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술 방망이’ 효과 2조원 넘을 듯
‘요술 방망이’ 효과 2조원 넘을 듯
개인수익
= 최소 55억원 기본적인 부분이다. 이승엽은 요미우리와 내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최대 ‘220억원+α’을 받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일본 교토 통신은 4년간 240억원(연봉 8억 엔씩)이라고까지 추정했다. 세부적인 연봉 내역은 발표하지 않는 게 일본 프로야구의 관례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이승엽이 내년부터 해마다 받는 연봉은 56억원(약 7억 엔) 이상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일본 프로야구사상 최고 대우라며 현지 언론들은 호들갑이다. 이승엽은 2004년 지바 롯데를 통해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하면서 계약금 1억 엔 포함, 총 5억 엔(연봉 2억 엔씩)을 받았다. 2006년 연봉은 1억6000만 엔(계약금 5000만 엔). 연봉 7억 엔은 올 시즌과 비교한다면 438%의 인상률이다. 이승엽이 1995년 삼성 라이온즈를 통해 프로 유니폼을 처음 입었을 때(연봉 2000만원)와 비교하면 인상률은 무려 2800%. 그야말로 수직상승이다. 여기에 시즌 중 받는 인센티브 및 상금·보너스, 그리고 광고 출연료까지 더한다면 내년에 이승엽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약 70억원, 세금(일본에선 22%)을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순수익은 55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승엽은 올해 삼성 PAVV TV, 해태제과 홈런볼, 국민은행 등의 광고 출연으로 15억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부가효과 = 200억~300억원 요미우리 구단도 이승엽이 창출하는 경제효과의 덕을 톡톡히 본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TV 중계료. 요미우리는 한국 내 이승엽의 독점 중계권을 SBS스포츠에 넘기면서 이승엽의 몸값(계약금+연봉)을 뽑고도 남았다. 지난 2년간 지바 롯데 역시 한국 케이블 채널에 중계권을 팔면서 2년간 이승엽의 몸값(5억 엔) 이상을 충당했다. 국제수지 관계를 떠나 이승엽의 요미우리 잔류가 돈의 흐름을 발생시킨 것이다. 내년 시즌 이승엽 경기의 중계권료는 더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냉정하다. 요미우리가 이승엽에게 4년간 최대 220억원 이상의 대박을 안긴 이면에는 중계권과 관련한 마케팅의 논리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물론 한국 케이블 방송들은 광고 수익으로 중계권료를 상쇄한다. 이승엽은 일본 최고 명문 요미우리의 4번 타자다. 요미우리는 일본 국민의 절반 이상을 팬으로 보유할 만큼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자연히 유니폼·열쇠고리·모자·사인볼·볼펜·사인 배트 등 이승엽의 배번(25번)이 들어간 팬서비스 용품도 날개 돋친 듯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올 시즌 도쿄돔 내 요미우리 팬 용품 가게에서 팔고 있는 휴대전화 고리의 경우 1개에 600엔(약 4800원) 정도 한다. 1년 내내 1만 개만 팔아도 휴대전화 고리의 매출액은 4800만원에 이른다. 요미우리는 올 시즌 이승엽을 갑작스럽게 영입하면서 미처 준비가 덜 된 탓에 팬 용품에 대한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이승엽이 명실상부한 거인군 최고타자 자리에 오른 만큼 부가수익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요미우리 4번이라는 ‘네임 밸류’는 상상을 초월한다. 입장료 수익은 물론이고 스프링캠프에서도 관광상품이 나올 정도다. 올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을 앞두고 이치로 스즈키(33·시애틀)가 오키나와 미야코지마에 있는 오릭스 캠프에 합류하자 ‘미야코지마 전훈 투어’라는 여행상품이 인기를 모았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이 전훈 투어가 오키나와 지역에 10억 엔의 경제효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내년 시즌 요미우리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지는 규슈 미야자키에도 이 같은 전훈 여행상품이 나올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파급효과
= 우승하면 2조원 이상 사실 연봉 수익과 구단이 챙기는 부가 수익은 이승엽의 경제효과를 논할 때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펜스를 넘기는 시원한 대포를 펑펑 쏴올리는 이승엽의 홈런 방망이는 야구장 밖을 나서면 부가 수익을 창출하는 ‘요술 방망이’로 둔갑한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피부에 절실히 와닿지는 않지만 숫자로 표현하기 불가능할 정도의 엄청난 플러스 효과가 발생한다. 고정민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연봉·광고·입장수익·캐릭터 상품 등 이승엽과 직접 연결되는 효과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이승엽이 일본에서 활동함으로써 재일동포의 입지 상승 등의 분위기 조성, 문화·연예에 몰려 있는 ‘한류 열풍’이 스포츠 쪽으로 확산한 점 등 거대한 무형의 가치는 산출하기 힘들 정도다”고 지적했다. 2003년 삼성경제연구소는 이승엽의 경제효과를 분석하면서 가장 큰 부분을 삼성의 기업 이미지 제고와 브랜드 가치 상승에 집중시켰다. 무형의 자산에 커다란 효과를 가져왔다는 해석이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 여기서는 이승엽이 속해 있는 팀이 지바 롯데가 아닌 ‘국민구단’ 요미우리라는 점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일본 내에서 제1의 언론재벌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요미우리 그룹의 가치상승은 둘째다. 이승엽의 홈런 방망이가 요미우리의 우승을 이끌 경우 그 파급효과는 엄청날 전망이다. 2005년 오사카를 연고로 하고 있는 한신 타이거스가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하자 전국적으로 1445억 엔(약 1조1560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했다고 일본 UFJ종합연구소가 발표했다. 앞선 2003년 우승 때는 무려 3423억 엔(2조7384억원)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최고 인기구단 요미우리(연고지 도쿄)의 리그 우승은 이를 능가하는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고정민 연구원은 “이승엽이 팀 우승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가 변수가 되겠지만 요미우리 우승도 이승엽의 경제효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래가치
= 거의 무한대 이승엽은 대형 계약을 한 후 “반드시 요미우리를 우승시킨 뒤 메이저리그로 가고 싶다”고 했다. 올해 서른 살로 최고 절정기에 올라 있는 이승엽이 그의 뜻대로 1~2년 이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다면 그가 창출할 ‘경제 파이’는 더욱 커진다. LG경제연구소는 2003시즌 후 이승엽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꾀할 때 연봉 300만 달러(약 27억원)의 몸값을 받는다면 스폰서비로 발생하는 부가가치만 그 10배에 해당하는 27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로부터 3년 후인 지금 이승엽은 자타 공인 아시아의 최고 거포로 성장했다. 단순 비교를 하더라도 이승엽의 몸값은 당시 수준을 쉽게 뛰어넘는다. 지난 7월 메이저리그 관련 사이트는 WBC와 일본 프로야구 활약을 토대로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시 이승엽의 몸값을 3년간 2100만 달러로 예상한 바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승엽의 활약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 제고를 비롯해 한국 기업들의 매출에 미치는 효과까지 감안하면 그 경제적 파급효과는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는 동안 한·일 양국관계 개선에 미치는 효과 역시 금액으로 따지기 힘든 부분이다. 이동훈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일본 프로야구 시장은 한국에 비해 몇 배 크고 메이저리그는 일본보다 훨씬 활성화돼 있다. 이승엽이 꿈을 좇아 미국으로 진출할 경우 이승엽의 방망이가 만들어낼 경제가치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직까지 스포츠 마케팅이 익숙하지 않은 한국 실정에 비춰볼 때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이승엽은 한국의 스타가 아닌 아시아의 스타, 나아가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WBC 이후 이승엽의 홈런 소식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크게 다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가 그의 방망이를 주목한다는 점에서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로 ‘걸어다니는 기업’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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