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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sc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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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운데)의 성급한 경기 부양책에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다.



The German Bombshell


등 떠밀린 독일, 경기부양 시동?


재정적자라면 입에 거품을 물고 반대하던 사람들을 기억하는가? 정부의 과다한 재정지출에 비판적인 이들은 전 세계가 경기침체를 막고자 자국 은행과 경제에 수천억대의 달러화, 엔화, 위안화를 쏟아 부을 동안 대체로 은인자중했다. 이제 이들이 전면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정부의 재정 지출에 반대하는 상원 내 보수파 의원들이 디트로이트 자동차 업체들에 지원될 150억 달러 구제금융안을 부결시켰다.

영국에서는 야당인 보수당이 300억 달러에 달하는 고든 브라운 총리의 ‘경기부양책’에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보수당의 조지 오스본 예비내각 재무장관은 브라운 구상의 핵심이라 할 부가가치세 2.5% 한시적 인하 방안에 대해 콧방귀를 뀌었다. “비용은 많이 들고, 효과는 없기 때문에” 납세자들에게 채무 폭탄만 안긴다는 주장이었다.

보수당의 공세는 지난주 페르 슈타인브루크 독일 재무장관이 뉴스위크에 한 발언에서 촉발됐다. 그는 영국(과 함축적인 의미에서 전 세계의 대규모 재정지출 국가들)이 공급을 중시하는 시장주의 경제에서 섣부른 케인스주의(국가의 시장 개입 경제)로 전환하면서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을 함부로 다룬다고 비난했다.

경제위기에 국가 재정을 투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이는 없다. 독일조차도 자국 은행 구제금융 6700억 달러에 더해 410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 지출 계획을 세웠다. 논란의 초점은 그 효과와 타이밍이다. 비록 경제가 계속 악화되더라도 기존 부양 정책이 효과를 내도록 기다려야 하는지, 아니면 국가 채무 증가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더 신속하고 대담한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인지 정치인들은 이제 택일해야 한다.

독일은 더 기다리자는 입장이었다. 경제위기가 더 악화될 때를 대비해 실탄을 비축해 둬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정치적 요인도 작용한다. 독일 지도자들이 지금은 건전 재정을 외칠지 모르지만 내년 9월의 총선이 변수다. 슈타인브루크 장관의 측근 소식통들은 자신들도 선거전이 치열해질 때를 대비해 정책 선택의 폭을 넓히려 한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구제금융을 가장 강하게 비난하는 사람들은 해외 자동차 메이커들의 현지 공장이 위치한 미국 남부 주들을 지역구로 가진 상원의원들이다. 구제금융이 통과되면 그 공장들이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주의 논란 끝에 각기 입장을 조율한 독일과 영국이 지금은 적어도 중간 타협점은 찾은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주 BBC에 유럽 국가들이 자기 처지에 맞는 정책을 자유롭게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범유럽 경기부양에 드는 막대한 자금의 공급원 노릇을 해 달라는 요구를 받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독일을 달래는 발언이다. 독일이 전통적으로 유럽연합(EU)의 물주 노릇을 해 왔기 때문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내년에 2% 마이너스 경제 성장이 예고된 독일 경제를 떠받칠 추가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1월 초 각료 회동을 갖는다. 이제 예전처럼 말잔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얼마나 대담하게 대처해야 하는가의 논란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STEFAN THEIL





Cartel With No Clout


OPEC, 아 옛날이여!



석유수출국기구는 유가 폭락에 무기력하기만 하다.
한때 막강했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갈수록 무기력증에 빠져든다. 산유국들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로 치솟았을 때 원유 증산을 통해 유가를 안정시킬 만한 여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이제는 유가 하락을 저지할 능력도 없어 보인다. 지난 10월 말 150만 배럴을 감산키로 한 결정에도 시장의 투자자들은 꿈쩍하지 않았고, 그날 유가는 5%나 떨어졌다.

11월 들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유가를 배럴당 75달러로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그 다음주 유가는 최근 4년래 가장 낮은 수준인 41달러로 주저앉았다.

OPEC는 12월 17일 회동에서 상당량의 감산을 선언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이런 움직임을 익히 예견했으며, 감산 결정도 벌써 선물거래에 반영됐다. 세계 경제 성장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공급이 아닌 수요가 유가를 결정하는 실질적 기준이 된 것이다.

메릴린치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중국으로 번진다면 유가가 25달러로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그렇다면 OPEC는 불만투성인 겨울을, 소비자들은 행복한 겨울을 맞게 될 것이다.


BARETT SHERIDAN



And You Thought Blago Was Brazenly Corrupt?


뻔뻔하기가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미국 정치인들


소설에나 나올 법한 저급한 정치 비리 스캔들이 터졌다. 일리노이 주지사 로드 블라고예비치(민주당)가 버락 오바마 전 일리노이 상원의원의 대통령 당선으로 공석이 된 상원의원 자리를 돈을 받고 팔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더욱 충격적인 건 FBI의 대화 녹취록에서 그의 거리낌 없는 발언이다. “죽여주게(f---ing) 값나가는 자리인데 맨입으로 내줄 수는 없지 않으냐”고 그는 말했다. 사실 정치인들이 백주대낮에 뻔뻔하게 비리를 일삼는 것은 미국 정계의 오랜 전통과도 같다.

제임스 마이클 컬리(보스턴 시장 4회 연임, 1935~1937년 매사추세츠주 주지사)
공직에 있을 때 다른 사람을 대신해 공무원 시험을 쳤다. 이 사실이 들통난 뒤 선거에 옥중 출마해 승리했다. 그 뒤 대공황 시절 주지사로 일하면서 대놓고 주 예산을 사적인 용도로 썼다. 한번은 주 경찰관들을 플로리다 여행에 데려가 골프 캐디를 시킨 적도 있었다. 또 당시 인기가 높았던 자동차 번호판 ‘5’를 소유하기 위해 연줄을 동원해 그 번호판의 주인이 체포되도록 했다. 욕심이 많았던 컬리는 1911년에는 미국 하원의원과 시의회 의원직을 겸했고 1914년과 1945년에는 하원의원과 시장직을 겸하기도 했다.

에드윈 에드워즈(루이지애나 4선 주지사)
화려한 언행으로 유명한 그는 1985년 자신의 우편사기와 뇌물 수수 재판정에 경마차를 타고 나타났다. “재판 속도”를 비꼰 것이었다. 2000년 배임과 갈취 혐의에 유죄 선고를 받고도 끝까지 무죄를 주장했다(10년형을 받고 아직 복역 중이다). “난 주지사로서 털끝만큼도 잘못이 없다. 유죄 판결을 받아들인다고 내가 유죄란 뜻은 아니다.”

스피로 애그뉴(1969~1973년 미국 부통령)
정치 스캔들이 연이어 터졌던 닉슨 정권 시절 애그뉴 부통령의 비리 수위는 워터게이트 관련자 중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는 14만7500달러의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됐는데 그중 상당수는 백악관 건너편 자신의 집무실로 현금 봉투가 직접 배달됐다. 변호사와 대화 중 애그뉴는 정치인들이 “지난 1000년간” 뇌물을 받아왔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조지 워싱턴 플런키트(1880~1905년 민주당 지방 조직 ‘태머니홀’ 지구장)
플런키트는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사리를 채운 것이 ‘당연한 부수입’이라며 반성하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자신이 도시개발계획 관련 정보를 이용해 가치가 폭등할 부동산을 매입한 사실을 두고 “기회를 봤고 그걸 잡았을 뿐”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윌리엄 헤일 톰슨(1915~1931년 시카고 시장)
금주령이 내려졌던 톰슨 시장 치하의 시카고는 범죄율이 급상승하고 공직이나 하청 계약 등 돈 될 만한 것은 모두 거래됐다. 하지만 톰슨은 그만의 스타일이 있었다. 그는 세 번째 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경쟁 후보’들과 토론회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생쥐를 앉혀 놓고 상대 후보들의 이름을 붙였다. 또 시카고 교육청장이 ‘친영파’라며 쫓아내려 했고 “조지왕의 면상을 갈겨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톰슨이 죽은 뒤 금고에서 150만 달러의 현금과 50만 달러 상당의 주식과 채권이 발견됐다. 전설적인 마피아 알 카포네에게서 받은 뇌물이라는 설이 유력했지만 FBI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SAMANTHA HENIG


파인버그(왼쪽)와 니콜라스 2세.



It's Time to Overthrow the Czar


‘차르’ 타령 지겹다


수렁에 빠진 미국 자동차 ‘빅3’에 150억 달러를 지원하는 대신 구조조정을 총괄하는 미 연방정부 차원의 자동차 ‘차르’(czar: ‘황제’라는 뜻의 러시아어로 여기서는 국가적 문제 해결의 총책임자를 뜻함)를 임명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차라리 일본 차를 구입하겠다는 반응이다.

미국은 항상 민주적으로 해결하기에 벅찬 큰 문제와 직면할 때마다 독재적 접근 방식을 이상하리만큼 좋아한다. 하지만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전권을 부여하는 ‘차르’란 직함이 사실 얼마나 허황된지 모른다. 2004년 워싱턴타임스는 ‘CIA 국장, 정보 차르 필요 없다고 말해’라는 헤드라인으로 뜻하지 않은 실소를 자아냈다.

아마도 CIA 국장은 그 정보 차르가 자신의 자리와 겹친다고 착각했던 모양이다(마약 차르와 마약단속국장도 다른 인물이다). 한편 의회는 2005년에 대량살상무기(WMD) 차르란 직함을 만들었다. 핵폭발로부터 지구를 구해 내라는 자리 같은데 워낙 막중한 임무이다 보니 적임자를 끝내 찾지 못했다.

지난해 부시 대통령은 전쟁 차르를 만들려 했지만 그의 제의를 받은 다섯 후보가 모두 거절해 무산됐다. 지금 유력한 자동차 차르 후보인 케네스 파인버그 변호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최소한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스 2세보다는 나을 것이다.


DEVIN GORDON





Europe Launches a Navy
EU 해군, 소말리아 해적 손본다


EU가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에 군함을 파견했다.
유럽연합(EU)의 깃발을 펄럭이는 군함 6척이 지난주 소말리아의 아덴만에서 군사작전에 돌입함으로써 EU가 사상 첫 해상 작전에 나섰다. 명분도 그럴듯하다. 올 들어 소말리아 해적들은 이 주요 항로에서 선박 40척을 납치하고, 806명을 인질로 삼았다. 이 지역이 방대하기 때문에 현지에 배치된 다른 국가의 해군들도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EU 당국자들도 잘 알고 있다.

이번 해상 작전은 EU 방어전략의 분수령을 이룰 것이다. 지금까지는 아프리카나 발칸반도 같은 유럽의 분쟁지역 등지에서 지상군이 평화유지나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 통상 이런 임무는 프랑스 군대가 맡고 영국은 대체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연합군 소속으로 활동하는 쪽을 선호했다.

또 해상 작전도 EU를 통하기보다는 EU 국가들이 개별적으로 또는 나토와 함께 실시해 왔다. 하지만 소말리아 작전은 타당성이 있다. 유혈투쟁이 진행 중인 콩고 동부 같은 지역의 작전은 원래 EU가 정평이 나 있었다. 하지만 자금이 줄고 위험부담을 꺼리기 시작하면서 EU 외무장관들 사이에서 유엔의 콩고 파병 요청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이번 소말리아 해상 작전에는 논란이 거의 없었다. 군사적 의미는 덜할지라도 (EU 차원의 군사작전에 미온적이던) 영국 해군제독이 이끈다는 상징성이 있는 데다, 해상 항로 안전 보장이라는 당면 과제 해결에 유럽이 중심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EU가 비교적 적은 비용과 위험을 떠안으면서 새 유형의 군사 능력을 과시할 기회를 잡았다는 사실일 것이다.


MICHAEL FREEDMAN

통계로 보는 세계
구글 검색 순위로 본 ‘시대정신’
올해 네티즌들이 구글 검색창에 입력한 질문 수십억 개에서 뽑아낸 ‘자이트가이스트’(Zeitgeist: ‘시대정신’이라는 뜻으로 여기서는 인기검색어를 말한다)가 발표됐다. 다음은 구글이 분석한 2008년 국제 사회의 관심사.

30개국 ‘유튜브’(동영상 공유 사이트)가 검색 순위 10위 안에 오른
나라의 수. ‘유튜브’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검색어다.

9개국 자국명이 검색 순위 10위에 든 나라 수(대표적인 예: 칠레, 아랍에미리트).

6위 전 세계 급상승 검색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지한 순위. 1위는 세라 페일린 전 공화당 부통령 후보.

88% 자국의 급상승 검색어 10위 안에 페이스북이나 하이5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가 포함된 나라의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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