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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5년 내 글로벌 50대 은행 꿈꾼다”

[COMPANY] “5년 내 글로벌 50대 은행 꿈꾼다”

▶강권석 기업은행장

기업은행이 새 날개를 달고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비상(飛上)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자산 100조원 시대를 연 기업은행은 올해 초 중장기 비전을 선포하고 새로 개편한 기업통합이미지(CI)를 선보였다.
창립 50주년이 되는 2011년까지 2-20-200(이익 2조원, 시가총액 20조원, 자산 200조원) 목표를 달성해 국내 3강, 글로벌 50대 금융그룹의 위상을 일궈 내겠다”고 강권석(57) 기업은행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중장기 비전을 밝혔다. 강 행장은 중소기업을 전문으로 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기업은행이 종합금융그룹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몸집을 키우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중소기업을 가장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은행·보험·증권을 아우르는 서비스의 제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기업은행의 판단이다. 또한 자산규모 100조원을 달성한 지금이 종합금융서비스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적기라는 것이 은행 안팎의 일치된 분석이다. 금융권 경쟁이 매우 치열한 환경 아래에서 5년 내 자산과 수익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가 다소 과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개인고객 기반을 확충해 자금조달 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미래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종합금융서비스 체제를 강화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기업은행 측은 설명한다. 중장기 비전 선포와 함께 기업은행은 올해 초 CI를 바꿨다. 로고는‘IBK기업은행’으로, 심벌은 IBK를 형상화한 ‘윈-윙(Win-Wing·성공 날개)’으로 정했다. ‘나(I)의 성공 날개’란 뜻이다. 새 로고(IBK)는 ‘나’ 자신을 뜻하는 영문자 ‘I’를 앞에 내세웠다. 은행의 모든 업무를 고객 눈높이에 맞춰 ‘나를 위해 존재하는 은행’·‘내 가족에게 감동을 주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고객을 영업의 객체로 보던 기존의 인식을 과감히 떨쳐 낸 것이다. 새 심벌은 IBK의 중간 영문자인 ‘B’를 거대한 새의 날개로 형상화했다. 나의 성공에 날개를 달아준다는 의미에서 ‘윈-윙’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거대한 날개에는 글로벌 리딩뱅크로 비상하겠다는 은행의 포부가 담겨 있으며, 가운데 삼각형은 고객과 은행의 끊임없는 발전과 전진을, 빨간색은 이를 위한 직원들의 열정을 의미한다”고 조성곤 기업은행 문화홍보실 차장은 설명한다. 기업은행은 새로운 CI를 뒷받침할 만한 성과나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최근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고객만족추진단’ 신설이다. 본부장급 조직으로 그 안에 문화홍보부·CS(고객만족)추진부·고객지원실·CRM(고객관계관리)팀 등 3개 부서를 한데 묶어 고객만족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뜻이다. PB사업부를 PB사업단으로 승격시킨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업은행은 거래하기 편리한 은행이 되도록 영업점 네트워크를 한층 더 넓힐 계획이다. 올해 40개의 정규 점포를 늘리는 것 외에 ‘미니 점포’ 30개를 신설해 고객 편의를 도모할 예정이다. 미니 점포는 직원 3~5명만으로 운영되는 영업거점이다. 기존의 출장소보다 더 작은 초소형 점포인 셈이다. 기업금융에 견줘 가계금융이 다소 약한 약점을 메워 고객 곁에 바짝 다가설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으로 기업은행은 기대한다. 기업은행은 또 주력업무인 중소기업 금융시장의 지위는 더욱 공고히 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소기업대출 분야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점하고, 중소기업 투자은행(IB) 업무 및 중소기업 CEO를 중심으로 한 PB 부문 등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2005년부터 시행돼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설명회’를 통해 더 많은 중소기업 CEO들을 만날 생각이다. 아울러 중소기업들의 경영상 어려움을 실제로 도와줄 수 있는 ‘기업 주치의 제도’를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컨설팅 부문을 강화해 비재무적인 지원도 적극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기업은행은 5년 내 50대 글로벌 은행에 진입한다는 비전에 따라 해외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런던지점을 개점함으로써 아시아·미국·유럽 등 세계 3대륙에 영업거점을 마련했다. 앞으로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권 영업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인도·중앙아시아·동유럽·남미 등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 방식도 과거의 지점 개설 일변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현지법인의 설립, 현지은행에 대한 지분 투자 및 인수 등 다양한 투자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인력의 양성, 신상품 개발·정보기술(IT) 확충 등 인프라 구축에도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의 이런 목표가 다소 공격적이란 지적도 있다. 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업고객 위주인 기업은행이 소매점포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은 신시장 개척 시도이긴 하지만, 다른 은행과의 경쟁 과정에서 마진율과 이익률의 하락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주요 고객층인 중소기업의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목표를 높게 잡으면 자산건전성을 악화시켜 펀더멘털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강 행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내건 ‘붕정만리(鵬程萬利; 붕새가 만 리를 날아간다는 뜻으로 원대한 계획을 가리킴)의 화두를 잘 풀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M&A 없이 순익 1조원 달성


기업은행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총자산은 106조1,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0% 늘어났다. 1961년 설립 이후 39년 만인 2000년 6월 말 자산 51조원을 달성했는데 이후 불과 6년 만에 자산 10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에서 자산 100조원이 넘는 은행은 기업은행을 포함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5개에 불과하다. 수익성에서도 성과는 더욱 돋보인다. 기업은행은 2006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조3,273억원 순이익은 1조531억원으로 전년 대비 35.3% 증가했다. 특히 순이익이 창사 45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해 ‘순익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각각 1.1%, 19.61%를 기록해 우량은행의 면모를 보여줬다. 지난해 실적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을 꼽는다면 가계금융 면에서의 비약적인 성장이다. 2006년 기업은행의 가계대출은 전년에 비해 31.4% 늘어난 12조7,681억원을 기록하면서 기업금융과의 균형성장 기반도 잘 다져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대출도 전년 대비 21.5% 성장해 59조8,521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기업은행의 우수한 경영 성과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중소기업 정책금융기관으로 가계금융에 취약하다는 한계 속에서 인수·합병(M&A)을 거치지 않고 자체 성장만으로 거머쥔 화려한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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