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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총수 新세계지도] 폴란드에 ‘ LG밸리’조성 중앙아 · 아프리카 주목

[4대 그룹총수 新세계지도] 폴란드에 ‘ LG밸리’조성 중앙아 · 아프리카 주목

▶미국은 LG에 첫 손으로 꼽히는 전략 국가다. 미국 시장에서 LG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글로벌 신기(神技)’는 트롬 세탁기.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영국·호주 등 선진국에서 최고로 꼽히는 세탁기가 바로 트롬이다.

“이른 아침 햇살이 서울에 우뚝 솟은 럭키금성 본사 유리창 속으로 비쳐왔다. 그러자 연간 80억 달러의 재벌을 이끄는 구자경 회장은 전 세계로 울려퍼질 지시를 하달했다. …이 회사의 한 중역은 ‘우리의 미래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가 1985년 5월 13일자 커버스토리 기사에 나오는 첫 대목이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LG의 수출 지도는 미국과 영국·중동으로 좁혀져 있었다. 정확히 12년이 지난 현재, LG의 바통을 이어받은 구본무 회장은 “이제 그룹 전체의 해외 매출 비중이 72~73%로 늘었다”고 말한다. 유라시아와 남미 시장을 개척한 결과다.

“전자시장 지도 바꾸겠다”
미국은 LG에 첫 손으로 꼽히는 전략 국가다. 미국 시장에서 LG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글로벌 신기(神技)’는 트롬 세탁기.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영국·호주 등 선진국에서 최고로 꼽히는 세탁기가 바로 트롬이다. 이들 국가에서 트롬은 드럼세탁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며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유럽이 드럼세탁기의 종주국이라면 미국은 전통적인 봉세탁기 시장. 트롬은 미국의 세탁기를 드럼세탁기 시장으로 바꾸며 새로운 신화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은 세계 제1의 세탁기 시장(연 800만 대 규모)이며, 트롬은 가전제품 북미 최대 유통업체인 미국 베스트 바이에서 2년 연속 드럼세탁기 점유율 1위를 차지해 오고 있다. LG전자는 2003년 미국 시장에 드럼세탁기를 출시한 이후 1년 반 만인 2004년 7월부터 미국 최대 가전제품 유통매장인 베스트 바이에서 드럼세탁기 분야 점유율 1등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45%를 넘었고, 2년째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2위 월풀(14%)과의 격차를 세 배 이상 벌렸다. 주택용품 유통점 홈데포에서도 점유율 4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의 현지 자회사인 제니스의 활약도 크다. 지난해 12월 말 미국 백악관은 상황실에 LG LCD 모니터를 설치했다. LG전자 관계자는 “2001년과 2005년 부시 대통령의 1, 2기 취임식장에 LG전자의 PDP TV가 독점 공급돼 미국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높았다”면서 “미국 자회사인 제니스를 통해 미국의 디지털 TV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했던 것도 감안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3번 모스크바行
구본무 회장은 해외 출장을 자주 가는 편이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해외 출장이 고작 여덟 번뿐이다. 그런데 그중에 세 번이 러시아 출장이었다. 모스크바에 있는 LG전자 디지털 가전공장에는 기공과 준공식 때 모두 참석했다. 러시아에 대한 그의 애정을 가늠해볼 수 있다. PDP와 LCD TV, 세탁기 등을 주로 생산하는 모스크바 공장은 중국·인도·멕시코·브라질 등에 이어 12번째 글로벌 생산기지. 옛 소련 지역에 생산기지를 지은 것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이다. LG를 비롯한 국내의 전자업체들은 수요는 늘어나는 마당에 세관의 횡포로 러시아 수출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런 차에 “생산 거점을 이곳에 갖추는 것이 낫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현지에서 생산·판매하는 ‘메이드 인 마켓’ 전략을 통해 물류비와 관세비용을 절감하고 유라시아에서 ‘일등 LG’를 확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2005년 4월 LG전자 디지털 가전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것을 비롯해 구 회장은 지난해 9월에도 이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거대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러시아 지역에 높은 관심을 표명한 것.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러시아 공장 준공을 계기로 LG의 러시아 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LG 브랜드가 러시아에서 최고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해 달라”고 당부했다. 폴란드 남부의 브로츠와프는 LG가 동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은 곳이다. 일단 폴란드는 3800만 명이 넘는 인구, 1만3000달러에 이르는 1인당 구매력 지수 등을 감안하면 폴란드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소비 시장이다. 주목할 곳이 브로츠와프다. LG전자는 LCD TV와 PDP TV를 생산하는 므와바 1,2공장에 이어 브로츠와프 LCD TV 공장을 지난해 9월부터 가동했다. 당초보다 을 6개월이나 앞당긴 것이다. 바르샤바 서남쪽의 브로츠와프는 폴란드의 대표적인 공업 도시로 도로·항공 교통 요지이기도 하다. 인구 70만 명이 넘는 중소도시지만 한국 식당이 성업 중이다. LG그룹이 대대적인 투자로 이곳에 근무하는 한국 회사 주재원이 300명이 넘는 덕분이다. LG는 이곳에 ‘디지털 디스플레이 산업단지’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단지에는 브로츠와프주(州) 코베르지체 79만 평의 부지에 LG전자와 LG필립스LCD·LG화학·LG이노텍·희성전자·동서전자 등 LG의 주요 계열사가 입주한다. 2850억원을 투입한 대형 프로젝트. 폴란드 정부가 성공적인 외자 유치 사례로 꼽는 곳이다. LG의 지역 발전 공로를 인정해 현장 주변 일대 도로를 ‘한국로(Koreanska)’ ‘서울로(Seulska)’로 각각 지정하기도 했다. 므와바 공장의 전체 TV 생산 규모를 현재 400만 대에서 2010년 600만 대 규모로 확장한다. 브로츠와프 공장 역시 2008년까지 현재 200만 대에서 500만 대로 늘린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또 2011년까지 연산 50만 대 규모의 냉장고 건설에 착수했다. LG필립스LCD도 브로츠와프 지역에 2011년까지 연 1100만 대 규모의 LCD 모듈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일단 2007년 3월까지 연간 300만 대 규모의 모듈 라인에 대한 공사를 마치게 된다. 폴란드 모듈 공장 준공은 LG필립스LCD가 LCD 업계 최초로 유럽 현지 생산체제를 위한 생산 거점 확보를 본격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LG화학은 LCD의 핵심 부품인 편광판 공장을 건설 중에 있으며, LG이노텍도 튜너와 인버터 등 LCD TV의 부품 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전자·화학 계열사들이 ‘총출동’한 만큼 구 회장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구 회장은 중국을 위협할 강자로 떠오른 인도, ‘자원의 바다’라고 할 수 있는 중앙아시아에도 관심이 많다. ‘제2의 중국’으로 주목받는 인도는 인구 11억 명 가운데 3억 명 이상의 중산층을 형성하고 있는 거대한 소비시장이다. LG전자는 2010년까지 인도에서 매출 1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노이다시의 제1공장에 이어 뭄바이 인근의 푸네에 제2공장을 준공, 본격적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구 회장은 2004년 10월 인도 뉴델리 인근의 LG전자 가전 생산법인을 방문하기도 했다. 중앙아시아의 자원개발 사업 역시의 그의 주요한 관심사. 중앙아시아의 새로운 맹주로 자리매김한 카자흐스탄에서 LG전자는 최고의 가전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 트롬세탁기 등 ‘디지털 神技’ 앞세워 소매시장 공략 러시아 : 유라시아에서 ‘일등 LG’ 확고히 할 전진기지 폴란드 : 브로츠와프에 ‘LG 디지털 단지’ 조성해 유럽 전진기지로 북미·중동·아프리카 등 잠재적 수요 큰 나라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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