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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나눠주는 ‘아름다운 부부’

늘 나눠주는 ‘아름다운 부부’

▶이민주 씨앤앰 회장… 1948년생 1975년 조선무역㈜ 창업 대표이사 1988년 무역협회 비상임이사 선임 2000년 씨앤앰커뮤니케이션 창업 신인숙 하트-하트재단 이사장… 1949년생 서울여대 대학원 사회사업과 전공, 현 하트-하트재단 이사장

“돈을 소유물로 생각지 않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중견 케이블TV 업체인 씨앤앰의 이민주(58) 회장과 부인 신인숙(57) 하트-하트재단 이사장은 지난 3월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서울고 인왕장학재단과 연세대·서울여대에 총 30억원의 기부증서를 전달했다. 서울고와 연세대는 이 회장의 모교다. 모교 발전을 위해 큰 돈을 선뜻 내놓은 것이다. “그 돈으로 좋은 음식을 몇 번이나 먹을 수 있는지 따졌다면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정말 필요한 데 필요한 만큼 쓰는 것이 돈을 합리적으로 쓰는 것 아니겠느냐”며 담담하게 사재를 턴 이유를 밝혔다. 이번이 이 회장의 첫 기부는 아니다. 1985년 이대병원에 심장병 어린이 수술을 돕기 위해 1억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매년 씨앤앰 영업이익의 1%는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씨앤앰의 중점 사회공헌 사업은 의료비가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매년 10억원 이상의 의료비를 지원하는 일명 ‘러브 케이블’이다. 2003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청각장애 아동들에게 소리를 찾아주는 인공와우수술로 유명하다. 회사 규모가 커짐에 따라 올해는 17억원 이상을 후원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일단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일을 추진하는 스타일이다. “75년 단돈 150만원을 들고 조선무역을 세워 봉제완구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는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직접 제품을 팔았습니다.” 조선무역은 현대자동차와 함께 미국에서 처음 TV 광고를 한 한국 기업이다. 그만큼 미국 시장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이 회사의 효자 아이템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하트 투 하트 베어’. 88년 이 회장과 신 이사장이 함께 세운 사회복지재단 이름이 ‘하트-하트’인 것도 지금의 성공을 이끈 곰인형 이름을 딴 것이다. 또 완구사업을 하다 보니 아동복지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회장이 기부금을 내놓으면 씀씀이를 고민하는 사람은 신 이사장이다. “기부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 회장은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았던 아내 신 이사장을 독려했다. 보다 체계적인 사회사업을 위해 신 이사장은 35세에 대학원에 들어가 사회복지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욕심을 줄이고 더 잘하는 사람에게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생각에 따라 하트-하트 재단은 다른 재단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그가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전문 경영인을 옥죄지 않는 것과도 닮아 있다. 이 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케이블TV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조업이 쇠퇴하고 있는 흐름을 읽어 케이블 사업에 뛰어들었다. 3년 전 골드먼 삭스가 투자하는 등 궤도에 올랐다”며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맞아 씨앤앰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겉치레를 싫어한다. 해외지점 방문 때 직원이 공항에 마중나오는 일은 없다. 이 회장이 “택시 타고 가는 게 더 편하다. 그 시간에 일하라”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일하는 스타일이 이런데 기부하는 것이라고 다르지 않다. 마음은 따뜻해도 판단은 언제나 합리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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