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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Serenade] 송도를 동북아 허브로 키우려면

[Seoul Serenade] 송도를 동북아 허브로 키우려면

2001년 미국의 세계적 개발회사인 게일 인터내셔널의 스탠 게일 회장과 존 하인즈 대표가 한국 인천의 송도를 처음 찾았을 때만 해도 요즘 우리가 송도국제업무단지라고 부르는 이 지역은 휑한 바다에 불과했다. 당시 한국정부는 이 공유수면을 동북아시아의 허브로 개발해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원대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천시가 글로벌 다국적기업 유치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수준 높은 삶의 질이 보장되는 세계적 수준의 도시 건설 능력을 갖춘 게일 인터내셔널을 초대했다., 게일 회장과 하인즈 대표는 한국 정부의 정책적 의지와 지리적 이점 그리고 한국민의 열정과 에너지를 실감하고 이 기념비적인 프로젝트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개발사업자로서 게일 인터내셔널은 마스터플랜 작성, 파이낸싱, 세계 일류 기술을 보유한 파트너사 섭외, 건설 관리, 그리고 거주자와 기업을 유치해 도시를 완성하는 종합적인 역할을 맡았다. 게일 인터내셔널에서 투자와 리스 부문을 담당하는 나의 역할은 송도국제업무단지에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는 일이다.

투자와 기업유치 분야에서 24년간 일한 경험 덕분에 나는 도시에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통적인 요구사항을 잘 안다. 바로 경제적인 업무용 단지, 친환경적인 사무용 빌딩, 거주지 접근성, 자녀들을 위한 훌륭한 교육기회, 삶의 질을 높이는 편의시설, 정부의 정책 지원과 경제적인 인센티브, 그리고 기업 종사자의 통근 거리를 단축할 교통시설 등이다.

지난 5년간 송도국제도시에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해 오면서 글로벌 다국적기업 수천 곳과 접촉했다. 그 과정에서 이들 기업으로부터 받은 피드백에 근거해 송도가 진정한 의미의 국제도시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요건을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적절하고 체계적인 행정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세제 혜택과 ‘원스톱’ 행정서비스 등 외국인 직접투자와 다국적기업 유치에 필요한 정부 지원은 필수적인 요소다. 한국이 서비스, 금융, 첨단기술 등 고부가가치 분야로 산업의 중심을 이동하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도 그런 지원은 지속돼야 한다.

외국의 투자자와 기업들은 한국에 투자하면 얻게 될 법률적 혜택과 인센티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데도 현재 경제자유구역에서 세제 혜택은 제조, 물류, 관광업종에만 국한돼 제공된다. 불행히도 한국의 경제자유구역은 상하이, 싱가포르, 홍콩, 두바이를 비롯한 국제도시들과 비교해볼 때 경쟁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산업분야나 국적을 불문하고 경제자유구역에 진출하는 모든 기업에 세제혜택을 비롯한 광범위한 정부 지원이 제공돼야 한다. 둘째, 국제도시는 수준 높은 삶의 질이 담보돼야 한다. 따라서 단순히 국내외 기업이 입주할 상업, 업무용 빌딩만이 아니라 거주자와 도시 방문자들이 즐길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편의시설이 송도국제업무단지에 완벽하게 갖춰져야 한다.

국제업무단지는 녹지 비율을 40% 이상 갖춘 공인된 환경친화적 도시로 건설된다. 국제학교, 중앙공원, 쇼핑단지, 골프코스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시설은 다국적기업과 종사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이다. 마지막으로 간과해선 안 될 점이 한국 내 반외국인 정서를 누그러뜨려야 한다는 사실이다.

반외국인 정서는 외국인의 직접투자와 다국적기업 유치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늘고 다국적기업이 진출하면서 일자리 창출, 경제성장 혜택의 확대, 장기적인 외국인 투자자본을 통한 경제적 안정, 그리고 정부의 세원 확보 등 결국 혜택을 보는 쪽은 한국인 자신이란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윤 추구다.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이윤을 창출하는 것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각을 확인한다면 그 기업은 한국 진출을 다시 생각하게 마련이다. 나는 송도진출 기업들의 기업활동을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한국에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기게 하고 궁극적으로 한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길이라고 확신한다. 경제자유구역이 생긴 배경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경제자유구역은 기업들이 높은 수준의 정책적 지원을 받으면서 기업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경제자유구역의 성공은 한국의 여타 지역이 배우고 따라 할 수 있는 선례가 된다. 그렇게 성공이 확산될 때만이 한국 전체가 동북아 지역의 비즈니스 중심지가 될 수 있다. 송도 프로젝트에 게일 인터내셔널이 참여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인들에 대한 믿음이다.

한국인은 교육 수준이 높고, 열성적이고, 근면하기로 유명하며 지금의 한국 경제를 만든 주역들이다. 한강의 기적과 IMF 위기 극복은 한국인들이 해낼 수 있다는 능력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한국민들이 일단 대의에 공감하고 매진한다면 성취하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필자인 크리스 소서는 세계적 부동산 개발회사인 게일 인터내셔널에서 송도국제업무단지에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는 일을 담당하는 부사장으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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