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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발로 뛰는 종합 금융회사로 변신”

[INTERVIEW] “발로 뛰는 종합 금융회사로 변신”

▶1950년 生, 고려대 경영학과, 76년 현대건설 입사, 86년 현대해상 차장 94년 영업기획 담당 이사 2007년 2월부터 현대해상화재보험 대표

현대해상화재보험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11월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있는 현대해상 본사에서 만난 이철영(58) 대표는 “자산운용사부터 투자은행 기능까지 갖춘 종합 금융회사로 가겠다”고 설명했다.
11월 16일 현재 현대해상의 주가는 지난 1월보다 80% 가까이 오른 2만3,000원대를 달리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현대해상을 반년 넘게 추천 종목 리스트에 올려 놓고 있다. 현대해상이 이렇게 호평 받는 이유는 국내 보험사 가운데 가장 발 빠르게 변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인 현대해상투자자문을 자산운용사로 전환하고 있으며, 미국·중국·일본·베트남에 진출해 해외 영업망을 확충하고 있다. 국내 영업망도 대폭 강화하고 직원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런 변신 노력은 실적으로 연결됐다. 지난 10월 29일 발표한 2007 회계연도 상반기(4~9월) 경영 실적을 보면 올해 매출액은 2조3,9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올렸던 2조31억원에 비해 19.8%가 늘어났다. 지난해 상반기 80억원에 불과했던 순이익은 10배 넘게 늘어난 830억원을 기록했다. 15.3%였던 시장점유율도 15.8%로 0.5%포인트 상승했다. 이철영 대표는 “보험 업계에서 점유율 0.5% 포인트를 올리려면 피눈물 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마침 운까지 따라 순이익이 대폭 늘어났다”고 말했다.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한 관리자산이 주식 호황으로 큰 이익을 올린데다 10년 전에 판매했던 고금리 보험상품 만기가 끝나 실적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현대해상 기획실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내년 3월에 1년 결산을 끝내면 화끈한 보너스 잔치가 벌어질 거란 소문이 돌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 대표는 “오랫동안 성장이 멈춰 있던 회사였지만 임직원 3,000명이 모두 열심히 노력해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기세를 몰아 내년에는 더욱 좋은 실적을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말처럼 지난 5년간 현대해상에서는 새로운 성장의 기미를 좀체 찾아 보기 어려웠다. “2002년 412억원을 올렸던 순이익은 2004년 680억원으로 늘어나는 듯했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421억원으로 떨어지면서 5년째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었습니다. 매출과 시장점유율도 마찬가지였죠. 변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판단해 직원들의 의식도 바꾸고 공격적인 영업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그랬더니 올 상반기부터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취임하자마자 계산기를 직접 두드려 가며 기존 투자 방향과 실적 등을 점검했다. 이에 따라 매출에 직접 도움이 되지 않는 불요불급한 투자는 대폭 줄였다. 대신 영업망을 대폭 확대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보험시장에서 보험사 간 상품 내용과 가격이 별반 다르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물며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놔도 1주일쯤 지나면 다른 회사가 똑같이 베껴 내놓는다. 이 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보험사 간 경쟁은 고객이 느끼는 체감 서비스에서 승패가 갈린다고 말한다. 사고 현장에 보험사 직원이 얼마나 빨리 도착해 고객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지 여부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그는 “은행이나 증권사 직원과 달리 보험사 직원은 여기저기 뛰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금융계에서 보험이 굴뚝 산업이라고 불리는 모양”이라며 웃었다. 현대해상은 해외에도 적극 진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베이징(北京)에 ‘현대재산보험 중국유한공사’를 세웠다. 외국 단독 법인으로는 첫 사례였다. 베트남에서도 지난해부터 현지 보험사인 바오 비엣(Bao Viet)과 협력해 현지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인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직원을 파견해 시장 정보를 모으고 있다”며 “일단 아시아 중심으로 활동 무대를 꾸준히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국내외에서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실적도 좋아지자 회사 분위기도 한층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첫 단추를 끼운 느낌”이라며 “아직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이 대표는 2009년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으로 금융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금융산업은 은행·증권·보험 등으로 고유 영역이 나뉘어져 있지만,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이런 전통적 의미의 구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보험회사를 만들 수 있다. 금융지주회사로 조직을 바꿔가고 있는 국민은행은 2~3년 안에 손해보험업계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도 보험회사를 설립하고 있는 등 업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팔짱만 끼고 바라만 볼 이 대표가 아니다. 그는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창구를 볼 수 있듯, 현대해상에서도 보험이 아닌 다른 금융사업을 다각도로 벌여 고객이 원스톱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해상의 계열사인 현대해상투자자문을 자산운용사로 전환하고 있다. 이미 금융당국에서 예비허가를 받았고 본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허가를 받으면 현대해상에서도 펀드를 포함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그는 앞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현대해상의 미래는 밝다고 자신한다. “보험사는 경쟁력이 있습니다. 고객이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했던 은행이나 증권사와 다릅니다. 현대해상에는 적극적으로 고객을 찾아 돌아다닌 3,000명의 직원과 2만 명의 관계사 직원이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새롭게 변하는 금융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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