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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물꼬 튼 한마디 “교류하고 싶다”

[새로 나온 책] 물꼬 튼 한마디 “교류하고 싶다”

“김영삼 총재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회담이 한·소 수교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7년 전인 1990년 9월 한국과 당시 소련으로 불리던 러시아가 수교했다. 당시 공산권이 붕괴되면서 한국과 공산주의 국가 간 교류는 시간 문제로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이를 반대하는 북한이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다. 90년 가을 한·소 수교는 누가 봐도 급속한 것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이면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민자당 국회의원으로 외무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던 정재문 현 대양산업 회장의 얘기다. 이 책 『평범하지 않은 거물, 저길 보거라』는 비록 작가가 인터뷰 형식을 빌려 대필한 것이기는 해도 정 회장 자신의 자서전으로 볼 수 있다. 12~16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이 책에 90년대 YS와 관련된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주목되는 것 중 또 하나는 YS-고르바초프의 회담이 한·소 수교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면, 이 회담을 성사시키는 데는 정 회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사실이다. 89년 3월 당시 외통위원장이었던 정 회장은 당시 소련 최고인민회의의 E. 프리마코프 의장을 만나 “교류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그 이유를 단순히 “공산권 국가와 관계 개선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국 정 회장의 소박한 희망이 1년 뒤 YS와 고르바초프의 회담을, 또 1년 반 뒤에는 한·소 수교라는 대역사를 일군 것이다. 그는 “외무통일위원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모스크바 정면 돌파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일로 정 회장에게는 아주 특별한 별칭이 붙었다. ‘한국판 키신저’라는 것이다. 키신저는 이른바 ‘핑퐁외교’로 70년대 닉슨의 중국 방문을 성사시켜 미국 최고의 외교관으로 꼽히는 인물. 저돌적이면서도 치밀한 정 회장에게는 안성맞춤의 별칭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이 책에는 시장경제를 도입하려는 고르바초프의 고민도 함께 담겨 있다. 고르바초프는 정 회장을 불러 “어떻게 하면 시장경제를 옮겨올 수 있겠소”라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시장경제로 이행 중인 사회주의 국가의 수장이 안고 있는 문제를 잘 대변해 준다.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정 회장의 모스크바 돌파 뒷얘기부터 소련연방 붕괴 과정을 각종 비화로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평범하지 않은 거물, 저길 보거라』 저자: 이호 출판사: 도서출판 인물/ 02-6746-2501 값: 9000원
헨리 8세와 여인들

사랑을 위해 국교를 바꾸다
영국 튜더 왕조를 대표하는 헨리 8세(1491∼1587). 그는 훗날 잉글랜드의 여왕이 된 ‘피의 메리’와 엘리자베스 1세의 아버지다. 또 왕권 강화를 위해 많은 애를 썼으며, 웨일스·아일랜드·스코틀랜드 등을 지배하기도 했다. 헨리 8세는 여섯 명의 왕비 중 두 명을 단두대로 보낸 비정한 남편이었지만 앤 불린과 결혼하기 위해 영국의 국교를 가톨릭에서 성공회로 바꾼 사랑에 약한 남자이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는 헨리 8세와 앤 불린의 사랑을 ‘지난 천년간 최고의 스캔들’로 꼽았을 정도다. 그는 권력 때문에 여섯 번의 결혼을 했던 것이다. 전 2권. ■ 엘리슨 위어 지음, 박미영 옮김 ■ 루비박스 02-6677-9593 / 각권 1만4900원 중국 거부들의 상도

세계 최고 장사꾼의 비밀은?
현대 비즈니스계에서 중국 상인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으며 거대한 기업을 이룬 CEO도 여럿이다. 올해로 해외 진출 20년을 맞은 윈저우 상인들은 유럽에서 ‘세계 제일의 장사꾼’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그들이 큰돈을 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밤에는 마루에서 잘지언정 낮에는 주인이 된다’라는 그들만의 원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장사의 애로점을 고객에게 보이지 않고, 고객들을 진심과 성실로 대하라는 의미다. 장사의 기교란 바로 기교가 없는 성실경영이기 때문이다. ■ 동위엔 지음, 장세경 옮김 ■ 북코프 02-716-3055 / 1만3000원 나는 나를 베팅한다, 그리고 그 후

평범한 주부에서 CEO 되기까지
칼라 피오리나, 마사 스튜어트, 오프라 윈프리. 이들은 대한민국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 있고 존경 받는 외국 여성이다. 칼라 피오리나는 리더십과 경영 능력으로, 마사 스튜어트는 평범한 주부에서 아이디어 하나로 억만장자 CEO가 된 사람이다. 또 오프라 윈프리는 따뜻한 카리스마와 통찰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두 아이의 엄마지만 ‘국내 최초 외환딜러’에서 한국국제금융연수원 대표로 변신한 여성이다. 14년 전 출간됐던 『나는, 나를 베팅한다』에서 밝혔던 각오를 어떻게 실천했는가를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 김상경 지음 ■ 국일미디어 031-955-6050 / 1만2000원 사막별 여행자

진정한 행복은 작은 만족에서
지상에서 인간에게 가장 적대적인 곳 중 하나인 사하라 사막에 사는 투아레그족. 이들은 유목생활을 즐기기 때문에 매사가 즐겁다. 이 책의 주인공 무사 역시 투아레그족. 그는 어느 날 우연히 읽은 『어린왕자』 때문에 문명생활에 큰 궁금증을 느끼고 프랑스로의 유학을 결정한다. 하지만 무사에게 다가오는 것은 문명세계의 허무함뿐. 도시인들은 많은 걸 소유했지만, 더 많이 갖지 못해 늘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무사는 진정한 행복이란 매사에 만족할 때만 찾아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 무사 앗사리드 지음, 신선영 옮김 ■ 문학의숲 02-325-5676 / 1만800원 눈물

맹강녀 설화가 갖는 의미
중국 4대 민간설화 중 하나인 맹강녀 이야기를 소재로 한 소설. 설화는 진시황의 장성 공사에 징발된 남편을 찾아나선 맹강녀가 남편이 죽었다는 소릴 듣고 성 밑에서 울기 시작하자 열흘 만에 성이 와르르 무너지고 남편의 유골이 나타났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맹강녀에게 ‘비취빛 여자’라는 뜻의 ‘비누(碧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뜨거운 숨을 토해내는 캐릭터로 부활시킨다. 저자는 비누라는 캐릭터를 이용, 현대인들에게 눈물의 힘과 삶의 긍정성을 설명하고 있다. 전 2권. ■ 쑤퉁 지음, 김은신 옮김 ■ 문학동네 031-955-8888 / 각권 9500원 히든

핍박 받은 조선인들의 현실
1910년 조선이 일본에 합병되면서 조선인의 일본행이 시작됐다. 저임금 노동자가 필요했던 일본기업들은 앞 다투어 조선 농민을 강제로 끌고 갔다. 주인공 김성만은 재일조선인들이 조선혼을 잃지 않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모아 세운 조선고급학교 학생이다. 그는 친구의 빚을 대신 갚기 위해 일본 야쿠자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김성만은 조선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단란하게 사는 것이 목표지만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로 당시 일본인들의 조선인 탄압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전 2권. ■ 최완규 지음 ■ 랜덤하우스 02-3466-8955 / 각권 9000원 키맨 네트워크
성공 보장할 핵심 인간관계
누구나 성공을 열망하고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보면 유능하기는 한데 성정하지 못하고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인물, 키맨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성공을 보장해줄 실천적인 전략으로 ‘주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관계의 툴’인 키맨 네트워킹을 강력 추천한다. ■ 김찬배 지음 ■ 다산북스 02-702-1724 /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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