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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값 팍팍 올리는 종목 사라

물건 값 팍팍 올리는 종목 사라

▶이번 물가상승은 고유가로 인한 원자재 값 급등에 따른 것이다.

최근 물가 상승이 가파르다. 대화 주제가 정치에서 물가로 넘어간 지 오래다. 요즘 물가 상승은 그 형태가 우려스럽다.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물가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징후가 뚜렷하다. 이로 인해 다들 투자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인 법. 물가 상승기를 이겨낼 투자 비법은 없을까? 실전 대비용 물가 상승기 가치투자법과 투자할 만한 상품, 주요 증권사가 추천한 눈여겨볼 종목을 알아봤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것은 곧 우리 지갑에 있는 돈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물가 상승기에는 어떤 방법으로 직접 주식투자를 해야 할까? 잘 찾아보면 물가 상승기를 틈타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종목들이 있다. 그것을 찾는 방법과 노하우를 알아내 가치투자를 하면 된다. 즉, 그런 주식종목의 가격과 가치를 비교하는 게 중요하다. 물가 상승기에 ‘회사가치’가 팍팍 오르는 종목을 골라낼 안목이 필요하단 얘기다. 모든 투자자가 물가 상승기에 힘이 들까? 그렇지 않다. 가치투자자들은 요즘 같은 때도 오히려 휘파람을 불며 승리의 개가를 올리곤 한다.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기업이 제품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량기업일수록 물가 상승기에 빠르고 확실하게 제품가격을 올린다. 물가 상승기엔 소비자들이 제품 가격 상승에 대해 어느 정도 가격을 올려도 어쩔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있어서다.


용어 설명

ROE=자기자본이익률(ROE)은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경영자가 주주들이 투자한 돈으로 이익을 어느 정도 올렸는가를 나타내는 이익창출 능력이다. ROE가 10%라면 주주가 연초에 100원 투자해 연말에 10원의 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PBR=주가순자산비율(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주가가 순자산에 비해 주당 몇 배로 거래되는지 측정하는 지표. PBR 수치가 낮을수록 해당 기업의 자산가치가 증시에서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물가 상승기에는 현재 수익은 나지 않지만 성장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올랐던 주식(기업)들 거품이 확 빠지기도 한다. 물가가 오르면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인상으로 돈줄을 죄기 시작한다. 그러면 꿈 많았던 성장기업들의 미래 계획은 쉽게 어긋나곤 한다. 이런 꿈 많은 주식(회사)들은 통상 성장 기대감으로 수익과 자산보다 높은 주가(가격)를 형성한다. 이 때문에 계획이 조금만 어긋나도 주가는 큰 폭으로 주저앉는다. 물가 상승기에 가치투자자가 상대적으로 더 빛을 발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담배꽁초 식 투자= 가치투자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회사 성장성이나 이익의 질이 떨어져도 주가(가격)가 현재 회사가치에 비해 싸게 거래되는 것이다. 이런 주식을 사는 건 담배꽁초 식 투자방법이다. 이는 땅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피운 뒤 버리고 다시 꽁초를 줍는 것과 비슷하다. 투자자는 가치에 비해 떨어지는 가격(주가)의 종목(기업)을 매수한 뒤 자산매각, 인수합병(M&A)으로 가격이 가치에 도달하면 매각한다. 그리곤 다시 저평가된 기업(종목)을 찾게 된다. 흔히 자산주라고 이야기되는 기업들이 여기에 속한다. 지루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효과적인 투자방법이다. 주식을 절반 가격에 사고 나머지 절반을 시장이 채워주기만 기다리면 되기 때문이다. 주가가 회사 실제가치보다 높은가, 낮은가를 측정할 때 흔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사용하기도 한다.

◇안정적인 기업에 투자하기= 가치투자 방법의 다른 하나는 안정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성장을 보이는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매수해 장기 보유하는 것이다. 이런 기업(종목)들은 브랜드 가치 같은 무형자산이 있어 앞에서 말한 담배꽁초 기업들처럼 실제가치의 절반 가격에 사기는 어렵다. 하지만 적당한 가격에 사도 미래수익이 성장하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 이 같은 미래수익을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로 흔히 자기자본이익률(ROE)를 사용하기도 한다. 물가 상승기에 시장 이자율보다 높은 ROE, 혹은 업계 평균치보다 높은 ROE를 매년 기록하는 종목이라면 주목할 만하다. 미래성장을 예측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가치투자자들은 사업모델이 튼튼해 미래에 큰 변동이 일어나도 타격을 입지 않는 단단한 기업들을 직접 주식투자 대상으로 고른다. 우량주 장기투자는 여기에 속할 것이다. 흔히 대형주를 우량주로 오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량주는 사업모델이 튼튼한 것을 말한다. 사업 규모가 크다는 걸 뜻하는 건 아니다. 가치투자자들이 가장 투자하기 좋은 종목은 이렇다. 자산도 풍부하고 성장성도 좋은 기업이 절반 가격(주가)에 거래되는 경우다. 하지만 두 가지 자격을 모두 갖춘 기업(종목)은 극히 드물다. 결국 물가 상승기에 가치투자자들은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기업을 고를 것이냐, 제품가격이 상승하는 기업을 고를 것이냐 고민에 빠지게 된다.
물가 상승기에 먼저 주목을 받는 종목(기업)은 자산주. 영업실적은 나빠지고 있지만 보유 부동산, 원자재 같은 유형자산의 가치상승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적당한 가격에 거래되는 우량기업들은 브랜드 가치 같은 무형자산이 있기에 회사가치 상승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물가상승기에는 자산주보다 제품가격을 팍팍 올리는 우량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가치투자자들에게 더 낫다. 왜 그럴까? 앞에서 자산주 투자는 담배꽁초 투자라고 얘기했다. 자산주를 담배꽁초처럼 가격이 오르면 팔고 다시 사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산주가 대부분 효율성 있게 자기자본을 운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ROE가 낮다는 얘기다. 이는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과도 같다. 대부분 자산주는 보유 자본에서 은행금리 정도의 수익을 거두고 있으며 이는 자산주들이 저평가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일부 투자자가 이 자산주의 가치가 시장에 반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가 충족되려면 자산매각 등 효율화 작업이나 M&A 같은 돈 되는 이슈가 있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물가 상승기에는 이러한 호재성 일들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눈에 보이는 부동산의 가격상승은 오히려 자산주들의 청산 시기를 늦출 뿐이다. 계속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서둘러 부동산을 처분하는 자산기업도 드물다. 또 M&A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유동성을 제한하면 곧바로 줄어든다. 따라서 자산주가 재평가되는 빈도도 줄어든다. 무엇보다 물가 상승기엔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자산기업들 주가는 빠르게 자산을 청산해 시장에서 평가 받지 못하면 갈수록 사정이 어렵게 된다. 영업이익 감소 또는 정체로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 기업들에 비해 수익률이 처지게 된다. 이처럼 시간을 적으로 돌리는 투자종목은 장기투자에 적합하지 않다. 기업가치가 상승해도 거꾸로 가치투자자 자신의 주식계좌는 빈곤해지는 우스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물가 상승기에 가치투자에 가장 좋은 기업은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기업보다는 제품 가격을 팍팍 올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우량기업이다. 어떤 제품을 만드는 데 원가가 100원이고 제품가격이 200원이라고 가정하자. 이 기업의 수익은 제품당 100원이다. 그런데 원가가 50% 올라 제품가격을 50% 인상한다면 원가는 150원이고 제품가격은 300원이 된다. 수익은 오히려 제품당 150원으로 상승한다. 수익이 ‘무려’ 50%나 올라간다는 얘기다. 하지만 제품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기업은 수익이 감소할 뿐이다. 물가 상승기에는 기업의 가격 결정력에 따라 기업 수익이 양극화한다. 강한 기업을 선택한 가치투자자들의 성과는 크게 돋보이게 된다. 물가 상승기에 제품 가격을 잘 올리는 기업을 추적해 보자. 그런데 그런 기업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고? 그러면 거꾸로 제품 가격이 내릴 때를 생각해 보자.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을 때도 제품가격을 떨어뜨리지 않은 채 밀폐용기 등을 덤으로 끼워 파는 기업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기업들을 찾아보자. 그리고 그 기업들의 10년간 재무구조와 투자지표 추이를 찾아보자. 이런 가격 결정력을 갖춘 기업들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돈 되는 종목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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