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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계에는 깨지지 않는 불문율이 하나 있다. 지방정부를 두 번 이상 거치지 않은 지도자는 중앙정부의 핵심 포스트에 오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지금 중국의 지방정부에서 승천의 꿈을 안고 뛰고 있는 잠룡들은 누구일까? 중국은 지난달 말 지방정부의 당서기, 성장, 부성장 등 200여 명 규모의 성급 지도자 인선을 모두 끝냈다. 이 중 왕러취안(王樂泉·64), 류치(劉淇·66), 왕양(汪洋·53), 장가오리(張高麗·62), 위정성(兪正聲·63), 보시라이(薄熙來·59) 등 여섯 명은 당 중앙정치국 위원직을 맡고 있다. 중앙에 교두보를 두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 중 왕양 광둥(廣東)성 당서기가 가장 앞서가는 인물로 꼽힌다. 부총리 승진을 앞둔 장더장이 떠난 자리를 채웠다. 왕양은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같은 안후이(安徽)성 출신으로 공청단 안후이 선전부장을 거쳐 1993년 38세로 안후이성 부성장에 올랐다. ‘안후이방(안후이 출신 그룹)’이자 ‘퇀파이(공청단 출신 그룹)’로 후 주석의 골수 직계인 셈이다. 왕양은 광둥에 후 주석의 정치경제 노선인 ‘과학발전관’을 이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내실이 있으면서도 빠른 성장을 뜻하는 ‘유하오유콰이(又好又快)’ 발전 모델을 강조하고 있다. 상무부 부장에서 충칭시 당서기로 자리를 옮긴 보시라이도 주목해야 할 지방지도자다. 그는 혁명원로 보이보(薄一波·1908~2007)의 둘째아들로 태자당의 대표 주자다. 다롄(大連)시장 시절 정치적 업적을 쌓은 그는 다롄을 ‘북방의 홍콩’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다. 보시라이는 축구, 의상박람회와 함께 ‘다롄 삼보(三寶)’로 불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보시라이가 충칭권 경제발전을 앞당긴다면 5년 후 중난하이 진입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장가오리 톈진(天津)시 서기는 지난해 초만 해도 차기 주석으로 거론되는 시진핑과 경쟁하던 사이였다. 그러나 연령이 높아 뜻을 꺾어야 했다. 하지만 장가오리의 정치적 열망은 꺾이지 않았다. 그는 2010년까지 빈하이(濱海) 특구에만 5000억 위안(약 60조원)을 투자해 톈진을 제2의 푸둥으로 육성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선전시를 하이테크 신도시로 변모시킨 그는 개혁개방의 살아 있는 전설로 꼽히고 있다. 위정성 상하이시 서기는 저장(浙江)성 출신으로 초대 톈진시장을 지낸 위치웨이(兪啓威)와 베이징 부시장을 역임한 판진(范瑾) 사이에서 태어난 태자당의 또 다른 선두 주자다. 상하이 간부들의 부패 비리척결과 경제건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단행된 지방정부 인선에는 몇 가지 특징이 엿보인다. 첫째 ‘60후(後) 세대’라 불리는 40대 젊은 피의 약진이다.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 주석 누얼 바이커리(47), 후난(湖南)성장 저우창(48) 등이 40대의 잠룡이다. 징더전(景德鎭)시 부시장 시절 관광을 진흥시킨 업적을 인정받은 셰루(謝茹·여·39)는 장시(江西)성 부성장에 전국 최연소 나이로 발탁됐다. 둘째 ‘동학서점(東學西漸·동부에서 배워 서쪽으로 이동한다)’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다롄·랴오닝성에서 충칭시에 입성한 보시라이, 후난성 창사(長沙)시 서기 출신의 친광룽(秦光榮·57) 윈난(雲南)성장, 원저우(溫州)시 서기를 역임한 장쥐펑(蔣巨峰·59) 쓰촨(四川)성장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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