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의 글로벌 리더 이채욱 GE코리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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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경북 상주 生·71년 영남대 법학과 졸업·75년 성균관대 국제무역대학원 졸업·72년 삼성물산 입사·85~89년 삼성물산 해외사업본부장·89~96년 삼성GE의료기기 대표·96~98년 GE메디컬 부문 동남아·태평양지역 사장·98~2002년 GE 초음파 사업부 아시아지역 사장·2002~2005년 3월 GE코리아 사장·2005년 4월~ GE코리아 회장, 한국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 회장, 저서 <백만불짜리 열정>백만불짜리> |
전깃불도 없는 곳에서 태어난 산골 소년. 고학으로 어렵게 고등학교를 나와 4년 장학생으로 지방대를 다녔다. 그리고 말단사원으로 입사해 순전히 자신의 힘으로 글로벌 1등 기업 GE의 CEO가 됐다. 이채욱 GE코리아 회장, 그는 매일 새벽 열정과 열린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글로벌 1등 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는 해마다 신년 벽두 미국 플로리다 보카레이톤호텔에서 세계 각 지역 600여 CEO와 임원이 모여 최고 경영진 회의를 연다. 올해는 1월 2일 아침 7시30분에 시작했다. 3일 동안 오전에는 토론하고 오후에는 골프와 등산 등으로 심신을 단련한다.
제프리 이멜트(Jeffrey Immelt) 회장의 새해 경영 방향과 전략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자 부문별로 사장단이 모여 과제를 논의했다. 이를 숙지한 사장들은 귀국해 임원과 협의하며, 임원은 직원과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짠다.
“한국 기업의 시무식은 회장과 사장의 훈시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말잖아요. 그래 갖고선 직원들이 인식을 공유하거나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 어렵지요. GE의 이런 신년회의 방식을 벤치마킹할 만하다고 봅니다.”
GE코리아의 최고경영자 이채욱(61) 회장은 세계 최대 다국적 기업의 깐깐하고 세련된 이미지보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친근감과 넉넉함을 준다. 그를 만나자마자 어떤 장점과 경쟁력이 있길래 GE코리아의 CEO가 됐는지 궁금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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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라, 들어라, 그리고 종합하라
“장점이 뭐냐고요? 없어요.”
이 회장은 그러면서 굳이 들라면 “(내가) 이 분야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점과 다른 사람들의 말을 경청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라고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한계가 있으므로 잘 아는 직원의 말을 듣고, 대책을 세우며, 직원을 믿고 일을 맡긴다는 것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듯 상사가 모든 일에 아는 척하거나 무심코 ‘그게 이런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하는 것보다 솔직하게 ‘나도 이것은 잘 모르네. 이 분야 전문가인 자네가 알아서 책임지고 해주게’라고 하는 것이 좋은 성과를 내고 실패를 줄인다고 힘줘 말한다.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자신의 맡은 일과 전문지식, 경험에 비춰 많은 이야기를 하도록 한 뒤 이를 종합해 지혜를 찾는 것입니다. 이런 충분한 토론 과정을 거쳐 결정하면 참여의식이 높아져 응집력을 발휘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등 힘을 받지요.
이게 바로 21세기에 필요한 리더십입니다. 또 잘못된 결정이라면 바꿔야지요. 리더의 의중을 읽어 아래 사람들이 입을 다물거나 그 점에 대해 말을 꺼내는 것 자체를 터부시하면 곤란합니다.”
1996년 GE메디컬 동남아·태평양지역 사장으로 부임해 싱가포르 사무실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회의실에 들어가 보니 네모난 탁자 한가운데에 여직원이 앉아있었다. 한국적 사고에 익숙한 그는 속으로 ‘이 친구들이 나를 길들이나? 아니면 물을 먹이나’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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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석이나 상석이 없는 문화, 이게 바로 유연성이죠. 그만큼 자기 일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고요. 바로 여기서 창의력이 발휘되는 것 아니겠어요? 한국처럼 높은 사람부터 서열대로 자리를 정해 앉아 위부터 한마디 하면 중간 아래에선 말할 기회도 없는 것 아닙니까!”
실패해도 도망치지 말라
이 회장의 고향은 경북 상주군 상주읍 오대리. 결혼한 뒤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밤에 화장실에 가는 아내를 위해 초롱불을 들고 서 있었다. 5남2녀의 장남인 그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철공소에 취직하려다 주변의 권유로 고교에 진학한다. 입주 가정교사를 하며 근근이 학교를 마친 그는 면서기 시험을 준비하다 교장 선생님의 권유로 영남대에 응시, 4년 장학생으로 대학에 다녔고 72년 삼성물산에 입사한다.
직장 생활 36년째인 그에게도 시련이 많았다. 그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80년 초 삼성물산 수입과장으로 있을 때다. 미국 출장길에 본 낡은 선박을 해체, 고철을 떼어내 파는 사업을 국내에서 시도했다. 미국보다 인건비가 싸므로 경쟁력이 있다고 보아서다.
그러나 일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해일이 닥쳐 부산 감천만에 정박한 배들이 모두 가라앉았다. 회사 자본금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0여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상황에 처했다. 사표를 낼까 고민하다가 사태 수습까진 책임지기로 마음먹고 부산으로 달려갔다.
수십만 t의 배를 바닷물 속에서 50t 단위로 떼어내 크레인으로 끌어올렸다. 삼청교육대원까지 동원한 이 작업은 1년반 동안 계속됐다. ‘감천고해(甘川苦海; 감천만 바다는 고통의 바다)’란 글을 벽에 걸어 놓고서. 스스로 만든 이 격언을 떠올리면 지금도 짭짤한 소금기가 느껴진다고.
“남들은 바다를 보며 낭만을 노래했겠지만 저는 그 바다 속 고철 선박을 바라보며 피눈물을 삼켰어요. 성공에서 배우는 것보다 실패에서 깨우치는 게 100배, 1,000배 더 값집니다. 그때 바다를 보면서 실패하더라도 절대 도망치지 말자는 생각을 굳게 했습니다.”
마침내 인양작업을 끝낸 81년 9월 날짜를 적지 않은 채 미리 준비해 둔 사표를 냈다. 그런데 회사는 자신의 일에 끝까지 책임지는 그의 정신을 높이 사 두바이지사장으로 발령했다. 그리고 이어 GE삼성의료기기 사장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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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가 삼성에서 빌려간 CEO
이채욱 회장은 당시 GE삼성의료기기 대표 자리가 솔직히 마뜩찮았다. 잘 모르는 분야인데다 회사가 설립 이후 7년 연속 적자였기 때문이다. 주변에선 회사를 적당히 정리하고 돌아오라며 위로했다. 하지만 그는 빈 노트에 좋은 점을 적어가며 그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열정을 스스로 만들었다.
“첫째,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 둘째, 첨단기술을 배울 수 있다. 셋째, 세계 최고 회사가 파트너이니 배울 게 많다. 넷째, 회사의 전반적 업무를 경험할 좋은 기회다…. 이렇게 적다 보니 열정과 재미가 느껴지더군요. 100% 리스크가 없는 결단의 순간은 없습니다. 긍정적 사고와 열정은 사람의 운명도 바꿉니다.”
먼저 회사 상태를 정밀 진단했다. X레이 기기 등 고가 장비 소량생산 방식을 접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바꿔 수지를 맞춰 나갔다. 부동산을 팔고 직원의 30%가 넘는 100여 명을 삼성 계열사로 재취업시키는 식으로 정리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추스른 뒤 그가 내세운 카드는 ‘10%+3분의 1 원칙’. 남은 직원들에게 봉급을 삼성보다 10% 더 주고 목표 초과액의 3분의 1은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회사는 활기가 넘쳤고, 그가 경영을 맡은 뒤 6년 동안 연평균 45%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런 그에게 매료된 파울로 프레스코 GE 부회장은 96년 이건희 삼성 회장에게 편지를 쓴다. 이 사장을 GE메디컬 동남아·태평양지역 사장으로 영입하기 위해서다. “CW(이채욱 사장의 영문 이니셜)를 GE에 주시면 좋겠습니다.
힘들면 GE가 비용을 다 댈 테니 몇 년간 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고. 프레스코의 믿음대로 그는 GE메디컬을 아시아 금융위기 속에서 굳건하게 지켜냈고, 초음파 의료기기 아시아 총괄사장으로 옮겨 2년 만에 시장점유율 6위에서 1위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 그는 싱가포르 근무 6년 만인 2002년 GE코리아 사장으로 금의환향했고, 3년 뒤 회장 자리에 오른다. GE코리아는 지난해 30주년을 맞았다. 장년의 GE코리아는 ‘3년에 두 배 성장(Double in three years)’이 목표다.
“GE는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제품다운 제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GE와 비교하면 일본 기업들은 상품을 만든다고 할까요. 한국 기업들도 일본에 가까운 편이고요.”
경영의 3대 축…성장·사람·윤리
80년대 중반 삼성물산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있을 때다. 출장길에 이란에 들러 현지 주재원들과 골프를 쳤다. 한 직원이 농담 삼아 “이란 사람들이라면 지긋지긋합니다. 이 공을 그 친구들이라고 생각하고 칩니다”라고 말했다. 아연실색한 이 본부장은 귀국한 뒤 문제 발언을 한 직원을 절차를 밟아 귀국 조치했다. ‘현지 적응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사유를 달아서. 얼마 안 돼 그 직원은 삼성을 떠났고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지구촌 어디서든 그 나라와 사람을 사랑하고 문화를 존중해야 합니다. 현지인과 문화를 존중하지 않고서 무슨 사업을 한다는 겁니까! 지구촌은 국가와 인종, 언어의 개념을 뛰어넘어 공존하는 세계화 사회입니다. 그 지구촌을 무대로 뛰지 않고선 기업이고, 개인이고 미래가 없습니다.”
한국 기업에서 말단으로 시작해 CEO 자리에 올랐고, 이어 외국 기업에 스카우트된 그는 기업 문화의 차이를 실감했다. 일하는 자세와 평가방식도 사뭇 다르다. 외국 기업에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근무하는 가운데 책임 소재가 분명하다.
개개인의 G&O(Goal & Object=목표와 목적)가 확실한 가운데 팀워크를 강조한다. 구성원 개개인이 목표에 맞춰 일하면 자연스럽게 팀의 성과물이 된다. 그런데 한국 기업은 정반대다. 조직과 팀의 성과를 우선적으로 따진다. 또 일사불란한 것을 요구하므로 개인의 창의성이나 자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 문화의 차이가 기업 경쟁력 차이로 이어집니다. 한국 기업들을 보면 우수한 대학 졸업 인력을 뽑아 머리는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도록 버려둔 채 몸과 손발만 움직이도록 한다고 할까요. 연봉을 3,000만원 주면서 머리를 활용하지 않으니 몸과 팔다리만으론 2,000만원 어치도 뽑지 못하는 것 아닌가요?”
CEO 이채욱이 중시하는 3대 기업경영 축은 성장과 사람과 윤리다. 어느 조직이든 성장을 멈추면 죽는다. 그 성장의 추동력은 사람이므로 직원들을 각 분야의 리더로 키워야 한다. 또 기업이 존속하려면 확고한 윤리의식의 바탕 위에 서고 경영이 투명해야 한다.
그가 윤리경영의 잣대로 삼는 기준은 ‘신문에 나도 괜찮겠느냐’다. 신문에 나서 고객의 외면을 받을 일은 해선 안 된다는 주문이다. 특히 윤리 문제에 대해선 삼진아웃이 아니라 단 한 번을 어겨도 용납하지 않는다.
“변화와 혁신은 함께 가야 합니다. 한국 기업들도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지만 일과성 변화에 머물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변화가 일상화되는 혁신 단계에 이르러야 조직이 살고 계속 뻗어나갈 수 있습니다.”
지갑보다 마음을 주는 CEO
지난해 11월 이채욱 회장은 일일 주방장으로 데뷔했다. 영업담당 직원들을 위로하는 잔치에서 GE코리아 임원들과 함께 마술쇼와 무반주 합창 아카펠라를 선보이고 직접 음식을 만들어 테이블에 날랐다. 이때 내건 슬로건이 ‘You are the Hero!(당신이 영웅입니다)’. 군림하는 CEO가 아닌,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섬기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다.
“연말에 보너스로 직원들의 지갑을 두둑이 하는 것보다 따뜻한 마음을 선물하자는 뜻에서 마련했지요. 현장을 뛰며 직접 고객을 상대하는 영업맨들의 가치를 CEO가 인정하는 회사라야 성공합니다. 270명분 고기를 써는데 한참 하고 나니 손목이 아프더라고요.”
이 회장은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최고의 경영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가슴(heart) 경영’을 강조한다. 언제 어디서든 마음으로 통하는 조직은 건강하며 어떤 목표든 이룰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지구인의 심장은 똑같아요. 심장은 따뜻한 배려에 뜨겁게 반응합니다.”
그는 CEO라면 모든 직원과 밥을 먹어봐야 한다고 믿는다. 회식이 아닌 개별 식사로. 싱가포르에 부임한 뒤 그는 약속이 없는 점심시간이면 직원들에게 밥을 먹자고 청했다. 괜찮은 음식부터 햄버거에 이르기까지 그날 사정에 따라 메뉴를 달리 했다.
직원들과 함께 한 밥그릇 수만큼 신뢰가 쌓였고, 서로 터놓고 속에 있는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가 6년 근무를 마치고 싱가포르를 떠날 때 ‘이름을 기억해줘 기분 좋았다’·‘수술한 아이의 안부를 챙겨줘 너무 고마웠다’는 등 많은 직원이 울먹일 정도로 그는 듬뿍 정을 줬다.
그래서인가? 서울 청담동 GE타워에서 마주친 GE 직원들은 한결같이 표정이 밝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청년이여, 열정을 품어라
그는 혁신을 전파하는 강사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88차례 강의를 했으니 나흘에 한 번꼴이다. 공직자들에게는 변화를, 젊은이들에게는 야망을 가지라고 주문한다. 올 1월 11일 인천에서 전국 고등학교 학생회장단 240여 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우리는 너무 급해요. 빠른 것을 최고로 압니다. 그러나 스피드보다 더 중요한 게 방향입니다. 가다가 다시 돌아오면 아니 감만 못하잖아요.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이 ‘지금 누구와 함께 있었느냐’예요.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스스로 글로벌 리더가 됩시다.”
그는 셀프 글로벌 리더의 조건으로 신체의 5대 부위를 들어 쉽게 설명했다. 첫째가 머리인데, 전문적 지식을 갖춰라. 둘째는 손으로, 컴퓨터와 첨단 장비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셋째는 입으로, 외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넷째는 가슴인데,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자신의 일에 열정을 쏟아야 한다. 다섯째는 눈인데, 멀리 내다봄으로써 비전과 꿈이 있어야 한다고.
“‘침묵이 금이요, 웅변은 은’이란 말은 이제 우리말 사전에서 지워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생각을 활발하게 말할 수 있어야지요. 취업이 어렵다고 실의에 빠지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방향을 잘 잡아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 나가야 합니다.”
법학을 전공한 이 회장은 이 땅에 고시공부를 하는 젊은이가 많은 현실이 안타깝다. 머리 좋은 젊은이들이 고시촌에 처박혀 넓은 세상을 보지 못한 채 몇 년씩 자신을 썩히는 것이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여겨서다.
그는 이따금 새벽에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과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찾는다. 거기서 시장 상인들의 바쁜 손놀림을 보고 왁자지껄한 고함소리를 들으며 에너지를 재충전한다.
“삶의 냄새를 맡으러 갑니다. 그곳에 우리네 인생의 모든 게 있습니다. 새벽 시장을 한 시간 정도 돌고 나면 어느새 힘이 불끈 솟아오릅니다.”
그러고 보니 그의 소탈함과 꾸밈없는 웃음은 시장 상인을 닮았다.
GE의 특명 “NPS를 높여라!” 지난해 열린 GE 최고 경영진 회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헬스케어 사업부의 NPS(Net Promoter Score·순추천고객지수) 운영 성과를 보고받은 직후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본 고객 지표 중 최고다. 당장 전사적으로 사용하라.” NPS란 기업이 충성도 높은 고객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 기존 고객 만족도 조사는 질문 자체가 모호하고 고객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지 분석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NPS는 고객의 속내를 파악하기 위해 단도직입적으로 “당신이 거래하는 기업을 주변 친구나 동료에게 추천하겠습니까?”라고 묻는다. 이때 0점(전혀 추천할 의사가 없음)부터 10점(꼭 추천하겠음)으로 대답하게 한다. NPS는 ‘추천하겠다(9~10점)’는 고객 비율에서 ‘추천하지 않겠다(6점 이하)’는 비율을 뺀 것이다. NPS는 베인&컴퍼니가 2004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소개한 이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GE는 경영사관학교로 불리는 크로톤빌(GE 사내 연수원)의 차세대 임원 연수과정에서 NPS를 심도있게 강의한다. “9점 내지 10점이 나와야지요. 사실 7점이나 8점도 별 의미가 없어요. 고객의 속성상 그럴 생각이 있다는 식의 답변은 추천할 의사가 별로 없다는 의미로 봐야 합니다. 지난해부터 시범 실시해 NPS로 평가한 뒤 우수 부서와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니 행동이 달라집디다. 이를 통해 성장을 이끌 리더를 찾을 것입니다.” 이채욱 회장은 저성장 시대에 GE코리아의 성장 전략을 NPS에서 찾으려 한다. 그동안 6시그마를 통해 이룩한 품질혁신과 고객만족 경영에 NPS를 더해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현재 NPS가 얼마인지보다 어떻게 계속 높여 가느냐가 중요하지요. NPS가 50%는 돼야 하지 않겠어요. 그러려면 고객의 만족이 곧 GE의 만족이란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고객의 행복이 어디서 오는지 먼저 찾아내야지요.” 베인의 조사 결과 미국 기업의 평균 NPS는 5~10%. 그런데 아멕스·e베이·코스트코·사우스웨스트항공 등 급성장한 기업들의 NPS는 50∼80%로 월등히 높았다. 베인 코리아가 한국 기업 8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개 기업만 10% 이상이고 나머지는 10% 미만이거나 마이너스로 나타난 기업도 있었다. “‘써 보니까 괜찮더라’고 평가해주는 고객이 최고지요. 이런 고객이 많은 진정한 고객중심 회사가 되려면 제품 개발은 물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발상과 실행계획, 노력하는 과정 등이 모두 고객을 향해 있어야 합니다. 조직이나 개인을 막론하고 높은 NPS가 곧 경쟁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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