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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 만든다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 만든다

중국 상하이 푸둥(浦東)지구는 20∼30년 전만 해도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중국은 이곳에 개발계획을 세우고 외자 유치에 나섰다. 그리고는 100층짜리를 비롯한 고층빌딩을 수없이 세웠다. 그 결과 상하이 푸둥지구는 현재 다국적 기업의 아태지역본부 40여 곳이 들어선 글로벌 도시로 성장했다. 서해 바다를 건너 인천에서는 요즘 상하이 푸둥지구에서 예전에 벌어졌던 일들이 재연되고 있다. 인천지역 곳곳을 개발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고 외자 유치를 위한 활동도 활발하다.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뒤 상하이 푸둥지구 등을 따라잡고 ‘동북아 경제 중심’으로 발돋움하려는 개발 열기가 가득 찬 것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송도(1611만 평)·영종(4184만 평)·청라(542만 평)등 3개 지구, 총 6300만 평으로 이뤄져 있다. 3개 지구는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등 주요 물류기반 시설을 사이에 두고 트라이앵글 구도를 이루고 있다. 2020년까지 2단계에 걸쳐 사업이 진행되며 개발 비용은 모두 14조7610억원이 들어간다. 인천개발연구원에 따르면 53조원의 생산을 유발하고, 부가가치 창출액이 22조원에 달하며 13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대규모 사업이다. 다른 지구에 비해 사업진행 속도가 빠른 송도 경제특구 앞바다에는 ‘바다와 하늘’을 잇는 대역사가 한창이다. 이곳과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인천대교(제2연륙교, 통칭 제2 영종대교)가 서서히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길이 12.3㎞(교량 폭 31.4m)로 부산 광안대교(7.4㎞)보다 4.9㎞나 긴 국내 최장 다리다. 완공되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긴 다리로 기록된다. 영국의 아멕(AMEC)사와 인천시 등으로 구성된 KODA개발과 한국도로공사가 사업 시행을, 삼성물산·대림·대우·GS 등 7개 건설회사들의 컨소시엄인 삼성JV사가 시공을 맡아 연결도로 8.9㎞를 포함한 총연장 21.2㎞의 다리를 2009년 10월 완공할 예정이다. 공사비는 총 2조4584억원이 투입된다.
2005년 6월 착공된 인천대교는 2009년 10월께 완공된다. 인천국제공항과 송도지구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인천 및 서울 남부,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주 도로가 된다. 인천공항까지 통행시간도 종전보다 40분 이상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성공을 걸머진 핵심 인프라인 셈이다. 1차 매립으로 새로 생겨난 383만 평 부지는 송도 자유구역의 중심이다. 이곳의 도로망 등 주요 기반시설 공사는 거의 끝난 상태다. 지구를 가로지르며 4∼8차로 도로가 뚫려 있다. 주거단지에는 이미 아파트가 즐비하게 들어섰고 첨단산업단지의 곳곳에 각종 연구소 등이 자리 잡고 있다. 30여 개 벤처기업도 벤처단지 등에서 가동 중이다. 국제업무단지 중앙에는 센트럴파크 등 녹지공간의 조성작업이 한창이다.

인천타워는 세계 최대 건축물 송도 경제자유지구는 ‘국제비즈니스와 IT, BT 등 첨단산업도시’로 개발된다. 국제업무단지, 지식정보산업단지, 첨단바이오단지, 주거단지 등이 들어선다. 송도지구에는 고층건물들이 줄이어 들어선다. 컨벤션센터 주변에는 64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인 ‘더 샵 퍼스트 월드(the # 1st World)’가 건설 중이다. 타워형 건물 4개 동, 판상형 8개 동으로 구성된 최첨단 친환경 주거단지인 이곳에는 33∼119평형의 아파트 1600여 가구 및 14∼40평형 오피스텔 1000여 실이 들어선다. 미국 게일사와 포스코건설의 합작사인 NSC사도 5000여억원을 들여 65층, 연면적 4만5000여 평 규모의 아시아트레이드타워를 건설한다. 2006년 7월 착공됐으며, 2010년 완공된다.


성공 키 포인트


‘대한민국 생존 프로젝트’로 인식해야 경제자유구역은 낙후된 지역의 경제 활성화 수단이 아니라 글로벌 시대에 대한민국이 생존하기 위한 일종의 생존 프로젝트다. ‘누가(Who)’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무엇을(What)’ ‘어떻게(How)’ 할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종합적인 마스터 플랜 수립 필요 각 경제자유구역들은 너무 산발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경제자유구역 전체를 어떻게 개발하고 운영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

맞춤형 인센티브 도입해야 인센티브의 내용들을 수요자 입장에서 개선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골프를 좋아하는 미국 기업이 유치대상이었을 때 골프장을 인센티브로 제공했다.

국내 선도기업들 적극 활용해야 한국의 세계적인 기업들을 먼저 유치해야 외자 유치가 수월해진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인 151층 규모의 인천타워도 송도지구에 건설된다. 포트만 컨소시엄은 110억 달러를 투자해 내년 말 151층 쌍둥이 빌딩을 착공, 2012년 완공할 예정이다. 빌딩의 높이는 610m, 축구장 40개에 해당하는 연면적 16만 평의 세계 최대 건축물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이들 건물이 들어설 경우 인천 송도지역의 스카이라인은 상하이 푸둥지구를 능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속도가 빠른 만큼 송도지구에는 외국인 투자자나 국내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송도 지식정보산업단지에는 산일테크, MK오토모빌, 나토테크닉스, 규델 AG 등이 입주 예정이다. 바이오단지에는 미국의 신약개발업체인 백스젠과 KT&G의 합작법인인 셀트리온이 입주해 2005년 7월부터 가동 중이다. 이 밖에 송도 국제업무단지에는 미국 NYP가 6억 달러를 들여 국제병원을 세울 예정이며, 2006년 3월 착공한 송도국제학교는 유치원생과 초·중·고생 2100명 수용규모로 2008년 개교 예정이다. 또 연세대가 송도지역에 국제화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했으며, 그 외 5개 학교가 학술연구중심 캠퍼스 조성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해 향후 인근 IT, BT단지와 연계한 학술단지도 조성된다. 송도지역에는 투자유치 용지 확보를 위해 추가 매립사업도 진행 중이다. 5,7공구 198만 평은 2004년 12월 착공해 2008년 하반기에 준공 예정이며, 6,8공구 192만 평은 2006년 10월 착공해 2010년 하반기에 준공할 예정이다.

3년 동안 368억 달러 유치 인천공항고속도로를 따라가다 영종대교가 시작되는 지점에 도착하면 호수와 갈대숲이 우거진 널찍한 지역이 나타난다. 송도 국제도시와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한 축을 형성할 창라지구다. 아직 자연 그대로인 상태이지만 이곳에도 조만간 개발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다.

▶1. 인천대교 건설현장. 2. 송도지구에 건설될 151층 규모 인천타워 조감도.

‘국제비즈니스 첨단산업도시’로 개발되는 송도지구와는 달리 청라지구는 ‘스포츠·레저도시’로 개발된다. 이 일대 538만 평 부지에는 2020년까지 국제업무지구, 스포츠·레저단지, 골프장, 자동차 연구개발단지, 화훼단지가 조성된다. 자동차 연구개발단지에는 2007년 7월 말까지 인천시가 500억원, GM대우가 971억원을 내 자동차 주행시험장과 연구개발시설을 지을 예정이며,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국제업무지구에는 2017년까지 6조3000억원을 들여 88층짜리 랜드마크 타워와 66층짜리 금융센터를 중심으로 하는 국제업무단지가 만들어진다. 스포츠·레저단지에는 2020년까지 2186억원을 들여 아시아 문화공원, 레포츠공원 등을 갖춘 종합 레저·문화시설을 만들 계획. 또 2010년까지 3850억원을 들여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지으며, 그 안에 60~70평형대 단독주택 200여 가구의 ‘골프 마을’을 조성한다. 영종지구는 인천공항을 이용한 ‘항공·물류 도시’로 개발되고 있으며, 국제관광, 항공물류, 산업, 주거 등의 복합적인 기능을 가진 자족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과 밀접하게 연결된 주거·산업·물류·국제업무 등의 기능을 갖춘 복합도시(75만 평), 항공물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물류산업단지(88만 평), 호텔·콘도미니엄·해양수족관 등 각종 레저시설을 갖춘 국제적인 종합리조트(213만 평) 등이 들어선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최근 출범 3주년을 맞아 유명박람회를 통한 투자유치설명회, 국내외 홍보와 타깃기업에 대한 맞춤형 투자유치 활동, 잠재적 투자유치 기업에 대한 프로젝트 매니저 제도를 통한 중점관리기법을 동원해 지난 3년간 37건 368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짧은 기간 동안에 물류, 의료교육, 첨단산업, 개발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유치 실적을 쌓아가고 있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된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인천이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기반을 다져온 중국 상하이 푸둥지구, 홍콩, 싱가포르 등 주변 경쟁국의 도시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발전 가능성은 더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 이유로 동북아의 중심위치라는 지정학적 이점,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기반으로 한 물류거점, 수도권의 거대한 배후시장과 IT, BT 등 첨단산업분야의 우수인력이 풍부하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거리 3시간30분 이내에 인구 100만의 도시가 50여 개나 위치해 있다. 또 인구 2200만의 수도권 시장과는 한 시간 거리다. 특히 세계 최대시장인 13억 인구의 중국과 첨단산업국가인 일본의 한가운데 위치해 15억 인구가 사는 동북아의 중심지로 발돋움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남동은‘과거’, 송도는‘미래’ 여기에 물류 기반시설도 뛰어나다. 인천국제공항은 59개 항공사가 세계 41개국 133개 도시에 취항하는 여객수송 세계 10위의 국제공항이다. 화물 수송량으로 따지면 세계 3위를 차지하며, 휴대전화·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 최대 관문 역할도 하고 있다. 120년 역사를 지닌 인천항은 연간 1억3000만t의 화물을 실어나르는 수도권, 중부권의 물류지원 중추항만이다. 최근에는 중국과의 물동량이 많아지면서 화물 운송량이 연간 28%씩 늘고 있다. 이 같은 점은 국내 다른 지역이나 외국 경쟁도시가 갖고 있지 못한 인천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이환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도 최근 한 세미나에 참석해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지정학적 이점과 세계적인 수준의 인천공항 및 항구를 가져 다른 나라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 같은 지역 고유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잘 활용하면 동북아 비즈니스·물류·첨단산업 중심도시로 도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한 축인 송도지구와 인천의 산업중심지인 남동공단은 그리 멀지 않다. 하지만 두 지역의 분위기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남동공단에는 철강업체 등 굴뚝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송도지구에 들어서면 산뜻한 건물마다 ‘○○연구소’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 남동공단 지역에서 흔한 육중한 화물을 실은 대형 트레일러 행렬도 송도에선 볼 수 없다. 남동공단에는 최근 몇 년간 중국, 동남아 등지로 국내업체의 제조공장이 옮겨간 탓에 분위기가 다소 처진 느낌이 드는 반면 송도지구엔 활기가 넘친다. 남동공단이 인천의 ‘과거’였다면 송도지구는 인천의 ‘미래’를 짊어질 새 동력인 셈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이 국제비즈니스, IT, BT 등 첨단산업과 물류, 레저 등 서비스업에서 우위를 점함으로써 차세대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이는 인천의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발전에도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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