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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청라 지구 분양 줄 이어

송도·청라 지구 분양 줄 이어

올 상반기 인천에서 기록적인 숫자가 줄을 이었다. 로또 당첨확률이라고 할 만한 4855대 1, 1621대 1의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나온 것이다. 더 프라우 오피스텔과 포스코더# 주상복합아파트 청약접수에서 나타난 기록이다. 인천 부동산시장이 바짝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인천·경기·신도시 등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변방’에서 배회하던 인천이 중앙무대로 나왔다. 각종 대형 개발 호재가 시장을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송도·청라·영종·검단 등 신규 도시개발사업과 재개발·재건축 등 기존 시가지 정비사업, 제3경인고속도로·인천국제공항철도 등 대형 SOC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인천 땅 20%가 공사 중 인천에서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곳은 207㎢에 이른다. 인천 땅 958㎢의 5분의 1이 공사현장이다. 개발에 들어가는 돈은 83조원에 달한다. 송도·청라·영종지구가 경제자유구역으로 개발되고 있다. 매립지 53.25㎢의 송도지구는 25만2000명이 거주하게 되며 웬만한 도시 규모다. 국제업무단지와 지식정보산업단지, 첨단바이오단지, IT클러스터, 국제학술연구단지, 인천신항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짙은 분홍빛을 띠고 있다. 국제업무단지에는 60층짜리 타워와 컨벤션센터, 국제학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집값이 인천에서 가장 비싸고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가히 하늘을 찌른다. 17.78㎢의 청라지구는 국제금융·업무·스포츠·레저단지로 개발된다. 최근 77층짜리 월드트레이드센터 쌍둥이 빌딩이 들어서기로 결정됐다. 이곳에는 리먼브러더스·크레디트스위스 등 금융기관, 노벨자선기금· 윌리엄 앤 헤리엇 풀브라이트 센터 등 공공기관, 주메이라그룹·소넨블릭-골드먼 등 부동산개발업체, 그밖에 옥스퍼드메디컬아트센터·웨스트필드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신도시도 개발된다. 서구 마전·당하·원당·불노동 일대 1123만㎡가 검단신도시로 개발되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20㎞ 떨어져 있고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수도권외곽순환도로 등의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5만6000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며 인구는 15만 명이다. 인천 지하철 1호선이 연장되고 2호선이 사업지구를 지나게 돼 교통편이 더욱 좋아진다. 인근에 331만㎡의 검단산업단지가 조성돼 자족기능을 갖춘다. 검단신도시는 2009년 말 분양될 예정이다.


◇들썩이는 부동산시장 7월 10일부터 분양된 소래·논현지구의 한화건설 에코메트로 2차(4226가구)에는 2만 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2269가구를 모집한 114㎡(34평형)는 최대 9대 1의 경쟁률 속에 인천 지역 1순위자 모집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인천은 그동안 수도권 집값 상승세에서 소외된 지역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서울이 18.9% 오르고, 경기도가 24.8% 뛰는 동안 인천 상승률은 11.4%로 전국 평균(11.6%)보다 낮았다. 올 들어서는 상황이 다르다. 올 상반기 서울 2.9%, 경기 2.4% 오를 때 인천은 이들 상승률의 2배가 넘는 5.9% 뛰었다. 각종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아 주택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재건축·재개발 시세도 마찬가지다. 인천시가 지난해 8월 지정한 재개발·재건축 예정지(도시정비계획구역, 125곳) 내 지분 값(새 아파트를 받을 권리)이 큰 폭으로 뛰고 있다. 부평4구역의 대지지분 21~26㎡(7~8평)짜리 다세대주택이 현재 3.3㎡(1평)당 900만~1000만원에 거래된다. 1년 전에만 해도 3.3㎡당 300만~400만원 선이던 매물이다. 인천 부평동 KS공인 권오헌 사장은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오른 가격에도 매물을 구해 달라는 수요자가 많다”고 전했다. 남동구 간석1·2동 일대의 21~26㎡짜리 다세대주택 역시 지난해 3.3㎡당 300만원에서 최근 1000만원으로 급등했다. 경매 열기도 뜨겁다. 7월 12~25일 법원경매시장 기록을 보면 인천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2.2%로 서울(90.7%), 경기(88.0%), 신도시(83.8%)보다 높았다. 7월 16일 인천법원 27계에서 경매된 인천 연수구 선학동 353 아주아파트 84㎡(25평평)의 경우 첫 입찰에서 18명이 응찰해 감정가 1억5000만원의 153%인 2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개발 기대감이 기존 주택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경매 투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땅값도 들썩인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선수촌 예정지로 거론되는 선학동 일대 그린벨트의 경우 지난해 3.3㎡당 280만~300만원이던 토지가 최근에는 700만원대에도 매물이 없다. 올 상반기 수도권에서 인천 땅값 상승률(2.53%)이 서울(2.47%), 경기(1.97%)보다 높았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착공식이 지난 2월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 내 동북아트레이드타워 부지에서 열렸다.



◇잇단 분양에 공급과잉 우려도 송도·청라 등 관심 사업지에서 하반기에 아파트 분양이 줄을 잇는다. 송도에서 주상복합아파트들과 GS건설 아파트(112~373㎡ 1069가구)에 이어 11월께 포스코건설이 1400가구를 분양 계획 중이다. 청라지구에서 연말까지 수천 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검단신도시 주변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에서도 나온다. 대주건설이 검단1지구에서 200여 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용현·학익지구에서 추가로 380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10월 이후 송도·청라·영종 등 경제자유구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에 대해선 지역거주자 우선 공급 물량이 현재의 100%에서 30%로 대폭 축소된다. 인천시민이 아닌 서울과 경기지역 거주자들도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게 된다. 경제자유구역 이외에서는 인천 거주자에게 전량 우선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우선 공급 규칙 개정으로 송도·청라 등의 청약열기는 더 뜨거워질 것”이라며 “높은 청약 경쟁률은 입주 이후 시세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반기 분양예정인 물량 중 분양가상한제는 청라지구 정도에만 적용될 것 같다.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와 일정한 건축비 이하에서 분양가를 받을 수 있는 제도로 그만큼 분양가가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 청라지구 중소형 분양가는 3.3㎡당 900만원대 이하로 예상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전매제한 기간은 길어진다. 현재는 입주 때까지만 팔지 못하지만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중소형의 경우 계약일부터 10년간 거래가 안 된다. 9월부터 분양가상한제가 민간택지에도 확대되는 데 따라 상한제 적용을 받는 물량은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분양될 것 같다. 분양가상한제가 확대 실시되면 사업성 악화로 당분간 공급이 위축될 수도 있다. 잇단 분양이 주택시장의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송도·영종·청라지구에서는 2020년까지 아파트 15만 가구를 포함해 총 18만 가구가 새 주인을 맞게 된다. 또 도심재개발사업 등으로 11만 가구, 검단신도시에서 5만6000가구가 새로 지어진다. 인천지역 총 주택 수 72만3600가구(2006년 말 기준)의 절반에 해당하는 새 집이 쏟아지는 것이다. 인천의 경우 주택보급률이 이미 107%를 넘어선 상태여서 공급과잉 우려가 나온다. 일부에선 인천시가 외자유치 등 개발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들어 송도 등이 거창한 개발계획과는 달리 아파트만 가득한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인천 개발이 초기 단계여서 ‘장밋빛 청사진’을 확신하기 어렵다”며 “실수요 위주로 투자해야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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