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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재건축 상가가 뜬다

재래시장 재건축 상가가 뜬다

상가에 투자하려고 관심을 가져본 투자자라면 근린상가, 단지 내 상가, 주상복합상가, 테마상가, 리모델링상가, 상가주택 같은 여러 유형의 상품을 한 번쯤 들었을 것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요즘 뜨는 상가를 묻는 이들이 꽤나 많다. 하지만 실상 상가는 개별적 장단점과 특성이 다 다르다. 이 때문에 어떤 상가 상품이 굉장한 투자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다. 그러나 투자시장을 좀 더 많이 이해하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을 갖춘다면 저평가되어 있는 상품을 발굴해낼 수도 있다. 요즘 깔끔하고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커지고, 대형 마트가 보편화되면서 재래시장의 매출은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재래 상가들이 많은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것도 요즘의 현실이다. 그러나 아파트 시장에서 낡고 노후한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가격상승을 주도하면서 주목 받듯이, 재래시장 재건축사업도 각광을 받고 있다. 오래된 부동산에 숨겨진 내재가치를 이해한다면 상가투자 시장에서도 의외의 좋은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정부지원과 육성책은 무엇인가 경쟁력을 상실한 재래시장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는 재래시장 시설개선 및 경영 현대화 사업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상권 회복이 가능한 시장에는 시장특성에 맞는 육성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시설개선 정도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재래시장 정비사업을 통해 재개발, 재건축 사업까지 하고 있다. 재래시장 재개발, 재건축 사업은 건축물 노후화로 안전에 결함이 생겼거나, 경쟁력을 상실한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시장 정비사업 시행구역으로 선정되면 건물의 용적률, 건폐율, 건축물 높이제한 등에 특례가 주어지게 된다. 사업시행자가 시장정비사업에 직접 사용하기 위해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취득, 등록, 재산세 및 종합토지세가 감면되는 혜택도 주어진다. 개발 업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이 짭짤해서 개발환경이 무르익어가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에 따라 사업 시행구역 내 재래시장은 일반 주거지역의 경우 용적률 400% 이하를 적용 받고,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경우 최고 500%도 받을 수 있다.

◇어떤 내재가치 가졌나 기존 재래시장은 오랫동안 구도심 상권에서 유동인구 유입이 원활하게 이뤄지던 곳이다. 과거에는 지역에서 최고의 영화를 누릴 만큼 입지가 탁월한 곳들이다. 구도심 상권 내에서는 수월하게 개발 가능한 나대지들이 고갈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입지 환경이 뒷받침되면서도 개발 가능한 여건을 갖추고 있는 재래시장의 희소가치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설 낙후와 이용상의 불편 때문에 지금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지만 재개발, 재건축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곳은 얘기가 달라진다. 소비자들의 접근성과 상권의 조기활성화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사업성이 몰라보게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는 상가들은 신규 공급에 따른 상권 형성기까지,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걸려야 본래의 자리를 찾을 수 있다. 신규 택지개발지구의 상권 형성이 더딘 이유는, 무엇보다 유동인구 증가와 생활 안정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많아서다. 반면 구도심 상권은 주변의 배후 소비 인구를 이미 갖추고 있어 상권 형성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다. 신규 택지개발지구 상권은 중장기적으로 성장가치가 우수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상권 형성이 미흡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공실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수익을 얻기는커녕 관리비 부담만 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반면 재래시장 상가는 재건축 과정 중 임대수입 감소만 있을 뿐이다. 기존 임차인과의 임대차 관계를 유지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투자기간 동안 최소한 공실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구도심과 신규 택지의 양대 상가공급 시장의 장점들을 모두 취할 수 있는 게 바로 재래시장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상가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어디서 얼만큼 진행 중인가 상가뉴스레이다(www.sangganews.com) 조사에 따르면 현재 재래시장 정비사업은 서울에서만 50여 건이 추진 중이다. 성북구의 재래시장 새석관시장이 현대화된 15층의 복합형 상가 건물로 탈바꿈한다. 이 시장은 대지면적 2699㎡ 위에 용적률 490.22%, 지하 4층~지상 15층의 연면적 1만9401㎡ 규모의 복합형 상가로 개발된다. 71년 5월에 건립돼 88년 6월 말 재래시장으로 등록된 새석관시장은 36년이 지난 건물이라 시장 여건이 열악하고 환경이 낙후돼 상권을 상실했다. 특히 시설 노후화와 안전 위험성으로 시장 경쟁력을 잃어 현대화된 시장으로 탈바꿈하는 게 시급한 실정이다. 보문시장은 2008년 7월 완공을 목표로 4234㎡ 대지 위에 지하 4층~지상 15층, 연면적 3만3043㎡의 주상복합건물로 개발된다. 건물은 판매시설 4000여㎡, 주거시설 1만9000여㎡, 기타시설 9600여㎡다. 흥인시장, 덕운시장은 동대문 중부상권시장 재건축 계획에 따라 판매시설(쇼핑몰)과 업무시설(오피스텔)이 결합된 쇼핑몰로 개발된다. 지하 7층~지상 18층 규모의 건물로 지하 2층부터 지상 8층까지는 복합 쇼핑몰 매장이 들어서고, 지상 9~18층은 오피스텔로 꾸며진다. 쇼핑몰의 층별 매장 구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기존의 쇼핑몰과 차별화할 예정이다. 흑석시장은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지하 5층~지상 20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로 개발된다. 아파트 154가구는 이미 분양이 완료됐으며 상업시설 부분은 조합원 총회를 거쳐 일반분양을 논의 중이다.

◇단점이나 위험성은 없나 재건축을 통해 개발이익을 추구하다 보니 고밀도 시설로 개발되는 것이 특징. 상층부에 대해서는 주거 시설물을 입점시키는 주상복합 형태로 개발계획 중인 곳이 많다. 광역상권에 자리한 매머드급 시장의 경우에는 테마쇼핑몰 형태로 공급되는 상가들도 있다. 시장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조심해야 할 점은 무엇보다도 사업일정이다. 이해관계자가 많다 보니 의견 조정에 걸리는 시간이 길다. 조합원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조합원 간 이해관계 조절이 쉽지 않아 자칫 사업일정이 예정보다 장기화되거나 표류될 위험성도 있다. 조합원 공급 분을 추첨제로 할 경우 로드 점포가 아닌 내부 점포로 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단점에 속한다. 상권입지로 적합하지 않은 곳에 들어선 상가건물도 있다. 해당 입지조건에 대한 체크와 함께 사업장의 사업 완숙도도 확인해야 한다. 조합원 간의 이견이나 잡음이 없는 개발현장에 관심을 갖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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