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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8人의 일본 맛집 순례] 프랑스産 닭 수프의 진한 감동

[CEO 8人의 일본 맛집 순례] 프랑스産 닭 수프의 진한 감동

일본 음식하면 덴푸라, 소바, 우동, 돈가스, 구시아게, 야키도리, 스키야키, 샤브샤브, 오코노미야키, 데판야키, 스시, 사시미, 그리고 가이세키(會席)를 떠올린다. 더불어 미즈타키…. 그렇다면 미즈타키(水たき)란? 우리에게는 좀 생소하다. 쉽게 말하면 진하게 푹 곤 설렁탕이나 삼계탕처럼 사골이나 고기 등의 육수를 이용한 일본식 나베, 찌개 요리를 말한다. ‘겐카이’. 이곳이 도쿄에 위치한 정통 미즈타키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70여 년 전통의 미즈타키 전문점으로 1928년 창업 이래 2대째 미즈타키 요리만을 고집하며 외길을 걷고 있다. 편안함과 안락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지는 식사는 일본 정통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호평받고 있는 닭요리 전문점이다. 겐카이에 사용되는 닭의 가장 큰 매력은 일본산 닭이 아닌 바로 프랑스 브레스(Bress)지방에서 사오는 병아리들을 키워 미즈타키를 만든다는 점이다. 일본에 건너와 2대를 넘긴 증손자(?) 닭부터는 브레스 지역이 아닌 일본이라는 환경 탓인지 맛이 없어져 브레스산(産) 병아리 구입을 위해 오치아이 노리유키(落合德幸) 사장은 매년 두 차례 프랑스로 출장간다. 그의 정성과 식자재에 대한 열정으로 미즈타키 닭요리는 70여 년 전통의 변하지 않는 최고의 맛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브레스 병아리는 후쿠시마현 다케시 지방의 전용 양계장에서 독특한 사육 방법으로 70~80일 정도 키운다. 닭이 그 이상 성장하면 사료 섭취량이 급속히 늘면서 육질이 뻣뻣해지기 때문이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겐카이에 살아있는 닭들이 인수·인계됐다.
하지만 지금은 식품 관련법으로 농장에서 살균된 닭들이 매일 배달된다. 대부분 육류는 사후 강직 때문에 바로 먹지 않고 숙성 단계를 거치지만 닭은 반대다. 가장 빠른 시간 내 소비하는 게 가장 좋아 매일 운반된다. 겐카이의 거의 모든 재료는 계절감과 맛을 충분히 살린 유기농 야채들로 조리하는 등 식재료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 코스의 정점인 닭 미즈타키의 맛은 콜라겐이 많이 들어 있어 여성 노화를 막아주며 남성들에게는 원기를 회복해 주는 보양식이다. 미즈타키의 뚜껑을 열어 보면 별거 아닌 것처럼 아주 평범해 보인다. 그러나 주 재료인 닭에 얼마나 큰 공을 들였는지 듣고 나면 수저를 다시 들어 수프의 재평가에 들어간다. 미즈타키의 국물은 양념 없이 6시간 정도 닭을 삶는다. 닭의 살이나 뼈가 녹으면 생수를 계속 부으면서 고농축액 수프가 완성된다.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끓일 때 조리 비밀(?)이긴 한데 닭 밑에 특별한 종류의 찹쌀을 보자기에 넣고 함께 끓인다. 그 이유는 육수의 농도를 진하고 하얗게 만든다기보다 찹쌀이 국물의 맛을 고소하고 담백하게 하는 데 이유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삼계탕은 국물로 맛이 빠져나간 퍽퍽한 닭을 뜯는 반면 미즈타키는 수프는 수프대로, 닭은 닭대로 동시 만족이 이뤄진다. 그렇게 하기 위해 나베에 담겨 제공되는 닭고기 살은 수프를 위해 사용된 닭이 아니라 손님에게 서브되기 마지막 30분 전 완성된 수프에 넣어 별도로 익힌 것이다. 특히 수프를 먹을 때 기호에 따라 겐카이의 특제 마늘 소스나 폰즈를 더하면 콧잔등에 송알송알 땀이 맺히며 몇 그릇도 단번에 비우게 된다. 닭의 고유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 일체의 야채를 수프 만드는 데 사용하지 않는다. 야채 자체에서도 수분이 나와 닭 이외의 어떠한 맛도 겐카이 방식에서는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 수프에 쌀을 넣어 만든 죽 또한 일품이다.

東京都 新宿 5-5-1,03 3352 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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