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People] “집을 사람에 맞춰야죠”
[CEO&People] “집을 사람에 맞춰야죠”
| ▶이수석 대표 | |
경기도 수원IC 옆에 조성된 노블힐스 단지. 이곳은 ‘손등 혈관 인식’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 노블힐스의 거실 바닥은 이스라엘에서 직수입한 황토 대리석이 깔려 있다. 주방의 가전제품들은 독일산 명품 밀레, 침실에 놓인 침대는 백악관에 납품되는 미국산 제프코다. 겨울 햇살이 통유리를 통해 침실에 스며들어도 가구 탈색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로이코팅된 유리가 자외선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아르곤과 크립톤 가스로 제작된 창은 겨울에도 이슬이 끼지 않는다. 화장실 비데에 앉아 모니터를 켜면 TV는 물론 입구에 설치된 카메라를 볼 수 있다. 지하에 내려가 뱅앤올룹슨과 파브로 구성된 홈시어터를 작동하면 어느 새 나만의 영화관이 펼쳐진다. 지하라도 한쪽에 트인 통유리 밖으로 정원은 물론 멀리 청계산 자락까지 볼 수 있다. 뱅앤올룹슨 스피커를 통해 나직막히 울려 퍼지는 음악은 노블힐스의 격조를 드높인다. “선진국의 성공한 사람 대부분은 다운타운에 살지 않습니다. 도심 외곽에 고급 전원주택을 짓거나 단지를 형성해서 살지요.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는 고급 아파트가 너무 도심에 집중돼 있어 안타깝습니다.” 노블힐스의 이수석(47) 대표는 “사람이 집에 맞춰 사는 것이 아니라 집을 사람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의 ‘베버리힐스’로 불리는 노블힐스는 한때 인터넷에 ‘박지성 집’으로 유명해진 타운하우스. 박지성 선수가 부모에게 선물한 집으로 화려한 내부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부러움을 샀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70~250평대의 이 노블힐스는 18억~36억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그 만한 돈을 지불해도 전혀 아깝지 않을만큼 가치가 있다”고 자신한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좋다는 팔로스 버디스를 벤치마킹했다”며 “단순히 수입자재나 최고급 자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좋다는 것이 아니라 바람과 열의 흐름을 파악한 첨단 설계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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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힐스 내부 |
이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동대문에서 양복점을 운영하면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한때 신학대학에 편입해 목회자의 길을 꿈꾼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러다 2000년에 우연히 한 건설회사 오너를 알게 되면서 건설업계로 뛰어 들었다. 정식으로 건축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타고난 재능이 있었던 탓에 해외의 최고급 주택을 국내에 도입하면서 다양한 노하우를 쌓았다. 층간 열이동을 차단하는 설계 노하우 등 건축 관련 저작권만 해도 12개나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친환경 건축으로 지난해 건설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실제 도면대로 집을 짓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철저하게 원칙에 따라 건축하면 명품 주택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직원 20여 명 모두를 7박8일 동안 미국 LA의 고급 타운하우스로 연수 보냈다. ‘최고를 아는 사람만이 최고를 지을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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