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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광물 가공공장 원한다”

“우리는 광물 가공공장 원한다”

10월 24일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 하모니볼룸. 러시아연방 사하공화국 뱌체슬라프 슈티로프(Vyacheslav A. Shtyrov) 대통령이 직접 투자설명회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다. 사하가 국가 차원에서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는 대규모 자원 개발 및 인프라 투자사업인 ‘2020년 남야쿠치야 종합개발 계획’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당부했다. 야쿠치야는 사하의 다른 이름이고, 남야쿠치야는 사하를 넷으로 나눠 부를 때 자원이 가장 풍부한 지역이다. 2020년 남야쿠치야 종합개발 계획은 엘콘스키 우라늄광 개발(20억 달러)과 동시베리아~태평양 송유관 건설(35억 달러) 등 대규모 사업이 많다. 이 프로젝트를 2020년까지 마치는 데 550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 국토의 대부분이 동토(凍土)인 사하는 인프라 확충과 자원 개발권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들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연방정부가 이 중 40억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슈티로프 대통령을 단독으로 만나 인터뷰했다.

-사하공화국의 경제개발 청사진이 궁금합니다. 현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사하공화국은 생산과 에너지·교통 분야에 대한 종합 발전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러시아연방 경제개발부와 사하공화국 경제개발부가 공동으로 만든 것으로 2007년부터 2020년까지의 장기계획입니다. 사하는 공업과 농업이 함께 가야 합니다. 현재 지역총생산의 대부분은 광공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와 금, 비철금속 채굴산업이 주류이고 다이아몬드 가공과 귀금속 가공산업도 발달해 있습니다. 특히 석탄산업은 전통적인 기간산업입니다. 2007~2020년 장기계획에 따라 산업이 현대화 과정을 거치며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새로운 분야, 즉 석유·가스 개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스는 50년 전부터 개발돼 활용되고 있고, 석유산업은 10년 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석유와 가스는 사하가 필요한 수준 정도(석유 연간 1000만~1200만t, 가스 350억㎥)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석유는 러시아 극동 지역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도 수출할 것입니다. 가스 생산량은 연간 50억~70억 달러어치에 이를 것입니다.”

-정부가 육성하려는 유망산업은 어떤 것들입니까?
“사하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산업은 석유·가스를 가공하는 기업과 석유화학 공장입니다. 동시에 이런 자원을 바탕으로 대형 제철소를 건설하거나 우라늄 광산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철광석 산지도 함께 개발해야 합니다. 비료를 생산하기 위한 인회석 산지 개발도 계획 중입니다. 물론 이런 것들은 대규모 사업이지만 소규모 광물채굴 사업도 해 나갈 것입니다. 사하의 산업구조상 가스·석유 등 광물의 채굴산업에 머물러선 안 되고 반드시 가공공장도 들어서야 합니다. 광공업 발전에 역점을 둔다고 해서 농업을 등한시해선 안 됩니다. 사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추운 극점이 있는 지역으로 대부분의 땅이 북극권 동토입니다. 그럼에도 여러 세기에 걸쳐 내려온 전통 농업이 있고, 식량 자급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축과 말, 사슴을 키우며 북극권에서도 곡물을 재배합니다. 농업도 2020년까지의 경제개발 계획과 러시아연방 차원의 농업지원 정책을 통해 더욱 발전시킬 것입니다. 농업과 산업은 교통과 에너지 확보 없이는 크게 발전할 수 없습니다. 철도가 토모트에서 야쿠츠크까지 이어지면 (사하의 수도) 야쿠츠크는 바이칼~아무르 간선을 통해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연결됩니다. 이르쿠츠크~야쿠츠크 간 연방도로에 이어 야쿠츠크~마가단 간 연방도로 건설도 계획돼 있습니다. 또 러시아 서부와 동부를 통과해 아태지역에 수출하는 송유관과 가스관이 사하를 지나갑니다. 모두 8개의 수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그중 하나로 사하에 전력을 공급하고, 나머지 7개로 러시아 극동지역에 전력을 공급한 뒤 남는 것은 수출할 계획입니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면 첨단기술의 발전 가능성도 열릴 것입니다. 연방정부는 야쿠츠크를 나노기술 중심 발전 도시로 선정했습니다. 2020년에는 사하의 지역총생산이 지금의 2.8배로 늘어나고 산업구조도 변해 서비스와 첨단기술 분야의 기여도가 커질 것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차얀다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1994~95년 예비 타당성 조사 이후 사업이 교착 상태인데 앞으로 진전이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사하와 한국의 관계는 95년 2월 니콜라예프 전임 대통령께서 한국을 방문해 정부 간 협력의정서에 서명한 이후 급속히 확대돼 왔습니다. 당시 노력으로 양국 간 교역에서 사하는 한국에 100만t 이상의 석탄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석탄채굴 관련 합작기업 ‘에렐’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각각의 시간은 고유의 색깔을 지닌다’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계획이 다 성공적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지요. 우선 1990년대 러시아의 과도기적 경제 상황과 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발표가 있었잖습니까? 그래서 많은 회사가 좋은 사업계획을 갖고 있으면서도 러시아에 투자할 수 없었습니다. 둘째로는 러시아 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외국자본 참여에 대한 법적인 장애 요인이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계획 실행 단계에서 양측 간 의견 대립 등 주관적인 요인도 있었다고 봅니다.

▶“사하의 산업구조상 가스·석유 등 광물의 채굴산업에 머물러선 안 되고 반드시 가공공장도 들어서야 합니다. 광공업 발전에 역점을 둔다고 해서 농업을 등한시해선 안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 상황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우선 러시아 경제가 강해지고 있고요.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도 생존을 벗어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러시아는 경제규모로 세계 10위권에 진입했습니다. 이제 법도 외국인 투자에 유리하게 바꾸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자원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사하가 추진하는 프로젝트 가치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2005년 푸틴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러시아 간 교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비즈니스 분위기를 돋우는 데 큰 힘이 됩니다. 그전에는 검토 또는 정보 수집 차원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실질적인 실행계획 수립에 직접 참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하자원을 개발하는 데 기술과 자본은 한국이 대고, 자원은 사하공화국이, 노동력은 북한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은 어떨까요? 또 채굴한 광물을 한국으로 수송하는 데 북한을 거친다면 남북한과 사하 3국이 윈윈하는 방식이 될 텐데요. 이렇게 하면 북한에 인건비와 수송비가 떨어짐으로써 남북경협과 러시아와의 유대관계 증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원료는 채굴과 동시에 가공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석탄과 철광석 채굴에 대해 말한다면 채굴과 동시에 제철공장 건설도 검토하는 것입니다. 같은 이치로 가스 수송도 가스 가공과 가스화학 산업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서 최종 가공품이 한국 등에 수출돼야 할 것입니다. 북한을 포함한 3국과의 협력 방안도 맞습니다. 제가 언급한 모든 프로젝트가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는 지적도 맞습니다. 우선 사하공화국은 자체 인력을 고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력 활용도 가능”
전문가 양성을 위해 사하는 두 가지 프로그램을 갖고 있습니다. 첫째는 엔지니어 분야를 중심으로 직업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입니다. 야쿠츠크 국립대학교에 석유학부를 개설하고, 제철공장도 세울 것입니다. 둘째로 중간 계층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특수기술학교를 설립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에너지와 공공 서비스 기술학교가 되겠지요. 우선적으로 사하의 인력을 고용하고, 모자랄 경우 러시아의 다른 지방 인원으로 충원할 것이며, 제3국의 인력은 그 이후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제3국의 하청업체 고용도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는 한국 기업들이 특히 어느 분야에 투자하길 원하십니까?
“한국은 짧은 기간에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고,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큽니다. 이러한 성공은 한국 인력의 우수한 자질과 높은 기술에서 나왔다고 봅니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어 물류의 허브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연자원이 부족하지요. 한국의 기업, 기업인 그리고 정부기관을 보면 자원개발에 직접 투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기업인들의 자세도 변하고 있고요. 지금의 한국 기업인들은 사하에 가공공장을 세우는 데 투자해 가공 또는 반제품을 한국과 이웃 국가에 판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야쿠츠크~인천 직항로가 열린 날 첫 비행기로 한국에 오셨습니다. 직항로 개설로 한국인들의 사하 관광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입니다. 어떤 관광 진흥책을 갖고 계십니까?
“사하를 찾는 관광객은 한 해에 약 1만 명입니다. 아직까진 적은 편입니다. 관광객을 늘리기 위한 계획이 있습니다. 경제 및 문화 교류 활성화와 수송로 개발, 즉 정기항로 개설이 관광 진흥에 기여할 것입니다. 한국도 물론 관광객을 유치할 다양한 소재가 있습니다만 사하는 모든 것이 극한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서 한국인들에게 더욱 매력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하는 근면하고 성실한 한국 민족의 특성을 높이 평가합니다. 한국 민족은 전통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러시아 양국 간 여러 세기의 협력 관계는 우호적이었고, 이것이 다양한 분야에서의 발전을 더욱 촉진할 것으로 믿습니다. 내년 6월에 사하에 한번 오세요. 6월 22일 야쿠츠크에서 아시아 청소년들을 위한 ‘Youth Game’이 열립니다.”


사하는 어떤 나라


땅만 파면 금·주석·다이아몬드 쏟아져
24일 사하공화국 투자설명회장에서 민속예술단 굴룬(Gulun)이 공연을 펼쳤다. 사하 고유의 민속의상 차림에 도자기를 든 남녀가 함께 어울려 전통음악에 맞춰 발을 구르며 춤을 추다 무대를 내려갔다. 이어서 털옷으로 갈아입은 남녀 네 쌍이 북과 장구 중간 형태의 타악기를 두드리며 그 장단에 맞춰 소리를 지르며 춤을 추었다. 얼굴색이나 표정, 악기, 음악이 어디선가 보고 들은 듯한 느낌을 준다. 사하(야쿠티야)에 고려인들이 살고 있어서인가? 고려인들의 러시아 이주는 1860년대 말 조선의 흉작과 기근 때문이었다. 일본의 식민 지배가 시작되면서 조선 농민들의 러시아 이주는 더욱 늘어났다. 고려인 이주민들은 농업과 채소 재배가 가능한 야쿠티야 레나강 유역에 정착했다. 토지를 받지 못한 한인들은 금광에서 일하며 근면과 정직함을 인정받았다. 세월이 흘러 야쿠티야에는 1800여 명의 고려인 2세, 3세가 살고 있다. 1989년 고려인협회를 설립하는 등 야쿠티야의 고려인들은 민족의 독자성을 회복해 가고 있다. 러시아연방 21개 자치공화국 중 하나인 사하는 여러 면에서 독특한 지역이다. 춥고 긴 겨울에는 기온이 영하 70도까지 내려간다. 짧은 여름에는 거의 열대와 같은 더위가 찾아온다. 남한 면적의 31배나 되는 드넓은 땅에 인구 95만 명이 살고 있으니 인구밀도는 3km2당 1명밖에 안 된다. 거대한 매머드 무덤이 발견되는가 하면 시베리아 백조 등 250여 종의 철새들이 모였다가 흩어진다. 그만큼 청정지역과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미답지(30%)가 많은 반면 철도·도로 등 사회간접시설은 취약하다. 100종이 넘는 광물자원이 묻혀 있으며, 특히 전 세계 매장량의 20%(최상급으론 50%)를 자랑하는 다이아몬드 공화국이다. 무려 1500곳이 넘는 지하자원 매장지가 탐사되었다. 그중 700곳이 사금과 금맥, 60곳이 주석, 40곳이 다이아몬드, 또 다른 40곳은 석탄 매장지이고 30곳이 석유 가스 및 다른 자원 매장지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하는 ‘기회의 땅’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양국 관계는 1992년 9월 당시 진념 동력자원부 장관을 대표로 하는 한국 정부 대표단이 야쿠츠크를 방문하면서 급진전됐다. 여기서 야쿠츠크시 치얀다 가스전 공동 개발에 합의했다. 양국 간 교역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01년 1100만 달러에서 2005년 92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시베리아 동토의 땅 사하에도 개발 붐이 한창이다. 러시아 전체에 이는 오일 머니 훈풍이 이곳에도 미친다. 사하공화국 정부는 남야쿠치야를 3개의 클러스터로 묶어 산업 발전과 함께 인프라를 구축하는 개발계획을 추진 중이다. 우라늄 광산지를 중심으로 한 원자력(발전) 클러스터, 석탄광을 중심으로 한 석탄·금속제련 클러스터, 석유화학제품과 미네랄 비료 등을 생산하는 화학산업 클러스터가 그것이다. 슈티로프 사하 대통령은 “모든 프로젝트마다 투자규모에 맞춘 회수기간을 두는 등 사업의 타당성과 함께 효율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사하-한국학교 초대 교장을 지낸 김행근 한국-사하친선협회 이사는 “다른 나라에서 사업할 때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큰 원칙이 세제”라면서 사하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이 최근 바뀌고 있는 시스템과 제도의 의미를 잘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는 특유의 수출세가 있어요. 광물이나 원목 등 원자재를 그대로 나라 밖으로 가져가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서죠. 원목 수출에 대한 세율의 경우 지난해 10%에서 올해 20%로 높아졌지요. 이것은 바로 원목 그대로 수출하지 말고 목재가공 공장을 지어 현지인들을 고용하라는 정부의 암시입니다. 기업인들이 이런 점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앞으로 사하에 투자하려면 현지에서 반제품이나 완전 가공품을 만드는 쪽으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기업들 사하 선점 경쟁


LG상사는 석탄·우라늄광 공동개발
좀처럼 회사 밖 행사에 나서지 않는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24일 사하공화국 투자설명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구 부회장은 “LG상사가 사하에 투자한 최초의 외국기업”임을 밝힌 뒤 “LG상사는 남야쿠치야 종합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설립되는 남야쿠치아 개발법인에 대한 지분 참여를 통해 한국 측 대표 창구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투자설명회에는 에너지·광물자원 개발업체를 비롯해 플랜트 건설, 보석가공, 관광업체 등을 중심으로 25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전력 및 4개 발전사, KOTRA, 포스코, 포스코건설, 현대제철, 수출입은행, 우림건설, 대성산업, 한국가스공사, STX에너지, 한국석유공사, 경동 등 많은 기업 관계자들이 사하공화국 투자유치단과 상담을 했다. 사하에 가장 오래 공을 들여온 기업은 LG상사다. LG상사는 1994년 에렐 유연탄광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그 이후 에렐과 인근 야쿠트우골 등 두 곳 광산에서 생산되는 유연탄을 보스토치니항을 통해 선박으로 연간 100만t을 국내에 들여오고 있다. 에렐탄광에선 165만 달러를 투자해 370만 달러를 회수함으로써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구본준 LG상사 부회장과 슈티로프 대통령은 22일 서울 여의도 LG 본사에서 남야쿠치야 종합개발 프로젝트 추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G상사는 이 프로젝트에 직접투자하는 것은 물론 다른 국내 관련 기업과 기관의 참여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LG상사는 이날 직접투자의 일환으로 2억 달러 규모의 이나글린스카야 석탄광과 20억 달러 규모의 엘콘스키 우라늄광 개발 사업에 사하공화국과 공동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LG상사는 내년 5월까지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자금을 조달한 뒤 이나글린스카야 광산 개발에 들어가 2010년부터 연 200만t 규모의 유연탄을 생산, 한국에서 고품질 제철용 유연탄으로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엘콘스키 프로젝트도 내년에 개발을 시작해 2011년부터 본격 생산(연 5000t 생산 목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하에 진출해 현지 기업과 함께 사업을 진행 중인 기업들도 있다. 중견 건설업체 이연건설(대표 이대수)은 현지 국영 다이아몬드 회사인 니즈니렌스키와 함께 수도 야쿠츠크에서 아파트 건설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1차로 54가구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사하 측 파트너와 지난 7월 MOU를 맺었고, 8월에 니즈니렌스키 블라디미르 사장 등이 한국에 와서 이연건설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회사 측은 “자본은 니즈니렌스키가 대고 시공을 이연이 맡는다”며 “현지 기후를 감안해 온돌 방식으로 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소재 파이프 제조업체인 ㈜헤스페라(대표 허기수)도 사하에 한국문화원 건립과 함께 아파트 건설 준비를 하고 있다. 헤스페라는 내년 5월 중 야쿠츠크에서 한국문화원 착공식을 할 예정이다. 한국문화원은 대지 400평에 연건평 2400평 규모의 지상 6층 건물로 세미나실과 한국식 레스토랑, 찜질방, 게스트하우스 등을 갖춘다. 이 회사는 또 야쿠츠크 시내에 확보한 부지에 아파트 300여 가구를 공급하기 위해 내년 4월 착공식을 갖는다. 허기수 회장은 “야쿠츠크 한국문화원은 양국 간 경제 정보와 문화·인적 교류의 창구가 될 것”이라며 “국토가 좁고 인구가 많은 한국으로선 미국의 서부시대 개척지와 같은 사하가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줄 자원의 보고이자 기회의 땅” 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포스코건설은 시멘트 공장 건설사업을 추진 중이다. 많은 국내 기업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사하공화국 자원 개발의 핵심은 야쿠츠크 서부 차얀다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다. 총 173억 달러가 들어가는 가스전 개발과 천연가스 배관건설 사업으로 우리나라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LG상사 등 14개사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러시아 컨소시엄 및 사하 컨소시엄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92년 11월 한국·러시아 양국 정상 간 공동성명으로 개발에 합의했으며, 94년 양국이 각각 1000만 달러씩 투자해 예비 타당성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그 결과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나와 사업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런데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하는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데다 러시아 정부가 동부 가스개발 계획(UGSS)을 확정한 뒤 재평가를 받고 있다.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이 이번에 슈티로프 대통령과 만나 적극적인 재검토를 요청했다. 이기수 기획위원·leek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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