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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주택 단지가 ‘틈새 투자처’

노후주택 단지가 ‘틈새 투자처’

입지여건이 뛰어난 강남권 노후주택지가 틈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이중 삼중으로 묶여 있는 공동주택 재건축에 비해 규제가 덜한 데다 대지지분도 커 적은 투자비용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배2동, 삼성동 98 일대, 송파 거여 등은 구역 규모가 큰 데다 입지여건이 뛰어나 강남권에서도 ‘노른자위 땅’으로 불린다. 비수기 틈새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강남권 재개발에 대해 알아보자.

◇강남 삼성동 단독주택 재건축구역 이 구역 98번지 일대는 우리나라에서 집값이 가장 비싸다는 아이파크 뒤쪽에 있다. 강남권에서도 알짜 중 알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7호선 청담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고, 코엑스, 현대백화점, 서울의료원, 청담도로공원 같은 편의시설도 돋보인다. 여기에 한강이 우측으로 흐르고 있어 재건축사업이 완료되면 실내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총 11만5700㎡(3만5000평) 규모에 800여 가구가 들어서 있는 이 구역은 단독주택보다는 66∼132㎡대 빌라와 연립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경사지와 완경사지로 이뤄져 있으며 북측(봉은초등학교 방향)으로 갈수록 경사가 심하고 대지지분 198∼330㎡가량의 고급주택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98번지 일원 6개 동 빌라가 2004년 6월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사업을 별도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수익성을 위해 규모가 큰 단독주택부지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구역이 하나로 합쳐졌다. 그러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 정하는 구역지정요건(15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 해당지역 건축물의 30%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제1종 전용주거지역에서부터 제3종 일반주거지역까지 섞여 있어 사업이 더딘 게 흠이다. 현행법상 제1종 전용주거지역에는 아파트가 들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2005년에는 부지 전체를 매입해 자체 사업을 하겠다는 민간 시행사가 나타나 주민들을 상대로 사업설명회도 개최했다. 사업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시행사 측은 토지를 3.3㎡당 3000만원, 건물은 3.3㎡당 200만원 선에 매입해 제1종 전용주거지역(3만9670㎡)을 공원으로 기부체납하고 나머지 2, 3종 주거지역의 용적률을 상향해 119(36평형)∼244㎡(74평형) 규모 아파트 1300여 가구를 짓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낮게 책정된 보상가와 보상금 지급시기를 둘러싼 이견 탓에 이 역시 불투명한 상태다. 사업 추진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분 시세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립 33㎡ 규모 안팎이 3.3㎡당 5500만∼6000만원, 66㎡(20평)짜리가 3.3㎡당 3000만∼3500만원, 99㎡(30평) 이상이 3.3㎡당 3000만원 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이 지역 M공인 관계자는 “사업이 불투명한 데다 시장도 침체기에 빠져 있지만 탁월한 입지여건 탓에 지분 시세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10년 이상 소요되는 장기사업인 만큼 손익을 따져보고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7, 8구역 서울 서초구 방배2동 942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방배6, 7구역은 일명 ‘방배2동 재건축’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구역 규모는 17만5200㎡(5만3000평)로 방배동 단독주택 재건축 10개 구역 가운데 가장 크다. 지하철 4, 7호선 이수역이 걸어서 7분 거리에 있는 데다 경부고속도로 반포IC, 남부순환도로 등이 가까워 교통의 요충지로 꼽히고 있다. 또 강남, 종로 등 업무지역까지 30분 내 접근이 가능하다. 직사각형 모양으로 이뤄져 있는 이 구역은 구획정리가 잘돼 있고, 주택들이 열을 맞춰 자리 잡고 있다. 지형은 대체적으로 평지지만 사당로 우측과 이수중학교 쪽은 완만한 경사지로 이뤄져 있다. 단독과 3층짜리 다세대주택들이 혼재돼 있고, 165㎡(50평) 이상 대형 지분 분포가 높다. 방배7, 8구역은 2005년 9월 기본계획이 확정된 상태에서 구역지정을 받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구역지정을 위한 서류가 서울시청에 접수돼 있는 상태”라며 “2008년 3∼5월께면 구역지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조합에서는 용적률 250%를 적용해 2012년까지 지상 16∼25층 85㎡ 540가구(임대 515가구 포함), 115㎡ 1200가구, 148㎡ 200가구, 161㎡ 340가구, 195㎡ 130가구, 208㎡ 180가구, 284㎡ 34가구, 333㎡ 20가구 등 총 2725가구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조합원 수는 1200명으로 임대(515가구)를 제외하더라도 50%가량이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분 시세는 공동주택을 기준으로 33㎡(10평) 미만이 3.3㎡당 4000만원 선, 33∼66㎡는 3.3㎡당 3700만∼3800만원 선, 66㎡ 이상이 3.3㎡당 3200만∼3500만원 선이다. 단독주택의 경우 165㎡를 기준으로 3.3㎡당 2100만∼23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19∼29㎡ 정도의 지분이라면 85㎡ 배정이, 33㎡ 이상 지분이라면 115㎡ 배정이 가능할 전망이다. 단독주택 165㎡ 지분이면 208㎡를 추가분담금 없이 배정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현지 중개업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수공인 김영 대표는 “현재 입주한 지 2년이 지난 방배동 60평형대 아파트가 3.3㎡당 3500만원 선이고, 2012년 3.3㎡당 4000만원까지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때 투자하면 2배 이상의 수익률을 남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서울 강남의 삼성동 재건축 대상 구역. 그동안 부동산시장에서 소외돼 왔던 이 단독주택, 빌라 지역이 재건축을 위한 틈새 투자처로 떠올랐다.



◇송파구 거여동 거여2구역 이 지역은 지난 60년대 청계천 복개 공사로 보금자리를 잃은 이주민들이 집단으로 정착한 곳이다. 송파구 거여동 181, 202 일대 5만8590㎡에 23∼82㎡ 규모 노후 단독주택 1300여 가구가 들어서 있다. 이주 초기에는 대부분 주택이 시유지에 허가 없이 들어선 무허가 판자촌이었지만 지금은 90% 정도가 대지 소유권을 확보하고 있다. 외곽순환고속도로 서하남IC를 이용할 수 있고, 지하철 5호선 거여역이 걸어서 5분 거리다. 잠실지구를 시작으로 문정, 장지지구를 거쳐 마천지구로 이어지는 송파구의 개발 라인 끝자락에 자리해 입지여건도 뛰어난 편이다. 거여2구역은 지난 73년 2만1896평(거여 2-1구역, 거여 2-2구역)이 자력 재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2004년 12월 민간 사업자를 낀 합동재개발 방식으로 전환승인을 받으면서 사업의 물꼬가 트였다. 이 구역은 현재 추진위 승인을 받은 상태로 시공사는 롯데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내정돼 있다. 당초 롯데건설은 용적률 235%를 적용해 82∼142㎡ 규모 1800여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05년 8월 이 일대가 2차 뉴타운으로 지정되면서 규모 및 공급물량이 변경될 예정이다. 대륙공인 육종호 대표는 “뉴타운 기본계획이 나오면 구역 면적이 8300평가량 더 넓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도시재정비촉진지구지정에 따른 용적률 향상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분 시세는 구옥 33㎡ 안팎이 3.3㎡당 3000만∼3500만원, 39㎡는 3.3㎡당 2500만∼2700만원, 99㎡ 이상 구옥은 3.3㎡당 1500만∼2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109㎡ 이상 중대형을 배정 받기 위해서는 최소 39㎡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롯데공인 관계자는 “3차 뉴타운 계획이 발표되면서 지분 시세가 3.3㎡당 1000만원가량 오른데다 도시재정비촉진지구에 따른 토지거래허가 때문에 거래는 거의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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