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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어디로 갈까?

한국 경제 어디로 갈까?

유가 200달러 시나리오를 예측해 보는 일은 비산유국인 한국으로선 악몽이나 다름없다. 에너지 과소비형 산업구조여서 더욱 그렇다. 지난해 말까지 견실하게 성장해온 한국 경제는 올 들어 유가가 40%나 뛰어 배럴당 130달러에 달하자 물가상승, 교역조건 악화, 성장 둔화 등 갖가지 부정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수출주도형 성장엔 이미 브레이크가 걸렸다. 올 1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51억 달러에 이르면서 연간 3%대 안팎의 성장률이 점쳐진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지훈 박사는 자체 개발한 ‘거시계량 모형’을 이용해 최근 유가 200달러 시대의 경제 지표를 산출해 냈다. 그 결과 연평균 유가가 200달러에 이르면 경제성장률은 예상치보다 5%포인트 주저앉고, 물가는 3.2%포인트 오르게 된다. 한국은행이 예측한 올해 경제성장률 4.7%에 대입해 보면 연간 마이너스 0.3%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는 말이다. 물가상승률 역시 한국은행의 상한선 3.5%에다 3.2%가 더해지면 6.7%까지 치솟게 된다. 6월 현재 소비자 물가가 벌써 5%에 다가선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상승률은 7%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예상이다. 연평균 200달러 유가 체제에선 경상수지 적자액도 200억 달러가 추가로 늘게 될 것으로 이 박사는 예측했다. “거의 패닉이나 공황 수준에 이르게 된다고 보면 된다. 고소득층은 제한적인 영향을 받겠지만 중산층 이하에서 받을 충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저소득층은 벌써부터 큰 타격을 받지만 200달러 유가시대엔 중산층들도 견디기 힘든 상황에 놓인다. 중산층이 희망을 잃게 된다면 사회 불안 심리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경제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유가 200달러 시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업종별로 진단해 봤다.

한국 경제 어떻게 버텨낼까?

“속도에 달렸다. 고통스럽지만 대처 가능하다”


유가 200달러가 현실화되면…
“경상수지 적자액이 200억 달러 더 늘어난다. 중산층 이하가 받을 충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지훈 삼성경제연구소 박사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지 않는다면 200달러까지 간다 해도 원화를 5% 정도 절상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임지원 JP모건 체이스 이코노미스트


“정부가 적극 개입하지 않으면 IMF 외환위기가 재현될 수도 있다. 환율은 유가 상승의 소화기도 되고 성냥불도 된다.”

최호상 신한은행 FSB연구소 이코노미스트


“거의 모든 어업 업종이 적자에 허덕이게 된다. 어선 어업은 1, 2차 산업 중 연료비 비중이 가장 높다.”

황기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박사


“200달러 시대는 유통의 양극화를 가져온다.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보다 재래시장이 직격탄을 맞는다.”

서정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직장이 몰린 도심이 주거지로 각광 받는 대신 외곽의 베드타운은 경쟁력이 떨어진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 연구소장

JP모건 체이스의 임지원 이코노미스트는 “150달러까진 유가가 쉽게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가격대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임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오일쇼크는 유가 상승 속도가 가팔라 몇 달 안에 갑절로 불어날 때 기승을 부렸던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만약 6개월 안에 유가가 200달러까지 오른다면 70, 80년대식 오일쇼크를 겪게 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진다면 충격이 과거만큼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단 정부가 환율과 세제 조정을 통해 유가에 효과적으로 개입한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일이다. “유가가 200달러에 달한다 해도 원화를 5% 정도 절상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시각이다. 한국은 높은 외환보유액에 재정도 건실해 환율과 유류세 등을 낮춰 충격을 흡수할 여지가 넓다고 본다. 오석태 한국시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오일쇼크 땐 인플레이션이 1~2년 가다 말았지만 지금은 전 세계가 구조적 인플레이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석유경제 구조에서는 기름 값이 아무리 올라도 사용하지 않을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200달러 시대에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고통스러운 조정과정을 거치겠지만 경제가 멈춰서는 일은 없다”고 그는 믿는다. “달러를 쓸어 담고 있는 산유국에다 물건을 얼마만큼 파느냐가 중요하다. 그 일은 한국이 경쟁력이 있다.” 물가가 올라 내수 위축이 예상되지만 수출이 잘된다면 전체 소득을 적정선에서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가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지 않는다면 1998년 IMF 외환위기와 비슷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최호상 신한은행 FSB연구소 이코노미스트가 경고했다. 유가가 폭등하면 물가가 오르게 마련이고 자연스럽게 금리도 뛴다. 저소득층이나 중산층의 소득은 물가상승 분만큼 오르지 않는데 고소득층의 금융소득은 금리 인상으로 더 늘어나게 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국 정부가 충분히 비축한 달러를 풀어 환율만 끌어내리면 200달러 시대에도 충격을 상당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 외환위기 때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그가 말했다. “환율이 유가상승의 소화기도 될 수 있고 성냥불이 될 수 있다.”

농·수산업 손발 묶이나?

“기름 값 무서워 손 놓을 수밖에 없다” 치솟는 고유가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가뜩이나 뒤숭숭한 농어촌에 암담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농약, 비료, 농기계 가동, 운송비 등 농산물 재배에서부터 수송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산요소가 유가에 연동돼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와 공급의 법칙에 좌우되는 가격은 소비가 늘지 않으면 오를 리 없다. 외국의 값싼 농산물이 밀려들면 결국 증가한 생산비는 농어민이 고스란히 뒤집어써야 한다. “시장이 개방되고 유가마저 200달러로 뛰어 생산비가 오르면 농사를 포기하는 사람이 줄을 잇게 된다”고 농촌경제연구원의 고유가 대책 TF팀장인 김경률 박사가 말했다. 그 다음부터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물가는 오르는데 농사를 그만두면 소득은 없고, 빌린 영농자금의 이자도 못 갚는다. 결국 수많은 농민이 신용불량의 늪에 빠져들어 농촌사회의 붕괴는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어촌의 사정도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지난 3월 200ℓ들이 한 드럼에 13만원 하던 면세유 공급가격이 6월엔 19만8000원을 기록했다. “아직도 어민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은 모두 현실화되지 않았다”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황기형 박사가 말했다. 유가 상승분이 일반 어민들에겐 한 달이 지나서야 반영된다는 것이다. 7월이면 23만~24만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거의 모든 어업 업종이 적자에 허덕이게 된다”고 황 박사가 말했다. 이미 오른 기름 값 때문에 출어를 포기한 어부들이 줄 선다. 이런 지경에 200달러 유가시대가 현실화한다면 어업은 본업이 아닌 부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어민 입장에서는 어선에 투자한 금액의 이자라도 뽑자면 배를 그냥 놀릴 수도 없다. 다만 고기가 많이 잡히는 성어기에만 출어할 수 있게 된다. 기름 값이 무서워 배를 못 띄우는 세상이 온 것이다. 황 박사는 “어선 어업은 100여 종의 1, 2차 산업 중 연료비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이라며 고유가가 우리 어촌에 미칠 충격파를 우려했다.

▶운행을 멈춘 화물차들이 늘어선 양재동 화물터미널.



물류업계 깊은 시름이 시작됐다

“기름 값 더 오르면 산업의 대동맥 막힌다” 현대증권 한병화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200달러로 폭등할 경우 “물류업계에는 어떤 대책도 통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벌크선 사업부문이 호황을 누리는 해상운송이라지만 현재의 130달러가 거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한다고 한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해운업체들은 배의 운항속도를 늦추고 컨테이너선을 더 길고 크게 만드는 식으로 고유가 충격을 흡수하려 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도 200달러 시대에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육상운송에서도 화물연대가 유류비 폭등을 이유로 운행을 중단하는 등 이미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항공업계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10∼20달러만 더 올라도 속수무책이다”고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애널리스트가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연평균 유가가 1달러 올라도 3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20달러가 오르면 6000억원을 앉아서 까먹는다는 얘기다. 운항편수를 줄이는 것은 기본이고, 항공기 한 대를 여러 항공사가 함께 사용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는 “운항 기피 노선이 늘어나고, 운임도 크게 올라 지구촌 삶의 질이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유가 200달러 시대가 온다면 자체적인 비용절감 말고도 유류할증료 도입 등 정부의 정책협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유류 할증이란 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기 운항비용 증가분을 운임에 반영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는 아랫돌 빼서 윗돌을 막는 일이기도 하다. 유류할증료가 늘어난다면 당장 수출업체들이 운임 증가에 따른 채산성 악화에 시달리게 된다. 그렇다고 국내 철도운송이 고유가 시대 육상운송의 대안으로 나서기엔 처리 용량에 한계가 있다. 한국철도공사 물류사업단에 따르면 올 들어 철도 화물수송 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1∼4월) 평균 4.4% 늘었다. 지난해 철도 화물수송 실적은 총 4453만t이다. 한국철도공사는 연간 최대 수송 능력을 5100만t으로 잡고 있다. 여유 수송량이 15%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는 차량, 인력 등 인프라가 100% 갖춰졌을 때 얘기다. 지금도 몰려드는 화물을 미처 소화하지 못해 돌려보내거나 운송이 지연되기도 한다고 박복규 한국철도공사 물류계획팀장이 전했다. “철도 인프라는 하루아침에 구축되지 않는다”고 박 팀장은 덧붙였다.

부동산·건축경기 얼어붙을까?

“도심 아파트 뜨고 베드타운은 지고…” 200달러 시대엔 유가가 물가를 끌어올린다. 이는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국내 건설의 60%를 차지하는 주택 부문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금리가 뛰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은 청약을 미루고 분양도 어려워진다”고 한화증권 전현식 애널리스트가 말했다. 이는 건설업체의 자금난으로 이어져 후속 주택 건설사업도 꺼린다. 결과적으로 주택 공급도 위축되고 건설업체의 매출과 이익도 함께 줄어드는 불황에 빠지게 된다고 전 애널리스트는 예상했다. 메리츠증권의 전용기 애널리스트도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고자 금리를 올리면 분양이 회복불능 단계에 접어든다”고 말했다. 유가가 끝없이 오른다면 민간 주택은 물론이고 정부 발주 공사마저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국내 토목공사는 최저가 입찰제여서 계약체결 후 원가 상승분을 건설사가 떠안게 돼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건설사들이 보수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 정부 발주 공사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건설경기가 실종된다는 말이다. 아파트에는 변화의 바람이 분다. 유가가 200달러를 향해 치닫게 될수록 도심에 가까운 아파트나 주거공간이 인기를 끈다. 사람들이 교통비를 아끼고자 이동거리를 최소화하는 쪽에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사무실들이 몰려있고 주요 도시기능이 직접된 도심이 주거 입지로 각광을 받는 대신 외곽의 베드타운 기능을 하는 신도시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 연구소장이 말했다. 신도시도 도심 진입에 가능한 전철 노선의 유무에 따라 명암이 엇갈린다. 또 대부분의 아파트나 주택들은 태양광 발전 시설을 지붕에 이고 사는 때가 온다고 박 소장은 예측했다.

유통업계의 재편 이뤄질까?

“최대 피해자는 서민층이 찾는 재래시장”

▶유가인상으로 가동을 중단한 정유 공장 생산라인.

유가가 오를수록 차량 연료비를 아끼려는 고객들이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 등 기업형 유통업체들보다 동네 수퍼마켓이나 재래 시장을 선호하게 될까? 대답은 정반대다. 유가 200달러 고유가 시대에 물가가 오르면 소비시장 위축에 따른 최대 피해자는 재래시장이 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따라서 상권 개편과 같은 변화는커녕 유통업계의 양극화가 더 촉진될 거라고 예상한다. 유가 폭등으로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은 성장률이 둔화될지언정 마이너스 매출로 돌아설 가능성은 작다고 신영증권 서정연 애널리스트는 말한다. 양쪽의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업형 유통업체는 중산층 이상이 주로 활용하는 반면, 재래시장은 서민층이 주요 고객이다. 기름 값이 오르면 차량 장거리 이동을 꺼린다는 말은 옳지만 가는 횟수를 줄이고 구매액은 두 배로 늘리는 식으로 소비 활동 양식을 바꾸게 된다는 게 서 애널리스트의 시각이다. 어떤 불황에서도 부자들은 고급 소비활동을 꾸준히 한다. 대형할인점들은 PB(프라이빗 브랜드)와 우월한 협상력을 바탕으로 제조업자들에게 가격 인하 압력을 넣어 재래식 시장이나 동네 수퍼보다 더 싼 가격에 물품을 공급할 수 있다. 물가상승에 더욱 민감한 저소득층은 소득이 뒷걸음질 치면 식생활 소비도 줄여야 하는 처지다. 우리투자증권 박진 애널리스트도 “200달러 시대는 소비 침체와 함께 소비의 양극화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자동차·전자업종은 굳건한가?

“연비 등 기술 혁신, 대체에너지 개발 힘 얻는다” 유가 130달러 시대 자동차와 전자업계는 상대적으로 고유가 타격이 덜한 편이다. 두 업종 모두 전통적으로 수출 비중이 크지만 운송비 부담이 생각만큼 무겁지 않다. “운송비가 많이 소요되는 품목들은 이미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주로 생산하는 품목은 휴대전화나 반도체처럼 (운송비의) 비중이 낮다”고 굿모닝 신한증권의 이승호 수석연구원은 말했다. 물론 산업 전반에 미치는 소비심리 위축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으면 “제품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판매량이 줄어드는 등 업계 전반에서 분명히 눈에 보이는 변화가 올 것”이라고 대신증권 김병국 과장이 말했다. 전자업계도 유가가 높아질수록 기술집적도가 높은 IT 분야보다 생활가전이나 홈시어터 등 가전 분야가 유가 상승의 충격에 더 많이 노출된다. 업계는 기술혁신으로 고유가 시대를 겨냥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나선다. 전자업계는 대체에너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LG화학과 전자로 이원화됐던 태양광 사업을 전자 쪽으로 통합해 추진하기로 했고 삼성전자도 태양광 사업을 가시화하고 있다”고 교보증권의 김갑호 책임연구원이 말했다. 유가가 적당히 오르면 미국 시장이 대형차에서 소형차 중심으로 소비가 돌아서면서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업계의 수출 전망은 밝아진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200달러 선까지 가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자동차업계도 혁신적인 연비기술 개발 등 생존경쟁에 내몰리게 된다”고 대신증권 김병국 과장은 내다봤다.

생활 속 변화는?

“버스, 지하철 출퇴근 전쟁 겪을 수도” 유가가 200달러로 가면 자가용 이용자들이 대거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아져 버스, 지하철에서는 출퇴근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안준관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본부 부장은 설명했다. 대중교통 요금도 치솟는다. 교통비가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때보다 커진다. 자전거 출퇴근 문화가 확산되고, 부피가 작은 오토바이가 도로를 질주하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 통행 차량과 함께 매연도 주는 도심은 쾌적한 환경이 조성돼 좋은 공기를 찾아 외곽으로 향하는 행렬도 줄어들지 모른다. 또 농산물 가격에 오른 수송비와 생산비가 반영되기 시작하면 소비자들은 집에서 텃밭을 가꿔 간단한 채소를 직급 조달해 먹는 풍속이 확산될 수도 있다고 안 부장은 예상한다. 수소와 산소가 반응해 생기는 전기로 모터를 움직이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보급도 한층 앞당겨질 수 있다. 거리에 수소 충전소가 등장하고, 전력과 열을 동시에 발생시켜 에너지 이용률을 높이는 열병합발전소를 두는 주택이 늘게 된다고 에너지경제연구원 부경진 박사는 말한다. 에너지 절감 노력도 다각화된다. 겨울철 난방 온도 규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고 에너지관리공단 김인수 실장이 말했다. 이 제도는 얼마 전 지식경제부가 제안했다가 과도한 규제란 비판에 철회했다. 또 가정 내 에너지 사용량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스마트 계량기 보급과 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건물 에너지 등급제 도입도 한층 탄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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