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을 1957년생 미 예일대 경제학 전공(부전공: 전자공학) 미 레이저시스템 아시아지역 마케팅담당 부사장 AK테크 대표이사 2000년 루트로닉 대표이사

오랜 시간 빛을 못 보다 어느 순간 스타 반열에 올라서는 연예인이 있다.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포기하지 않고 내공을 쌓다가 한순간에 매력을 뿜어낸다는 것이다. 이 경우 보통 장수하는 연예인으로 남는다. ‘반짝 스타’와 다른 점이다. 기업에서 찾는다면 루트로닉이 그런 회사에 가까울 듯하다. 1997년에 설립된 이 회사(설립명 : 맥스엔지니어링)는 오랜 무명을 거쳤다. 국내 의료용 레이저 기기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7월 코스닥에 상장됐지만 증시에서 주목받는 종목도 아니었다. 매출은 100억원을 넘겨본 적이 없다. 2004년 매출은 64억원, 다음해엔 77억원, 지난해엔 89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중 영업이익은 6억원·8억원·9억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루트로닉은 제품 납기일을 맞추지 못할 만큼 주문이 밀려 있다. 특히 지난해 중순 개발한 신제품 ‘모자이크(MOSAIC)’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이 제품은 국소부위에 수천 번의 미세한 레이저빔을 쏘아 피부 재생을 돕는 장비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개발했다. ‘모자이크’는 올해에만 프랑스, 이탈리아, 멕시코 업체와 독점 공급 계약을 했다. 국제 의료학회에서의 발표도 줄이 서 있다.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 현지법인도 세웠다. 현지법인장은 세계 1위 의료용 레이저 기기 업체인 칸델라의 영업총괄 부사장 출신이 맡았다. 황해령 대표는 “올해는 루트로닉의 성장 잠재력이 증명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실적은 주가로 반영되고 있다. 올 초 3000원대 초반에서 시작된 이 회사의 주가는 꾸준히 올라 3월 29일 현재 6000원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매출은 130억~14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황 대표의 예상이다. 황해령 대표는 “그동안 조급해하지 않고 기술개발에 전념해 온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는 “기술은 충분히 축적됐고, 좋은 제품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연평균 매출의 약 15%를 연구개발에 투자해 왔다.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모자이크’ 역시 2년의 공을 들여 만든 야심작이다. 이 제품은 해외 의료 전시회나 컨퍼런스에 소개된 후 해외 의사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월 초에는 홍콩에서 의료진과 언론사 기자 30여 명이 자비를 들여 ‘모자이크 시술 체험 세미나’를 하고 돌아갔다. 탄력이 붙으면서 루트로닉은 그림을 좀 더 크게 그리고 있다. 황 대표는 “최근 주문 물량을 맞추지 못한 것은 수요 예측을 보수적으로 잡으면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4월 말부터 생산량을 늘려 정상적으로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는 경쟁사가 없고, 중국 업체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수준으로 기술이 올라섰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회사의 성장 가치는 크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일단 매출 150억원 선을 넘으면 그 다음에는 더 쉽게 회사가 커 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황 대표는 “내수와 수출 비중이 6대4 정도였는데, 올해는 매출의 55% 이상을 수출로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3년 내에 세계 의료용 레이저 기기 시장 톱10에 무난히 들어갈 것으로 본다”며 “궁극적인 목표는 5년 내 세계 빅5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목표가 달성된다면 루트로닉은 5년 후 매출 1000억원대 회사로 변신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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