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 따라 58세까지 정년 보장
군인공제회는 84년 창립 이후 22년간 흑자경영의 불패 신화를 계승해 오고 있다. 그래서 국내 우량기업 토종 지킴이, 해외펀드의 대항마, M&A의 강자, 한국의 골드먼 삭스라는 닉네임을 듣고 있을 정도다. 군인공제회는 회원 목돈 저축사업, 내집 마련 지원사업, 각종 복지사업을 통해 군인 및 군무원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관으로 성장했고 군 복지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했다. 군인공제회 임직원은 대부분 군 출신이다. 투철한 국가관, 부대 지휘 통솔을 통한 리더십, 위기관리 능력이 두드러진 기업문화다. 그래서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관이 확립돼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정년 보장도 확실하다. 과장은 52세, 차장 및 팀장은 56세, 본부장은 58세가 정년이다. 2005년 군인공제회 본부 1인당 영업이익이 26억3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생산성과 능률이 높다. 2005년 기준 매출액은 6635억원, 당기순이익은 1759억원이다. 총자산은 무려 6조원이 넘는 매머드 기업이다. 17만 회원이 존재하는 가운데 110% 이상의 지급준비금을 확보, 안정적으로 기금을 운영하는 국군종합복지 기관으로 성장했다.
왜 신이 내린 직장인가 | · 여가 시간 풍족 · 22년 연속 흑자 부실 우려 전무 · 본인 대학원 학비 50% 지원 | |
군인공제회의 수익사업은 다양하다. 각종 복지사업의 재원 마련을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M&A 분야에선 최근 대한토지신탁과 한국캐피털을 인수, 합병함으로써 건설과 금융의 시너지 효과를 높였다. 건설분야 진출 양상도 만만치 않다. 군인공제회 시행사업의 수주가 건설 시공사 입장에선 선망의 대상이다. 국내 최초로 아파트 부문 친환경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고 서울 서초동 현대슈퍼빌, 여의도 리첸시아,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을 성공시켜 그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기도 했다.
대학원 등록금 50% 지원 군인공제회는 군 관련 납품사업, 군수품 생산에도 직접 뛰어들고 있다. ISO 9001 인증 시스템으로 군 장병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국방 품질경영 시스템에 의거한 전투화, 전투복, 침낭, 배낭 등의 군수품도 생산하고 있다. 국방시설 유지관리와 군 숙소 개선사업, 군수 및 일반 물자 물류사업도 하고 있다. SOC 사업관리단의 볼륨도 만만치 않다. 인천 문학터널과 대구광역시의 국우터널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용마산 터널 축조에도 시행사로 참여하는 등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일궈내고 있다. 대졸 신입사원의 연봉은 성과급·수당을 포함해 2600만원이다. 다른 공기업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나 직장 전반의 분위기가 좋고 여가 시간이 많은 편이어서 직원의 직장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성과급은 목표를 초과 달성했을 때 최고 월급의 200%까지 받을 수 있다. 직원이 대학원에 진학하면 등록금의 50%를 지원하고 연간 300만원 이내에서 의료비를 지원하는 것도 특이하다. 주택·학자금으로 2000만원 정도까지 대출이 가능한데 이자는 연 1~3%에 불과하다.
우리 회사 이래서 좋다 |
“여성 직원들도 정년까지 다녀요” 군인공제회는 아직까지 일반인에게는 조금 생소한 직장이다. 우리 회사는 한마디로 직업군인을 위해 일하는 곳이다. 부사관 이상의 직업군인들이 맡긴 돈을 건설이나 금융 분야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다. 이 수익으로 직업군인들에게 시중의 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돌려주는 일종의 은행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또 회원 맞춤형 주택 분양, 출산 보조금 지급, 대입 축하금 지원 등 다양한 복지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입사원서를 내기 위해 처음 회사를 방문했을 때 나는 꼭 합격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됐다. 복잡한 서울 강남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다른 오피스 지역과 달리 분주하지 않고 깨끗한 주위환경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들이 거주하는 부동산과 금융 정보가 국내에서 가장 빠른 곳 중 하나다.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고용안정성이다. 여성 직원에게도 정년이 보장되고 결혼 후에도 안정적으로 직장을 다닐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커다란 메리트다. 일반 대기업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많다는 것도 우리 회사의 장점이다. 이것은 나의 직업 선택 기준에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기도 했다. 내 주변에도 대기업에 다니는 많은 친구가 있지만, 그들은 연봉은 많아도 밤 늦게까지 일하고 그것도 모자라면 주말에도 일해야 한다. 여가를 활용해 취미생활도 즐길 수 있고 커리어 개발을 위해 학원에도 다닐 수 있는 것은 나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 교육지원 혜택도 풍부하다. 공부하는 직장인을 샐러던트(Salaryman + Student)라고 하는데 군인공제회야말로 이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다. 연간 정해진 한도에서 직무 관련 교육과정을 신청할 수 있다. 군 e-러닝 사이트인 엠키스 교육 지원, 자격증 수당, 어학 교육비, 대학원 등록금 2분의 1 지원 등 본인만 열심히 한다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군인공제회는 각종 SOC 사업부터 크고 작은 M&A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20년 연속 흑자경영, 금호타이어, 진로 M&A 등과 같이 여러 부문에서의 좋은 성과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우리 회사가 시행을 맡은 건물이 그 지역의 랜드마크로 우뚝 서 있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뿌듯해진다. 물론 군 출신이 많은 곳인 만큼 일반공채 출신이나 군대문화에 익숙지 않은 여성에겐 어려운 점도 없지 않다. 이곳에서 일하다보면 군대 갔다 온 남성보다 군대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다. 군에 있는 친구나 후배들이 군인공제회 회원으로 가입하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할 때, 나는 잘 알지 못하던 군이란 곳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게 되고 군인공제회 직원으로 일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주숙경(금융투자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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