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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랑방

책 사랑방

『존 메이너드 케인스 1·2』
저자 로버트 스키델스키 역자 고세훈 출판사 후마니타스 / 02-739-9930 값 3만5000원(1)/3만원(2)



“시장은 불안정…국가 개입해야”

이 책. 외형만으로도 독자를 질리게 만든다. 1권 900쪽, 2권 750쪽. 합해서 1650쪽에 이른다. 쉽게 손이 갈 리 없다. 하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얘기는 달라진다.

전기, 그것도 극적으로 살았던 예술인이나 정치인이 아닌 경제학자의 전기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거기에 그냥 경제학자 얘기가 아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1930년대 대공황 극복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해서 ‘불황의 경제학자’로 불리는 사람이다. 지금의 불황기에 곁에 두고 틈틈이 읽을 만하다.

이야기는 출생부터 시작되지만 우리의 관심은 곧장 1권의 마지막 장 ‘불황’에서 출발한다. 평범한 독자가 궁금한 게 하나 있다. 과연 위대한 경제학자 케인스는 대공황을 예측했을까? 답은 ‘노(No)’다.

그는 1926년 “우리 생전에 더 이상 주가폭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리고 1929년 자신이 보유한 주식도 거의 휴지조각이 되고 만다. 그래서 경제예측에 틀린 많은 학자나 전문가들은 “케인스도 틀렸다”며 위안을 삼는다. 그러나 저자는 달리 말한다.

케인스가 긍정적으로 경기예측을 한 이유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를 신뢰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당시 영국에서 활동했던 케인스로서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에 정치가 끼어들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경제학자들은 불황을 가리켜 “인간 투기 정신에 대한 불가피하고도 바람직한 하늘의 보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케인스는 달랐다. 그에게 불황은 윤리나 정신이 끼어들 성격의 것이 아니었다. 오직 객관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는 문제였으며, 이해할 수 있다면 인간의 정책과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였다. 케인스는 또한 불황을 ‘병든 자본주의의 치유 과정’으로 여기는 시각도 단호히 거부했다.

당시 경제학자들은 시장을 완전한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불황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었다. 그러니 수 년 동안 계속된 불황을 설명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정 반대 논리를 폈다. 시장이란 본래 불완전한 것이었다. 그래서 누군가가 시장에 개입해 안정을 찾아야 하는 존재로 보았다. ‘국가의 시장 개입’에 대한 이론적 명분을 준 것이다.

새로운 이론, 새로운 사상, 그것도 기존의 것과 정반대의 내용이 쉽게 수용될 리 없다. 온갖 비판과 야유가 뒤따랐다. 하지만 케인스는 결국 승리했고 그의 경제학은 이후 대세가 됐다. 이 과정에서 보이는 그의 모습은 정치가의 그것이다.

이재광 경제전문기자·i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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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일보하고 싶은가?

『성공 유전자』
저자 윤문원 출판사 책만드는집 / 02-3142-1585 값 1만2800원
미국 대선 때 오바마 캠프의 슬로건 ‘Yes, I can’이 대중에 먹혔던 것은 그 말에 울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로지 ‘변화’와 ‘희망’을 얘기했던 오바마는 자신감을 상실한 미국인에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성공 유전자』에서 저자가 하고자 하는 얘기의 핵심 역시 ‘그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인 『무지개원리』 『가슴뛰는 삶』을 합쳐 놓은 듯한 자기개발서다.

아니, 수백 권의 자기개발서가 녹아든 느낌이 더 적합한 표현이다. 알고 보니, 이유가 있다. 저자는 서문에 “이 책을 쓰기 위해 내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고, 몇 십 년 동안 읽은 책의 독서 카드를 꺼내 보았으며 많은 신간을 섭렵했고, 그동안 인생 역정에서 배우고 보고 느낀 점들을 버무렸다”고 썼다.

저자는 ‘진일보하고픈 욕구가 있다면 이미 성공 유전자가 내재해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문제는 그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능력이다. 그 능력을 발휘하는 열여덟 가지 공식도 제시했다. 풍부한 읽을거리도 장점이지만, 저자가 진정으로 독자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는 진심이 묻어난다는 게 묘하다. 책을 덮고 나서 ‘그래! 해보자’는 기운이 들면 자기개발서로 베스트다. 그런 책이다.

김태윤 기자·pin21@joongang.co.kr
저자와의 대화
“국채와 회사채 금리 차 주목하라”

재테크 측면에서 보면, 일부 언론은 때론 무책임하리 만큼 강심장이다. 논리적 근거 없이, ‘지금 사야 나중에 돈 번다’는 주장을 한다. 지난해 중순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로 투자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줬던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컨설팅 팀장은 신작 『대한민국 98% 재테크 길을 묻다』에서 보다 차분하게 불확실 시대 투자법을 알려준다.

비기(秘記)는 아니다. 하지만 마음에 담아두면 손해 보지 않을 비기(秘技)로서는 충분하다. 그는 요즘 다시 들썩이는 신흥국 해외펀드에 대해 ‘경제 성장률이 곧 주가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내 집 마련 적기에 대해선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풍부한 사례와 충분한 논거를 바탕으로 재테크 전반에 ‘왜’와 ‘어떻게’를 설명해 간다. 보기 드물게 균형이 잡히면서도, 풍부한 투자 지식을 전해주는 책이다.
송승용 팀장은 “시장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가장 객관적인 경제지표를 보고, 판단하고 해석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지표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해야 휘둘리지 않고,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궁금하다. 도대체 언제쯤 투자에 나서야 할까?

저자는 “경상수지가 추세적으로 개선되는 것이 감지될 때, 그것도 수출이 늘면서 수입이 늘고, 다시 수출 확대로 이어지는 추세가 나타날 때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채와 A등급 회사채 간 금리 차가 최소 2%포인트대로 좁혀지면 시장에 돈 흐름이 안정성을 갖는다고 판단하고 투자에 나서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김태윤 기자·pin21@joongang.co.kr



세계를 감동시킨 CEO 리더십 외국계 CEO 15인이 말하는 리더십

요즘 같은 경제위기 때 CEO 리더십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호황기라면 모르지만, 불황기엔 CEO의 판단과 직관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엇갈린다. 역사가 증명한다. 이 책은 외국계 기업 CEO 15인의 이야기다. 신박제(NXP반도체), 윤여을(소니코리아), 방일석(올림푸스한국) 등 20~30년간 경영현장을 누빈 베테랑 CEO가 ‘왜 리더십인가’를 얘기한다. 그들은 무엇으로 세계를 감동시켰을까?

■ 신박제 외 15인
■ 휘즈프레스 02-3463-6609 / 2만2000원



운하? 대운하의 실체에 다가서다

우리 시대 사회적 이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한다는 취지 아래 출판사 ‘푸른나무’가 내고 있는 ‘이슈&씽킹’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은 『운하?』다. 이 책은 여러 나라의 운하 현황과 운하를 둘러싸고 전개됐던 쟁점을 먼저 소개한다. 하고 싶은 얘기는 결국 한반도 대운하다. 저자는 한반도 대운하가 모델로 삼고 있는 ‘라인-마인-도나우’ 운하는 실패작이라는 점을 데이터를 통해 보여준다. 대운하의 진짜 실체는 뭘까?

■ 김상도 지음
■ 푸른나무 02-322-8331 / 1만2000원



마른 수건도 다시 짜라 비용을 절감하는 무려 260가지 방법

요즘 CEO 모임의 화젯거리 중 하나는 ‘어떻게 비용을 절감할까?’라고 한다. 생존 때문이다. 경영자라면 모르겠지만, 피고용자에겐 섬뜩한 제목의 이 책의 부제는 ‘비용 절감으로 살아남는 법’이다. 그 방법이 260가지나 소개된다. 출장비 관리·프린터 잉크 비용 절감 방법부터 인력조정·효과적 결제 요령까지 참 꼼꼼하게도 짚었다. ‘직원 급여 아끼려다 큰코 다친다’는 조언은 그나마 위안이다. 직원에 해당되는 말이지만.

■ 게리롱 지음, 홍수원 옮김
■ 마젤란 02-3284-2400 / 1만2000원



미래에 집중하라 메가트렌드에서 돈을 읽어라

당신은 비즈니스맨인가? 그렇다면, 지금 어디를 보고 있는가? 책상머리에서 앉아 있는가? 유럽 최고의 미래학자로 꼽히는 마티아스 호르크스는 이 책에서 단 한 가지를 얘기한다. ‘메가트렌드를 읽고 미래 시장을 공략하라’. 그가 밝힌 메가트렌드는 고령화, 건강, 새로운 노동, 여성, 개인화, 신환경주의, 세계화, 이동성, 디지털화, 교육 등 10가지다. 여기에 집중하면 미래가 보인다.

■ 마티아스 호르크스 외 지음, 박희라 옮김
■ 비즈니스북스 02-338-9449 / 1만5000원



살아야 한다 나는 살아야 한다 고흐보다 더 불행했던 사람

쉽게들 말한다. ‘나는 최악이다. 너무 힘들다. 되는 일이 없다. 사는 게 지긋지긋하다. 탈출하고 싶다. 난 안 된다. 희망이 없다. 살기 싫다….’ 여기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흐라는 사나이’보다 더 비극적인 삶을 산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홀로코스트에서 ‘인간이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 인물이다. 살아있다는 게 불가능한 기적이라던 그가 남긴 말은 이렇다. ‘살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희망이다’.

■ 마르틴 그레이 지음, 김양희 옮김
■ 21세기북스 031-955-2732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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