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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의 투자 내공 쌓기] 영화 대박, 투자수익 대박 아니다

[김현우의 투자 내공 쌓기] 영화 대박, 투자수익 대박 아니다

한 폭력조직 두목이 다른 조직폭력배와의 싸움에서 그만 등에 칼을 맞았다. 그 부하들은 재빨리 자기 두목을 업고 병원 응급실로 뛰어갔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의사에게 윽박질렀다. “우리 두목 다 죽게 생겼는데, 당장 살려내.” 그 두목의 상태를 본 의사는 “등이 약간 베인 것뿐이니 간단하게 꿰매기만 하면 됩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하고는 두목을 데리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몇 시간이 흘렀다. 반나절이 지나자 부하들은 도저히 못 참고 수술실 문을 박차고 뛰어 들어갔다. “야, 이 ××야! 간단한 수술이랬잖아!” 그러자 의사가 실과 바늘을 집어 던지며 말했다. “에이, 그럼 네가 용 그림 맞춰서 꿰매봐!” 왜 조폭들은 용 문신을 할까? 아마도 뭔가 좋은 것의 상징일 것이다. 조폭들이 괴물을 문신으로 한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영화판에서는 좀 다르다. 괴물을 소재로 한 영화는 꽤 많고 투자수익도 괜찮은 반면 용을 소재로 한 영화는 그렇지 못한 편이다. 영화 ‘괴물’은 돈을 벌었고 용을 소재로 한 영화 ‘디워’는 돈을 벌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주식투자, 벤처투자, 영화에 대한 투자는 수익배분 방식이 많이 다르다. 영화 ‘괴물’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자. 이 영화는 약 1300만 명의 관객이 들었다. 제작비는 총 150억원이었다. 영화관람료가 서울과 지방이 다르고 시간대별로 차이가 있으나 약 6000원으로 잡으면 ‘1300만 명×6000원=780억원’이 극장에서의 수익이다. 이것을 극장과 영화사가 5대 5 비율로 나눈다. 그러면 ‘괴물’의 제작사는 390억원을 받게 된다. 이 중 10%를 배급수수료로 배급사에 주고 총제작비의 2%를 제작관리 수수료로 지급하면 약 318억원을 손에 쥔다. 여기서 투자자에게 원금 150억원을 우선 돌려주고 나면 168억원이 남는다. 이것을 투자자와 영화제작사가 6대 4 비율로 나눈다. 이 비율은 상황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보통은 이렇다. 돈은 투자자가 다 냈다 하더라도 투자수익에 대한 배당지분은 60%인 것이다. 이 60%에 해당하는 수익을 투자금액 비율에 따라 나눠 갖는다. 영화제작사는 영화를 초기부터 발굴하고 모든 제작을 진행한 대가로 40%의 배당지분을 가져간다. 위의 168억원을 6대 4로 나누면 투자자는 약 101억원을 가져가고 영화제작사는 약 67억원을 챙기게 된다. 투자자의 투자수익률은 약 70% 수준이 된다. 물론 이 밖에 해외판매수익과 비디오, DVD 판권 등이 더 있다. 그러나 국내시장의 상황에서는 이러한 부가수입은 극장 수입에 비해 미미한 편이다. 이러한 수익은 시간을 두고 발생하며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5%에서 10% 정도를 추가로 기대해 볼 수 있다. 실제로는 제작비 인식을 순제작비 방식으로 하느냐, 아니면 영화제작 후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까지 고려하는 총제작비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제작사나 배급사와의 계약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대략은 이러한 방식에서 큰 차이가 없다. 한국 최고의 흥행성적을 거둔 영화의 수익률이 이 정도라면 다소 기대 이하일 수도 있다. 투자에 대한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리스크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영화 대박이 투자수익 대박’이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 ‘디워’ 또한 이러한 계산식에 대입해 보면 아주 쉽게 그 손익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많은 관객이 들었지만 손실이다. 왜 그럴까? 정답은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미국 영화는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지만 한국 영화는 아직까지 인구 5000만 명의 시장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상승하는 제작비를 고려할 때 큰 투자수익률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결국 한국 영화와 투자자의 나아갈 방향은 글로벌화(Globalization)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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