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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55년은 ‘안전의 역사’였다

창업 155년은 ‘안전의 역사’였다

세계 1위의 엘리베이터 전문기업인 오티스(Otis) 엘리베이터의 제1 경영철학은 임직원의 안전은 물론 고객의 안전까지도 고려한 ‘All Safe’다. 1853년 창업 이래 155년 이상 엘리베이터 부문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오티스의 ‘안전 제일’ 경영철학은 엘리베이터 업계뿐 아니라 다른 산업 부문까지 전파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평 나 있다. 어떻게 경영철학이 한 세기 반 동안 이어올 수 있었을까.

브래들리 벅월터 오티스 엘리베이터 대표(가운데)가 공사현장에서 안전규정 준수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오티스에 안전이 제1의 경영철학이 된 배경은 창업자인 엘리샤 그레이브스 오티스(Elisha Graves Otis)가 안전장치가 부착된 엘리베이터를 세계 최초로 발명하면서부터다. 그래서 오티스에 ‘안전’이란 단순히 안전한 제품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제품 연구개발, 생산, 설치, 서비스 등 전 과정에서 직원들은 물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의 안전까지 다 포함된다.

엘리베이터가 사람을 실어 나르는 운송수단이다 보니 사고가 발생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됐다. ‘안전 제일’의 핵심은 모든 작업현장과 사업활동에서 임직원과 고객에게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데 있다. 이러한 경영철학을 철저히 실천하기 위해 오티스 엘리베이터는 사내 안전관련 방침에 ‘안전에 대한 의지와 그 실적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때까지 노력한다’고 규정해 놓았다.

최고경영자의 안전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오티스는 유럽의 안전기준보다 더 엄격하고 까다로운 글로벌 스탠더드의 안전기준인 WWJSSS (World Wide Job Site Safety Standard)와 WWESS(World Wide Engineering Safety Standard)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오티스가 155년 동안 발생했던 엘리베이터 안전사고의 원인을 분석해 집대성한 안전 기준이다.

엘리베이터 업계에서는 ‘안전 바이블(Bible)’로 통한다. 오티스의 안전에 대한 철저한 경영원칙은 체계적이고 확고한 안전경영 시스템에서 출발하고 있다. 오티스는 국제적, 국가별 안전기준을 넘어 자신들만의 ‘적극적 안전’을 만든 것이다. 오티스는 전 세계 공통의 안전관련 책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안전에 대한 경영철학 실천은 바로 리더십에 달려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오티스의 전 경영진은 안전활동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사장을 비롯한 전 임원진은 엘리베이터 설치, 서비스 현장 방문 및 안전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불시 감사 등 매월 8시간 이상의 안전과 관련된 활동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

매월 활동사항은 환경안전 담당 임원에게 통보 후, 최종적으로 최고경영자에게 보고된다. 임원이 맡은 직무가 무엇이든 안전감사활동은 의무다. 경영진 외에도 전 직원은 안전 관련 사항을 반드시 개인 목표관리에 의무적으로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홍보, 회계, 마케팅 등과 같이 현장과 관련 없는 부서 직원들도 안전교육 참가는 물론, 본인 업무와 연계해 반드시 안전 관련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홍보팀에서는 안전을 주제로 한 각종 활동을 언론매체 및 사내보 등의 매체를 통해 적극 홍보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오티스는 전 임직원의 포커스를 안전이라는 틀에 집중함으로써 회사의 사명과 목표를 명확히 하고 있다.

오티스 엘리베이터는…
미국 코네티컷주 파밍턴에 본사를 둔 글로벌 오티스는 세계 1위의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및 무빙워크 제조 및 유지보수 전문회사다. 전 세계적으로 종업원은 6만3000여 명으로 200여 국가에서 매년 160만 대의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의 유지보수를 하고 있다. 1853년 창업자 엘리샤 그레이브스 오티스가 세계 최초로 안전장치가 부착된 엘리베이터를 발명한 이래 150여 년간 세계 엘리베이터 시장을 주도한 오티스는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UTC그룹을 모회사로 두고 있다.



목표 위해서라면 원가 더 쓴다

이러한 직원들의 실천을 뒷받침하고 안전 규정의 준수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오티스는 두 가지의 강력한 감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모든 현장 관리자는 작업 현장에서 기본 안전수칙인 안전기본법규(Safety Cardinal Rule)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를 1차 위반 때는 2박 3일 과정의 안전학교(Safety Academy)에 입소해야 하고, 기준에 따라 협력회사는 퇴출 또는 계약 파기까지 하고 있다.

안전과 관련된 모든 활동은 ‘집중식, 스파르타식 교육’과 철저한 감사에 의해 운영된다. 무엇보다 사고 예방이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불안전한 작업행위나 조건, 유해한 환경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예컨대 작업 시작 전 업무일정, 자재, 장비들을 반드시 체크하는 TBM(Tool Box Meeting)과 작업 과정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을 미리 확인하는 JHA(Job Hazard Analysis)를 실시한다.

한 번 더 리스크를 현장 직원이 미리 인식하도록 시스템화되어 있는 것이다. 오티스는 모든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철저한 사고 보고와 조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최단 시간 내에 전 임직원에게 ‘Safety Alert’라는 경고문을 e-메일을 통해 보낸다. 사고의 경각심을 높이고 동종 작업에 대해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안전이라는 경영원칙은 직원들의 실천 문제이기 때문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체계화된 안전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2008년부터는 조직의 안전문화를 이해하고 이상적인 안전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안전 마인드와 행동 변화 교육인 ‘People Based Safety Training’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일방적인 교육과 감시가 직원들의 실천을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오티스는 안전 관련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메일, PDA, 휴대전화 등을 활용해 일일 안전 메시지를 전달하고, 안전의식 고취를 위한 안전규범 실천 결의식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

또 안전브로슈어를 제작, 고객에게 나눠줌으로써 안전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생산 시 국내 안전법규에서 요구하지는 않지만 오티스의 안전규정에 필요한 17가지의 안전부품을 추가로 적용해 생산하고 있다. 이는 개별 제품당 약 1000만원의 원가가 더 들어가지만 안전이라는 오티스의 목표를 위해 감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안전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오티스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엘리베이터 안전확보에 대한 오티스 엘리베이터의 경영방침은 국내 대기업의 건설사가 건설현장에서 도급업체에 매일 실시하는 안전교육에서 오티스 엘리베이터만은 자체적으로 실시하도록 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티스 엘리베이터는 소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안전이라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업의 걸림돌이 되기보다 마케팅 포인트로 이용하고 있다. 비단 건설업계뿐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안전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한국 기업들도 법규 준수 차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안전 활동을 도입하고 이를 마케팅으로 연결시킨다면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본다. 오티스가 단순한 엘리베이터 업체가 아니라 ‘안전한 승객 수송’을 책임지는 회사로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말이다.

오티스의 안전 제일주의
1. 정부의 안전기준보다 엄격한 기준 적용
2. CEO를 포함한 전 임원 월 8시간 이상 안전현장활동
3. 전 직원 목표 관리에 안전관련 활동 반영
4. 위반자에 대해서는 강력하고 반복적인 교육
5. 작업장에선 예방적 안전활동
6. e-메일·PDA 등으로 안전메시지·사고 경고문 발송
7. 원가관리보다 안전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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