키면서 계열사를 7개로 줄였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 다해야” 물론 이 회사 모 부장의 표현대로 “직원 스스로 포기했던 기업”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직원들을 만나면서 설득 작업에 나섰다. “화투나 포커를 하는데, 누가 돈 대주면서 잘해서 돈을 따면 당신에게도 나눠주겠다고 하면 당연히 하지 않겠느냐. 그런 마음으로 일을 하면 된다. 회사에서 월급 주고, 성과가 좋으면 보너스 주고 다 해주겠다는 데 못할 게 뭐냐. 늘, 무조건 바꿔나가자. 바꿔서 더 나빠지면 또 바꾸면 된다. 서 있으면 죽는다.” 하루 이틀도 아닌 곽 회장의 잔소리(?)에 직원들은 눈에 띄게 변했다. 대화를 통해 직원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목표를 던져주기보다는 ‘안’을 가져오게 했던 노력도 사업 아이템 다변화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회장이 직접 해외로 날아가 원료를 구매하는 모습도 KG케미칼 직원들에게는 자극이 됐다. 곽 회장은 “원료 가격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원료를 구매할 때면 해외로 직접 갔습니다. CEO가 직접 나서니까 단 돈 1달러라도 더 깎아주더라고요. 그렇게 그동안 지구 두 바퀴는 돌았을 겁니다.” 실추됐던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주주에게는 배당을 했고, 고객과 사회에는 ‘환원’으로 보답했다. 곽 회장은 “사람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처럼 기업도 마찬가지”라며 “사세를 늘려 자랑하고 싶은 것은 기업이 하고 싶은 일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KG케미칼은 올해 1사1촌 결연을 하고 있는 마을에서 쌀 51만t을 구입해 북한에 전달하는 등 ‘사회 환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곽 회장은 “우리 기업의 모태가 농촌이고 농민인 만큼 우리가 할 수 있는 책임을 찾아갈 것”이라며 “한 예로 국내에 단 한 곳도 없는 농업 박물관 같은 것을 건립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어렵다면 ‘환원’ 얘기가 여유롭게 나올 수 없었을 텐데, 곽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오랜 시간을 들여 얘기했다. 그만큼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방증으로 해석됐다.
KG는 ‘Korea Green’ “지난해까지 매출을 늘리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 알아가는 노력을 해왔다면, 올해부터는 경상 이익률을 높이고 친환경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친환경기업으로의 도약. 이는 곽재선 회장이 KG케미칼을 인수하면서 정한 목표이자, 생존을 위한 결정이었다. 비료시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중반부터는 정부의 ‘비료 보조금’마저 중단되면서 업계 전체의 비료 수요도 대폭 줄었다. KG케미칼 역시 올해 화학비료 매출이 전년 대비 30% 정도 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곽 회장은 “오히려 기회”라고 말했다. “KG는 일찌감치 화학비료보다는 환경친화적인 유기질 비료 쪽으로 눈을 돌렸고, 화학 농약의 경우도 식물추출물을 이용해 만들어 먹어도 죽지 않는 생물농약으로 제품을 변화시켰습니다. 비료시장은 줄어들겠지만 친환경, 고급화로 가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흔히들 KG를 옛 사명인 경기화학의 이니셜로 아는데 KG는 ‘Korea Green’의 약자입니다.” 곽 회장은 “국내에서는 울산의 메인 공장을 중심으로 유기질 기능성 비료와 친환경 생물제 쪽으로 100%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화학비료의 경우 최근 중국 톈진(天津)에 완공한 공장을 통해 중국이나 제3국으로 수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사업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KG케미칼은 올해 대체에너지 사업과 유기농 유통사업에도 뛰어들었다. KG케미칼은 지난해 11월 열병합 발전업체인 시화에너지(현 KG에너지)를 인수했다. 앞으로 유망한 대체에너지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였다. 곽 회장은 “올해부터 흑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1일에는 창립 52주년 기념일을 맞아 유기농 전문 판매점 ‘오르페 1호점’을 개점했다. 본격적인 유통사업 진출의 신호탄인데, 이에 대해 곽재선 회장은 “우리 직원들은 어느 농가에 숟가락 몇 개가 있는지 알만큼 농민친화적이고, 생산자를 누구보다 잘 아는 기업이기 때문에 유기농 제품을 도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 안성맞춤이라고 본다”고 성공을 확신했다. KG케미칼은 향후 전국적으로 오르페 유통망을 확대해 가면서 5년 내 관련 시장 점유율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곽 회장은 다만 “오르페 사업은 기업 이윤보다는 농민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 때문에 출발한 것”이라며 “높은 마진을 바라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직원 제안으로 시작한 ‘유류 판매 사업’과 ‘가축사료’ 사업도 곧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직원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밖에서 어떤 대접을 받느냐가 매출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고, 저의 목표는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는 것입니다.”
KG케미칼은 |
2010년 매출 1조원 목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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