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부동산 시장 4대 궁금증] 땅값은 누구 주머니서 나오나
[2007년 부동산 시장 4대 궁금증] 땅값은 누구 주머니서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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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으로 변질된 반값 아파트 논란 = 2007년 부동산 시장의 최대 화두는 반값 아파트가 될 게 분명하다. 최근 여당과 정부가 먼저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제시한 ‘대지임대부 주택분양 제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이 내놓은 환매조건부 분양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비쳐 당·정이 ‘환매조건부 분양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대지임대부 분양방식은 토지 확보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지 생각해보면 실효성에 상당한 한계가 있다고 본다”며 “반면 환매조건부 분양 방식은 공공에서 재원을 조성할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강팔문 건설교통부 주거복지본부장도 국정브리핑에서 반값 아파트는 ‘말 장난’이라는 취지의 글까지 올렸다. 요지는 “반값 아파트는 과장된 표현으로 국민에게 잘못된 기대심리와 환상을 줄 수 있는 적절하지 못한 용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토지임대부 주택은 건물에 대해선 제값대로 받고 대지에 대해선 임대료를 받는 것”이라며 “따라서 이는 ‘제값’을 받는 것이지 ‘반값’을 받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마치 사과 반쪽을 반값에 판매하면서 ‘반값 사과’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 홍준표 의원이 토지에 대한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용적률 특례(400% 이상의 고밀도)를 인정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 본부장은 반대했다. 그는 “용적률이 높아지면 주택가격은 택지비 감소로 인해 떨어지기 때문에 이것은 분양제도 자체에 의한 효과가 아니라 단순히 용적률 특례에 의한 효과에 불과하다”고 했다. 크게 보면 반값 아파트의 한 방식인 대지임대부나 환매조건부는 각 당이 선거전략상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그때 그때 ‘아전인수’식으로 내놓고 있는 전략에 불과하다.
반값 아파트 기대 반 우려 반 = 한국토지공사 산하 국토도시연구원의 성장환·조영태 연구원이 작성한 ‘토지임대건물 분양 방식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토지임대부 분양은 해를 거듭할수록 비용이 급증해 17년째에는 일괄 분양 방식보다 누적 비용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 33평형을 예로 들어 땅값 1억8800만원, 집값 1억7500만원으로 가정하고 임대기간 30년, 토지임대요율 4.85%(3년 국고채 평균금리), 지가변동률 4.52%를 적용하면 입주자가 부담하는 연차별 누적비용은 토지임대부일 경우 첫해에 1억8806만원, 10년째 3억1644만원, 20년째 5억1396만원, 30년째 7억9924만원 등으로 가파르게 늘어난다. 반면 일괄 분양은 첫해에 3억6741만원, 10년째 4억776만원, 20년째 4억5486만원, 30년째 5억609만원으로 완만하게 증가한다. 보고서는 “누적 비용을 따져 보면 17년째부터는 토지임대부 분양이 일괄 분양을 웃돌기 시작한다”며 “일괄 분양 방식에서는 토지를 가지고 있어 이에 따른 기대수익이 증가하지만, 토지임대부 분양에서는 기대가치가 갈수록 떨어진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판교 33평형에 토지임대부 분양 방식을 적용할 때 월 임대료 76만원에 건물 감가상각비(월 29만원), 건물분 재산세(월 3만6000원)를 합치면 월 109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 지원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국민의 세금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반면 시민단체 등에서는 대지임대부와 환매조건부 방식이 분양가를 절반가량 끌어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세금’이 문제 = 반값 아파트의 선결과제로 재정 부담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즉 환매조건부나 토지임대부 분양은 모두 정부의 재정 지원(세금)을 필요로 한다는 이야기다. 이럴 경우 정부가 10년 동안 개발할 예정인 1억3000만 평의 공공택지에 소요되는 재원은 매년 104조원, 10년간 1040조원이란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다. 재정 투입이 반값 아파트에 집중될 경우, 저소득 가구를 지원하는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현재 임대주택 건설도 정부 재정은 사업비의 10% 내외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부는 “토지임대부 분양을 포함한 분양가 인하 방안은 2007년 1월 이전에 확정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반값 아파트 오해와 진실 = 토지(대지)에 대한 임대료를 납부하고 있고 건물만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아파트를 우선 ‘반값 아파트’라고 부르는 것부터 잘못이다. 토지 지분(소유권)이 없는 아파트를 ‘반값’이라고 한다면, 토지와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 모두 없는 임대아파트는 ‘공짜 아파트’로 불러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경쟁적으로 ‘반값 아파트 공급 방안’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정책, 특히 집값 안정은 이미 선동적인 정치구호가 됐다. 실효성이나 재원 마련 방안, 장기 여파 분석 등은 제대로 않은 채 그럴싸한 부동산 대책으로 포장해 불쑥불쑥 내놓고 있다. 여기다 정책 실패로 인해 국민의 등을 돌리게 만든 청와대와 정부까지 나서 우왕좌왕해 국민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반값 아파트’는 수많은 무주택 서민들을 위해 검토해야 하는 바람직한 정책이다. 하지만 도시지역 공공택지가 충분치 않은 현실에서 전면 실시는 쉽지 않다. 사업성부터 논란거리다. 대지임대 방식이냐, 환매조건부냐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이 엇갈린다. 시행에 필요한 재원은 전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 자칫 최초로 분양받은 사람만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부동산 로또’가 될 수 있다. 불쑥 도입했다가 부작용이 나타난 뒤 보완하려고 하면 엄청난 ‘후유증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정책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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