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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이야기] 성공한 남성의 럭셔리 정장

[명품 이야기] 성공한 남성의 럭셔리 정장

세계 최고급 클래식 브랜드 중 하나인 스테파노 리치가 국내에 들어온다. 브랜드 철학은 ‘최상의 품질을 위해 가격과 타협하지 않는다’다.
국내 명품 시장이 날로 성장함에 따라 남성복 시장에도 새로운 브랜드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가을 키톤(KITON)과 올해 봄 꼬르네리아니(CORNELIANI)에 이어 최고급 남성 정장을 대표하는 스테파노 리치(STEFANO RICCI)도 한국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다. 4월 서울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자리를 잡으면서 공식 진출하는 것. 일반적으로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품과 달리 스테파노 리치는 이제 갓 35세를 넘긴 신생 브랜드다. 1972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출발한 뒤 최고급 원단과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면서 짧은 기간에 명품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미국의 뉴욕과 베버리힐스, 유럽의 파리·몬테카를로·코스타 스메랄다·모스크바, 아시아의 상하이(上海)·베이징(北京)·항저우(杭州)·시안(西安)·청두(成都) 등에 모두 1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고급 원단과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니 완성품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가장 저렴한 정장 한 벌이 530만원, 셔츠가 110만원이다. 주요 고객층은 성공한 30대 후반부터 50대 남성이다. 스테파노 리치의 화려한 멋이 가장 잘 드러나는 제품은 커프스 라인. 다양한 액세서리로 꾸미는 여성과 달리 남성 치장의 미덕은 절제에 있다. 스테파노 리치는 이런 점을 잘 파악해 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했다. 국내에 들어오는 스테파노 리치의 커프스 링크 제품 가격은 980만~1500만원이며 모두 보석이 세팅됐다. 스테파노 리치의 원단 선정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탈리아 최고 장인들이 실크 캐시미어를 비롯한 최상급 이집트면사 등 고품격 럭셔리 패브릭을 사용해 최상의 가치와 멋을 창조하고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원단은 150수다. 150수 원단이란 원사 1g에서 150m 길이를 뽑아냈다는 뜻이다. 천연섬유 원단은 보통 원사 1g에서 120m 길이를 뽑아 120수다. 스테파노 리치 관계자는 “조르조 아르마니, 구찌 등 명품 회사가 아닌 명품 브랜드의 기본 원단도 120수 100% 순모”라며 “수가 높을수록 가벼운데, ‘깃털처럼 가벼운 옷’이란 말을 들으려면 적어도 150수는 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까다롭게 선정된 재료는 100% 수작업을 거쳐 한 벌의 명품 양복으로 완성된다. 150수 이상의 최고급 원단으로 제작하는 남성 정장은 한 벌을 만드는 데 24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스테파노 리치는 수요가 점점 늘자 젊은 제작인력을 전문적으로 양성하기 시작했다. 스테파노 리치 양성학교에서 3년 동안 강도 높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양복 생산라인에 바로 투입된다. 이들의 손끝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어깨 라인과 자개 단추, 실크 파이핑 등 섬세한 세부장식은 스테파노 리치가 고집하는 스타일이다. 스테파노 리치 브랜드를 만든 창업자 스테파노 리치 회장은 전통적으로 건축가, 화가 등이 많았던 피렌체 지역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피렌체 교회나 건물 등의 디자인을 통해 균형감각과 색상의 조화를 배운 그는 21세 때 메디치 가문의 도안에서 영감을 받아 넥타이를 처음 디자인했다. 그 후 이탈리아 실크로 유명한 코모 지역으로 거처를 옮겨 주방 인테리어와 수공예 관련 회사에서 일했다. 이 무렵 고대 직조기법에 매료된 그는 사람의 손끝에서 옷감이 짜이는 과정을 보면서 수작업 남성복 사업을 구상했다고 한다. 창업자가 이탈리아 문화와 옷 제작 방식에서 영향을 받아 설립한 회사이다 보니 모든 제조 공정을 이탈리아에서 진행한다. 회사의 ‘더 고급스러우면서 독특하게(More Luxury & Unique)’란 철학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스테파노 리치 회장은 한 패션 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상품의 높은 질을 유지하려면 이탈리아를 떠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적 있다. 고가 브랜드이기 때문에 스테파노 리치는 매장을 쉽게 확대하지 않는다. 스테파노 리치를 수입하는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유럽, 미국 등에서 최상위 고객을 대상으로만 매장을 운영하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자 인근의 새로운 시장인 한국에도 진출한 것”이라며 “국내에는 주로 기성복 위주로 판매할 계획이지만 고객이 주문을 원하면 향후에 이를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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