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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중견기업] “MS의 명성 뛰어넘겠다”

[파워중견기업] “MS의 명성 뛰어넘겠다”

▶1997년 인프라웨어 설립 1999년 벤처기업 등록, 미국 현지법인 설립 2001년 임바이더(Embider™) WAP브라우저 개발 완료 2002년 SK텔레콤·LG텔레콤과 차세대 브라우저 개발 계약 2003년 팬택·LG전자·어필텔레콤 등과 라이선스 및 기술지원 계약 2004년 SK텔레콤 WAP브라우저 단독 공급업체 선정 2005년 삼성전자·LG전자 지상파 DMB 브라우저 공급 계약, 중국지사 설립, 코스닥 상장

휴대전화 업계의 마이크로소프트(MS)를 아세요?” 인터넷 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반면 휴대전화에서 인터넷을 가능하게 해 주는 브라우저는 어떤 회사가 만드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휴대전화에 브라우저가 탑재돼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지만 우리가 휴대전화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휴대전화용 익스플로러’가 꼭 필요하다. 지난 1997년 설립된 인프라웨어는 휴대전화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게 해 주는 브라우저를 만든다. PC 한 대당 익스플로러가 하나씩 깔려 있는 것처럼 휴대전화 한대당 브라우저가 하나씩 탑재된다. 휴대전화 시장 규모가 바로 휴대전화용 브라우저 시장인 셈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인프라웨어는 곧잘 무선인터넷 업계의 마이크로소프트로 불린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본사에서 만난 강관희(55) 인프라웨어 대표는 휴대전화용 브라우저를 만드는 원천기술을 가졌다는 데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전 세계에서 휴대전화용 브라우저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는 저희 회사를 포함해 다섯 곳뿐입니다. 대부분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들이 외국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원천기술을 가졌다는 것은 아주 큰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죠.” 인프라웨어가 만드는 브라우저는 ‘임베디드(Embedded) 브라우저’라고 부른다. 임베디드 브라우저는 우리말로 하면 ‘내장형 브라우저’로 풀이된다. 기존 PC에서 인터넷이 가능하게 해 주는 브라우저는 CD 등을 통해 프로그램을 깔 수 있고 문제가 생기거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면 그때 그때 다시 프로그램을 배포하면 된다. 하지만 임베디드 브라우저는 휴대전화 등에 아예 내장돼 출시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접하기가 쉽지 않다. 인프라웨어가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브라우저를 만드는 회사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설립 초기에는 웹 화면을 용지에 맞게 출력할 수 있는 프린트 프로그램 사업을 먼저 시작했다. 그렇지만 프린트 프로그램 사업이 시장 규모가 큰 것도 아니었고 미래 전망도 불투명했다. 그때부터 인프라웨어 임원들의 고민이 시작됐다.

다윗처럼 이겼다 “당시 딱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비즈니스(프린트 프로그램)는 미래가 없다. 앞으로 분명히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이 열릴 것이다. 이 두 가지 명제가 명확해지자 모바일용 브라우저를 개발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절실해졌죠.”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인프라웨어 역시 불투명한 사업 전망이라는 위기를 맞아 모바일용 브라우저 개발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찾은 셈이다. 브라우저 개발이라는 목표가 분명해지자 남은 건 기술개발뿐이었다. 하지만 말이 기술개발이지 노하우나 기초자료도 없는 상태에서 원천기술을 개발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당시 기술개발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수없이 많았고, 정말 될까 하는 불안감도 떨쳐버리기 힘들었다고 한다.


인프라웨어는…


자본금 : 38억원

종업원 수 : 180명

본사 : 서울 서초구 반포동

상장일 : 2005년 10월(액면가 500원, 12월 결산)
산고 끝에 2001년 SK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들의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무선응용규약) 2.0 서비스에 맞춰 WAP브라우저인 ‘임바이더’를 출시했다. 그렇지만 제품을 출시했다고 끝난 게 아니었다. 이동통신사들의 까다로운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 넘기 힘든 관문이 남아 있었다. 더군다나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외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했다. 특히 모바일용 브라우저의 경우 기존 제품과의 호환성 문제가 있어 쉽게 프로그램을 바꾸지 않는다는 난관도 넘어야 했다. “2002년 말 SK텔레콤이 이미지나 그래픽을 지원하는 WAP2.0 서비스를 오픈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에 맞춰 제품을 개발했지만 이름도 없는 국내 업체의 프로그램을 선뜻 채택할 이동통신사를 찾기는 쉽지 않았죠. 더군다나 기존 외국 업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던 벽을 깨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기술력만이 살길이라고 판단했죠.”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처럼 인프라웨어는 결국 외국산 제품을 물리치고 2003년 LG텔레콤을 시작으로 2004년에는 SK텔레콤까지 장악했다. 두 통신 회사의 단독 브라우저로 채택되면서 휴대전화용 브라우저의 100%를 공급하게 된 것. 여기에다 최근에는 KTF도 표준 규격 브라우저 채택을 검토 중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 장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해외 공룡기업들과의 싸움에서 골리앗을 이긴 다윗처럼 승리한 셈이다. 국내 유수 이동통신사의 단독 브라우저로 채택되면서 휴대전화 제조사와의 공급 계약도 급증했다. 현재 인프라웨어는 세계 5대 휴대전화 제조업체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롤라와 글로벌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 회사의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 가능성은 넘쳐난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인프라웨어의 ‘임바이더’를 수출 모델에도 탑재키로 하면서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국산 하드웨어(단말기)와 소프트웨어가 나란히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2004년 말 기준으로 세계 WAP브라우저 시장은 미국의 오픈웨이브가 5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절대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노키아(39.90%), 스웨덴의 텔레카(6.30%), 일본의 엑세스(3.20%), 인프라웨어(1.10%)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인프라웨어는 기술력만큼은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오픈웨이브보다 앞서고 있다고 자신한다. 국내 진출을 넘어 해외로 눈을 돌리면 그만큼 시장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영업이익률 40% 넘어 여기에다 지금은 휴대전화용 브라우저를 중심으로 매출이 일어나고 있지만 앞으로는 PDA, MP3 등 소형 전자제품은 물론이고 냉장고나 DMB 단말기 등에도 사용할 수 있는 브라우저 개발에도 중점을 둘 방침이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이 확대될수록 인프라웨어로서는 기회가 늘어나는 셈이다.
회사 외형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3년 36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9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매출액이 160억원에 달할 것이다. 매출액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바로 영업이익률이다. 인프라웨어는 4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각 증권사들의 조사에 따르면 인프라웨어는 올 4분기에도 42.77%의 영업이익률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덩치만 커지는 게 아니라 실속까지 챙기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휴대전화 브라우저 시장 규모가 1200억원 정도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앞으로 활성화될 DMB폰이나 디지털 카메라 등 각종 디지털 기기에까지 인터넷 환경이 제공되기 시작하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 규모가 늘어날 겁니다. 앞으로 펼쳐질 시장이 더 밝다는 얘기죠.” 인프라웨어가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이 있다. 바로 이 시장이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기업은 쉽게 넘볼 수 없는 틈새시장이라는 점이다. 휴대전화용 브라우저는 프로그램의 속성상 이동통신사나 휴대전화 제조업체 관계자들과 거의 붙어살다시피 해야 한다. 그때 그때 제품의 변화에 맞게 프로그램을 새로 짜줘야 하기 때문이다. 반응 속도가 느린 해외 업체나 대기업들이 쉽게 따라오기 힘든 부분이다. 심지어 새벽에도 이동통신사 관계자의 전화를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한번은 밤 12시가 넘어 모 이동통신사 관계자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일부 오래된 중계기에서 브라우저를 탑재하면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가 생긴 겁니다. 새벽 1시에 회사로 개발자 등 전원을 집합시켜 일부는 오래된 중계기가 있는 양평 지역으로 보내고 나머지 사람들은 회사에서 오류 수정 작업을 하기도 했죠. 발 빠른 벤처가 아니면 쉽게 할 수 없는 일 아니겠어요?” 물론 고민도 있다. 휴대전화의 제품 사이클이 갈수록 짧아지면서 계속해 진화된 서비스를 매번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프로그램 한 개로 평생을 먹고 사는 ‘대박 아이템’은 아닌 셈이다. 표준화를 미리 선도하지 않으면 다른 회사에 뒤처진다는 과제도 있다. 시장에 서비스되지 않는 기술이라도 앞서 기술 개발을 해서 준비해둬야 한다.

사람만이 살길이다 시장의 이런 특성 때문에 인프라웨어는 인재를 가장 중요시한다. 기술개발만이 살길이기 때문에 뛰어난 기술을 가진 개발자를 발굴하고 이탈을 막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사훈도 ‘즐겁게 일하자’로 정했다. 연봉 역시 벤처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수준을 내걸고 있다. 신입사원 초봉을 국내 100대 기업 평균 연봉의 상위권에 해당하는 30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한 것. 11월에는 우수 인재를 먼저 가려 뽑기 위해 고려대·부산대·경북대 등 전국 7개 대학을 돌면서 채용설명회도 했다. 신규 채용 인원수도 30명이 넘는다. 현재 직원수가 180명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특히 연구개발(R&D) 관련 인력이 전체 직원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회사의 흥망성쇠가 사람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죠. 외형이 커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국내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한 인프라웨어는 해외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에 법인을 열고 성공적으로 현지 시장에 진입했다. 여기에다 미국의 버라이즌 및 스프린트의 인증시험에 통과해 미주 지역은 물론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토대도 마련했다. 또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GSM 시장 공략을 위해 LG노텔과 협력해 GSM단말기에 사용할 수 있는 브라우저를 상용화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제조사인 교세라와이어리스(교세라) 미국 법인의 공식 브라우저 공급업체로 지정돼 해외 독자진출이라는 성과도 거뒀다. 인프라웨어의 브라우저를 탑재한 교세라 단말기는 북미와 인도, 중동 등지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무선인터넷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웹과 디지털방송, DMB 등과 연계된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입니다.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도 떳떳하게 로열티를 벌어들일 생각입니다. PC용 브라우저 하면 마이크로소프트를 떠올리듯 내장형 브라우저 하면 인프라웨어를 떠올리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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