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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상승궤도에 들어섰다

중국 증시 상승궤도에 들어섰다


한동안 정체됐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개혁작업과 기관투자가 참여 힘입어 내실있는 호황 누려 중국의 정책당국이 주식시장을 활성화하려고 전격적인 개혁작업을 벌인다. 마치 중국 증시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바뀌지 않는 한 중국의 경제성장 기적은 완성되지 않는다고 믿는 듯하다. 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자료에 따르면, 그 결과 중국은 마침내 2006년 처음으로 경제성장률과 증시성장률이 모두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가 됐다. MSCI의 중국지수는 78% 올랐다. 이에 비해 신흥시장 증시의 평균성장률은 32%다. 또 상하이A 주식지수는 138% 올랐다. 요즘 중국인들이 주식을 매수하는 추세로 볼 때 이런 강세장은 몇 년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 분명히 중국 증시가 경제 성장세를 따라잡을 가능성은 크다. 2000년 이래 중국의 경제와 증시는 대부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중국은 모든 전문가의 예측보다 빠르게 선도적인 제조업 강대국으로 성장해 왔다. 반면 상하이 증시는 러시아와 인도 같은 경쟁국 증시의 호황과 달리 정체됐었다. 오늘날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지만 전 세계 주식시장 투자부문의 비율은 1%에 불과하다. 냉소적인 사람들이 볼 때 이 같은 중국 증시의 침체는 중국식 경제성장 모델의 총체적 오류를 상징했다. 즉 대부분 국영회사인 중국 기업은 수익성에는 거의 무관심했다. 거대하고 비효율적인 국영은행들로부터 막대한 금융지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저조한 생산성 향상, 좁은 이윤폭, 불투명한 회계 등은 그 결과였다. 그래서 오랜 세월 동안 많은 투자자에게는 고정관념이 생겼다. 중국의 경제가 성장한다고 해서 주식 투자수익률이 높아지지는 않는다는 인식이었다. 전 세계 경제평론가 사이에서는 아직도 그런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들 중 다수가 현재 중국 증시의 활황을 거품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거품이란 용어는 2000년 정보기술(IT) 부문의 버블 붕괴 이래 자주 사용돼 왔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어떤 새롭고 근본적인 변화를 너무 안이하게 외면해 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오늘날 중국이 바로 그런 경우다. 아직도 많은 투자자는 중국 증시를 2000년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사실 당시는 거품 장세였다.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50배가 넘었다. 또 스타급 기업의 주가 폭등세는 경제성장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 게다가 자본조달을 목적으로 증시에 들어온 기업들은 대부분 (국영기업에는 관대한)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지 못한 회사뿐이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에 상장된 1300개 회사의 대다수를 “좀비(시체) 기업”이라고 불렀다. 그들 기업의 성장이 빈사 상태인 데다 회계기록이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그런 견해는 시대에 뒤떨어졌다. 오늘날 상하이 증권거래소는 일련의 개혁 물결 이후 실물경제를 훨씬 더 정확하게 반영한다. 가장 중요한 발전은, 그동안 중국식 성장모델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대형 은행들이 증시에 상장된 일이다. 정책당국은 전략적인 외국인 사업 제휴업체들을 유치하고, 회계의 투명성을 높였으며, 은행들의 상장을 추진했다. 시장원리 때문에 은행들이 과거의 무책임한 대출관행으로 회귀하지 못하리라는 희망에서였다. 궁극적으론 국가의 통제를 받는 금융체제인 만큼 앞으로 정치적 간섭이 사라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제 적어도 깨끗이 청소가 된 만큼 은행들이 새롭게 출발할 가능성은 있다. 중요한 변화는 이것뿐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2005년 5월 주식시장 개혁작업에 착수했다. 소수 주주와 다수 주주의 이익을 모두 고려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개혁의 세부적 내용은 복잡하지만 그 결과는 단순하다. 이제 대기업 중역들은 자산을 끌어모으기보다 이익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훨씬 더 큰 동기를 갖게 됐다. 이는 주식 가격에는 호재다. 정책결정자들은 또 보험회사를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증시에 더 많이 참여하라고 촉구한다. 지극히 공격적인 거래원들이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은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은 일종의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오랫동안 홍콩 증시를 동경해 왔던 중국의 우량기업도 이제는 상하이 증시에 상장하려 애쓴다. 이런 극적인 변화의 결과는 중국 주식시장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자금이 쏟아져 들어온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의 은행예금 대(對) 시장자본화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별로 놀랍지 않다. 게다가 은행예금의 낮은 수익률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손실분을 보전해 주지도 않는다. 증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신생 뮤추얼펀드 업계에는 중국에서나 가능한, 천문학적으로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뮤추얼펀드의 새로운 투자 상품은 발매 첫날 50억 달러어치나 팔렸다. 소자본 투자자들은 증시 호황에 편승하려고 매일 5만 개의 신규 계좌를 개설한다. 갑자기 중국 정부는 이런 동물적 투자 광풍을 어떻게 통제할지 고민에 빠졌다. 물론 이 같은 증시 관련 통계 수치가 급등할수록 비판자들은 더욱 더 중국 증시를 거품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현재 중국 기업들의 주식은 (1년 단위의 예상 수익으로 계산할 때) 평균 약 20배의 주가수익비율로 거래된다. 2000년의 50배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결코 거품이라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분석가들이 중국 기업의 수익 증가를 또다시 과소 평가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지난 3년간 기업들의 연간 수익 성장규모는 연초 분석가들이 예상한 수준보다 2배 이상이나 됐다. 중국의 200대 기업에 대한 주식투자 수익률은 2000년 4%에서 오늘날 16%로 급등했다. 여기에는 기업의 생산설비 활용도와 자본효율성이 크게 신장되면서 생산성이 매우 높아진 현실이 반영돼 있다. 이는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투입 비용이 늘어났는데도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놀랄 정도로 적절한 수준에서 유지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이 같은 현실은 중국 증시를 얘기할 때의 핵심 대목이기도 하다. 현재의 증시 제도는 완벽과는 거리가 멀다. 또 상장 기업의 80%가 여전히 국가 소유인 만큼 자본배분이 잘못될 여지는 충분하다. 그러나 몇몇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은 아직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런 변화는 증시가 경제 기적을 따라잡는 데 더 많은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현재 중국 증시의 상황은 여러 면에서 1920년대 초 미국 증시와 비슷하다. 미 증시는 20세기 초 성급한 성장 단계를 거쳤지만 이는 경제 호황과는 무관한 현상이었다. 그 뒤 몇몇 개혁조치가 취해지면서 증시는 더욱 견실한(그러나 충분하지는 않았다) 토대 위에 올라섰고, 주가는 1921년부터 급등해 약 10년간 활황을 누렸다. 그 모든 현상은 결국 1929년 대공황 때문에 눈물로 끝나긴 했지만, 그래도 한동한 떠들썩한 파티는 계속됐었다. (필자는 모건 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세계 신흥시장 담당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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