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가구씩 사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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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대학 시절 내내 원룸에서 자취했다. 원룸의 크기는 모두 비슷했지만 임대차계약은 매년 다양한 조건으로 체결했다. 전세로 1500만원에 계약하거나 보증금 500만원에 30만원의 월세를 지급했다. 사글세(보증금 없이 10개월 치 월세를 한꺼번에 선불로 지급하는 것) 250만원을 선불로 지급한 기억도 있다.
그런데 매달 월세를 내거나 사글세를 지급할 때 비록 부모님 돈이었지만 무척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집주인이 무척 부러웠다. 자금도 없고 방법도 몰랐지만 어떻게 하면 저런 원룸을 통째로 가질 수 있을까 고민했다. 사회에 나가면 돈을 모아서 꼭 매입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실제 사회인으로서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을 때 대학 주변의 매물을 다시 찾아본 기억이 있다.
흔히 원룸, 상가, 오피스텔, 빌라처럼 매달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을 수익형부동산이라고 한다. 오피스텔에 사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이 임대인이라면 매달 30만원이 입금되는 날을 기다리지만 임차인이라면 그날이 천천히 오기를 바랄 것이다. 통장의 개수 차이는 실감하기 어렵지만 이런 수익형 부동산은 소유했느냐 임차했느냐에 따라 심리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큰 차이를 느낀다.
수익형 부동산을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소형 오피스텔이나 방 2개짜리 빌라도 당신의 일꾼이 될 수 있다. 다가구주택이란 여러 가구가 모여 있는 하나의 주택이고 상가주택은 여러 상가와 여러 가구가 함께 구성된 부동산인데, 일반인들은 주로 한 번에 다가구주택을 구입하려고 한다.
레버리지를 이용하라
한 번에 살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여건이 안 되면 한 가구씩 혹은 상가를 한 채씩 매입해 나만의 다가구주택과 상가주택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런 방법은 소액투자자에게 매우 유익하고 필자는 원룸이든 상가든 하나씩 모으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빌라를 한 가구씩 모으다 보면 그것이 5가구가 되고 10가구가 된다.
처음 1가구를 매입할 때는 매달 들어오는 30만원이 별것 아닌 듯하지만 5가구가 되면 150만원의 수익이 생긴다. 매달 일을 해주는 일꾼들이 한 명씩 늘어나는 셈이다. 사례를 통해 투자 방법을 알아보자. 필자는 2009년 1월 경기도에 전용 83m²(25평) 규모의 2층 상가를 낙찰 받았다. 감정가격이 1억8500만원, 낙찰가는 9099만원이다.
이 상가는 낙찰 받고 한 달 만에 기존 임차인과 예전 조건으로 재계약을 맺었다. 계약 내용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80만원(부가세 별도)이다. 그리고 수협에서 6300만원(금리 7%)의 대출을 실행했다. 비용을 계산해 보면 실제 투입된 현금은 낙찰가에서 은행 융자와 보증금을 빼고 취·등록세가 추가되어 2200만원이 나온다.
그렇다면 매달 현금흐름을 계산해 보자.필자는 최종 2200만원을 투자했고 매달 대출 이자인 36만7500원을 납부해야 하고 임차인에게 월세 80만원을 받는다. 즉, 매달 43만2500원의 수익이 나는 것이다. 1년이면 원금 대비 수익률이 23% 정도에 달한다. 이 사례는 적절하게 레버리지(지렛대)를 활용해 성공한 경우다.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할 때 대출을 잘 활용하면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보통 ‘빚’이라고 하면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현금 1억원으로는 겨우 한 채밖에 못 사지만 레버리지를 활용하면 적어도 3채 이상 매입할 수 있다. 그리고 매달 100만원 정도 현금이 들어온다. 주의할 것은 이자와 월세 수익의 차이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매달 지급하는 이자보다 월세수익이 많으면 리스크가 거의 없고 보유 시 부담도 줄어든다. 이런 수익형 부동산은 요즘 같은 부동산 하락기에도 매도하지 않고 월세를 받으면서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다. 또 상승장에 진입하면 충분한 매각차익을 실현하며 팔 수 있다. 단순한 원리지만 모르는 사람은 5억원을 가지고도 빠듯하게 생활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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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검소한 생활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자산을 효과적으로 불릴 수 있는 사람만이 부자의 대열에 낄 수 있다.
수익형 부동산을 효과적으로 매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같은 임대가격이면 매매가가 싼 것을 우선 매입하라. 강남이나 분당은 집값과 전셋값이 어느 정도 비슷하게 움직인다. 전세의 수요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자가 몰리는 것이고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것은 가격 상승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세는 그렇지 않다. 2005년 경기도 부천 고강동의 빌라 가격이 5000만원이었는데 2008년 1억3500만원으로 고점을 찍고 2009년 현재 1억원으로 하락했다. 그런데 빌라의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45만원 그대로다. 월세는 시세 변화에 민감하지 않다. 따라서 투자자는 이왕이면 매매가가 저렴하고 임대가가 높은 물건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
참고로 대전 지역의 빌라는 한 채당 3000만원인데 임대가가 보증금 500만원에 월 30만원이고 인천의 빌라는 한 채당 8000만원인데 임대가가 보증금 500만원에 월 35만원이다.
월세 높을수록 연체율 낮아
둘째, 상가나 오피스텔 같은 업무용 분양물건은 가급적이면 피하라. 주위에 부동산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은 있어도 분양상가나 분양 오피스텔에 투자해 재미를 봤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상가나 오피스텔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월세를 받을 목적으로 상가나 오피스텔을 분양 받았다가 속병을 앓는 이들이 많다.
대부분 물건은 분양시점을 기준으로 1년이 지나면 매매가가 분양가에서 20~30% 빠진다. 시세가 하락하면 최초 분양가로 대출해준 은행에서 대출연장을 해주지 않고 원금상환을 독촉하는 경우도 있어 결국 경매에 넘어가는 일도 생긴다. 오피스텔과 상가 시세는 임대가격과 과학적으로 연동한다.
분양물건에 투자할 때 오피스텔이나 상가의 분양가격이 적정한지 주변 부동산의 임대가격을 조사해 아래 방법으로 비교해볼 수 있다. 12%가 넘으면 적정하다.
①분양가격-(은행융자금액+임대 시 받게 되는 보증금)=실제 투자 현금
②(임대 시 받는 월세)-(실제 투자 현금의 이자+은행 융자에 대한 이자)=수익
③(②÷①)×100 = 12% 이상
셋째, 주거형 물건은 신축이 좋다. 빌라는 건축하고 10년이 지나면 보일러의 수명이 다하고 수도관이 녹슬어 녹물이 나오고 누수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예전에 고급 빌라를 제외한 빌라들의 부실공사가 많았다. 월세를 놓고 건물에 하자가 생기면 임대인이 수리해주는 것이 원칙이므로 신경을 덜 쓰게 되는 물건이 좋다.
너무 고지대에 있거나 지역 수준이 낮은 동네에 있는 수익형 부동산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이런 부동산을 임차하는 세입자들은 직업이 일정치 않아 월세를 연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상 월세가 높을수록 연체율이 낮다. 넷째, 채광과 주차장을 체크하라. 아무리 돈이 없는 사람도 반지하에 사는 것을 꺼린다. 반지하는 사생활이 쉽게 노출되고 습기와 곰팡이가 많아 육아에도 좋지 않다.
그러나 채광이 잘되는 반지하는 임대하기 쉽다. 또 지대가 높아 정면에서 보면 반지하지만 후면에서 보면 1층인 지역은 반지하의 단점을 대폭 줄일 수 있으므로 긍정적으로 검토해도 된다. 다섯째, 교통과 편의시설을 살펴라. 소형 아파트와 빌라는 역세권에 위치한 것이 좋다. 주변에 병원과 대형 마트, 공원 등 편의시설이 있으면 더 좋다.
그러나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할 때 장점만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 위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부동산은 당연히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비슷한 값이라면 장점이 많은 물건을 매입하라는 뜻이다.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원금 대비 수익률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송사무장의 경매의 기술』 저자, 다음 카페 ‘행복재테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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