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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sc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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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Awaited Wake-Up Call

무샤라프 이제야 정신 차렸나 지난 6일 금요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전용기가 총격을 받았다. 끔찍한 한 주의 대미를 장식한 또 다른 암살 기도였다. 며칠 동안 정부군은 탈레반과 유사한 이슬람 급진주의자들과 전투를 치렀는데 장소는 무법천지의 국경 외곽이 아닌 나라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였다. 무샤라프는 이미 비종교적 세력의 극렬한 반대에 직면했기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에서 파키스탄의 심장부로 슬금슬금 기어 들어오는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을 오랫동안 못 본 척해왔다. 그러던 차에 이슬라마바드의 랄마스지드(붉은 모스크)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랄마스지드는 대통령궁에서 차로 5분 거리다. 무샤라프는 아차 싶어 군대를 출동시켰다. “드디어 [그가] 극단주의와 모호하게 타협한 결과가 무엇인지 깨달은 셈”이라고 이슬라마바드에서 활동하는 한 서방 외교관이 말했다(민감한 사안이라며 익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을까? 미국 정부, 그리고 비종교적인 파키스탄 세력은 한참 전부터 무샤라프에게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러나 정면대결을 꺼린 대통령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국경지대의 급진 이슬람 지도자들이 탈레반식 문화와 정신을 파키스탄 안으로 점차 깊숙이 침투시켜도 못 본 척해왔다. 그 결과 ‘미국 첩자들’의 살해 사건과 자살폭탄테러가 더욱 흔해졌고, 도회지의 ‘음란한’ 개인들에게 가해지는 습격도 비일비재해졌다. 올해 말 국회의원 선거와 대선을 앞둔 지금 이 모든 사태가 한꺼번에 악화될지 모른다. 늦은 감은 있지만 무샤라프가 일제 단속을 벌이면 그에 맞서 이슬람주의자들의 폭력적 거리시위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지난 4일에는 북와지리스탄에서 자살폭탄테러범이 군 수송차를 공격해 군인 6명이 사망했다. 무샤라프의 최근 조처에 저항하는 반격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대통령 전용기 저격 사건이 일어났다. 무샤라프의 오랜 정면대응 회피가 위험천만한 도박이었는지 모른다. RON MOREAU and ZAHID HUSSAIN

평창이여, 이제 눈물을 거둬라 지난주 과테말라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러시아 소치가 결정되자 강원도민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들이 이번 패배를 안타까워한 이유는 동계올림픽을 단순한 국제스포츠대회 이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계올림픽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국내외 관광객을 강원도로 끌어들일 만병 통치약이었다. 올 초 산업연구원은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의 경제 효과를 약 22조원으로 전망했다. 약 22만 명의 고용증대 효과는 물론, 향후 투자 유치, 동계 스포츠 활성화, 지역 홍보 등 다양한 파급 효과도 예상했다. 거의 로또 당첨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당연히 평창 주민의 91%가 올림픽 유치를 지지했다(경쟁 도시였던 잘츠부르크의 42%, 소치의 79%에 비하면 압도적이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은 상당 부분 근거가 없을지도 모른다.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대회 관계자들이 말하는 경제효과란 예상 수익은 물론 비용까지 모두 더한 총합”이라고 말했다. 손익을 따져보면 숫자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또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면 강원도는 막대한 재정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일례로 강릉에 빙상경기장 4개를 추가로 짓되 하나는 가건물로 지어 나중에 철거하고 다른 하나는 대회 후 컨벤션센터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정 교수는 “인구 20만 명인 강릉이 컨벤션센터와 빙상장 3개를 유지할 역량이나 필요가 있을까”라고 물었다. “빙상장 하나의 1년 유지관리비만 10억원인데 과연 지역 주민과 합의한 결과인지 의문이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한 발표회에서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한 평창 유치위원회가 도로나 경기시설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대대적인 생태학적 파괴가 염려된다고 주장했다. 요즘 올림픽은 되도록 기존 시설을 활용하고 신축하더라도 가건물로 지어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추세다. 산업연구원의 이진면 박사는 생태적 비용을 경제효과에 반영하지 못한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기업 마케팅이나 관광 활성화처럼 무형의 효과 역시 환산되지 않았으므로 과장된 수치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관광자원으로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나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을 보면 관광유발 효과는 없었다는 지적이다. 결국 지방자치단체가 고질적인 지역 불균형을 올림픽 같은 국제대회 ‘한 방’으로 해결하려는 생각이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다. 정 교수는 “국제대회를 볼모로 중앙정부의 예산을 타서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기형적인 지역개발이 난무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주거권리연맹(ACHR)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올림픽 때문에 1983년부터 1988년까지 72만 명이 살던 4만8000채의 집이 부서졌다고 한다. 그 덕에 서울은 깨끗한 도시라는 인상을 세계에 주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많은 서민은 말 못할 고통을 겪었다. 그러니 강원도민과 평창군민이여 눈물을 거둬라. 동계올림픽을 얻지 못했지만 그 폐해도 비켜갔다. 류지원 기자

Splintered Power

하마스도 가자를 어쩌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졌듯 하마스가 정말 가자 지구를 장악했을까? 지난주 하마스는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군대’에 납치된 BBC 특파원 앨런 존스턴을 석방시킨 노고로 널리 칭찬 받았다. 그로써 가자 지구의 장악력이 확고하다는 주장이 가능해졌다. 아무튼 노련한 하마스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가 언론이라는 사실을 잘 알지 않는가. 예컨대 2차 인티파다 당시 13세의 파레스 오데가 이스라엘 탱크에 돌을 던지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상징적 이미지로 떠오른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에 팔레스타인 언론인 30명 이상이 가자와 서안 지구에서 공격을 당했다. 지역 사상 최대 규모였다고 ‘발전과 언론자유를 위한 팔레스타인 센터’의 최근 보고서는 밝혔다. 공격의 원인은 이스라엘에도 있지만 점차 늘어나는 분파조직도 문제다. 하마스에는 안 된 얘기지만 혼란스러운 가자 지구에서 완전한 장악이란 여전히 이루기 힘든 희망사항이다. KEVIN PERAINO

서울광장 때문에 시끄러워 못살겠다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공식명 서울광장)에는 공연, 집회, 시위, 여러 사회단체의 행사가 연일 개최된다. 시위도 많지만 볼거리 많은 공연도 자주 열린다. 그래서 인근 청계천에 갔다가 광장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서울이 자랑하는 일종의 관광 상품이라 해도 좋을 정도다. 그러나 행사 때마다 대형 무대가 설치되고 스피커에서 터져나오는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진다. 인근 호텔, 학원, 사무실에서는 소음 때문에 못 살겠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4월에는 기독교 단체의 부활절 행사가 열렸는데 사회자가 마이크에 대고 ‘통성기도’를 오랜 시간 계속하는 바람에 행인들이 귀를 막고 지나야 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서울광장 사용과 운영을 규정한 조례를 아무리 뒤져봐도 소음을 규제할 근거는 한마디도 없다. 관할 경찰서인 남대문서 역시 주민의 신고가 들어오면 주최 측에 소리를 줄이라고 경고하지만 실효성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시청 측도 이런 문제점을 잘 안다. 그러나 “그나마 수준 높은 야외 문화행사를 즐길 만한 곳은 서울광장뿐”이라는 입장이다. 광장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주변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매일 그 큰 소음을 견뎌야 한다는 말인가?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교수는 “애초 계획됐던 ‘빛의 광장’이 들어섰다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시 ‘시청 앞 광장 설계공모’에서 최종 선정된 ‘빛의 광장’은 1만4500㎡(약 4400평)의 광장 바닥에 2003개의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를 설치한 뒤 그 위를 투명강화유리로 덮어 빛이 가득한 광장으로 꾸민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2004년 조성 단계에서 ‘빛의 광장’은 갑자기 잔디광장으로 탈바꿈했다. 돈과 시간이 훨씬 많이 드는 애초의 계획안으로는 그해 5월 열릴 하이 서울 페스티벌에 맞춰 개장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공모 당선자와 시민사회가 반발했지만 잔디광장 공사는 강행됐다. 이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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