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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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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한전 경영 7개월째 맞은 혁신 전도사 김쌍수 사장
“파격 인사로 거대 공기업에 혁신 신호탄”



'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 혁신 전도사로 불려온 CEO 김쌍수(64)의 ‘혁신 10계명’ 중 1계명이다. 한국전력공사 사장인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 말이 새삼 떠오른다.

민간기업(LG)에 있을 때 김 사장은 혁신 10계명의 주창자로 유명했다. 그는 35년에 걸친 현장(공장) 경영을 통해 이 같은 혁신 철학을 정립하고 전파한 사람이다.

2000년대 초반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 경영자’로 꼽힐 정도였다. 그는 작년 8월 말 거대 공기업 한전 사장으로 변신했다. 벌써 취임 7개월째를 맞았다.

그의 혁신 철학이 다시 주목 받는 이유는 물론 최근 불고 있는 한전의 혁신 바람 때문이다. 그가 내걸었던 혁신 1계명의 요지는 이렇다. “5%라는 낮은 목표로는 거의 아무런 개선도 이뤄내지 못한다. 역설적으로 30%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는 오히려 달성 가능하다. 제로베이스에서 완전히 다른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 쓰기 때문이다.”



■ 공개경쟁 보직제로 1500여 간부직 인사 단행 = 현장을 뜯어고치는 돌격 대장, 김쌍수 사장은 역시 달랐다. 마치 임기 3년은 짧다는 듯 새해 들면서 일을 벌이고 나섰다. 올 1월 50년 가까이 유지돼 온 한전의 조직 및 인사 관행을 뒤흔들어 놓았다. 거의 판을 뒤집는 수준이다.

혹독한 경제 위기, 1982년 공사 전환 이래 처음 직면한 적자 국면, 한전 혁신에 대한 높은 국민 기대감 등을 오히려 기회로 삼은 것 같았다. 우선 대대적인 조직개편부터 단행했다. 본사 조직 슬림화, 현장 사업소의 통합화·대형화가 골격이었다. 직급을 2단계 줄이고, 어렵다는 직군통합(배전 및 송변전)도 했다.

이어 특단의 인사를 했다. 민간기업의 임원급인 처장급 54개 중 41개(76%) 직위를 교체했다. 종래의 연공서열식이 아닌 공개경쟁 보직제를 도입했다. 8대 1이란 보직 경쟁률, 팀장이 처장 직위에 발탁되는 이변도 생겼다. 한전 사상 유례없는 일들이다. 다음 차례는 2직급(부장) 이상 간부 1073명에 대한 인사였다.

CEO 김쌍수의 혁신 철학이 가장 극적으로 적용된 대목이다. 인사 전날 저녁 처장급 간부 54명에게 다음 날 오전 본사로 출근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영문을 모르고 회사에 나온 그들에게 “강당으로 가라. 함께 일할 간부를 선발하라. 성과와 실적이 기준이다”며 문을 잠갔다. 그들은 다음 날 새벽까지 1000여 개 직위에 지원한 5800여 명(5.8대 1)의 지원서를 검토하고 직접 선발했다.

순환보직제를 털고 공개경쟁 보직제도(공개경쟁 인사시스템)를 작동하는 순간이었다. ‘26시간 30분의 비밀 인사’ 결과는 며칠 후 그대로 발표됐다. 과거 한 달 걸리던 인사였다. 청탁·로비·내부 연줄 동원 등의 인사 관행이 송두리째 뽑혔다. 김 사장은 인사개혁 없이는 임직원 2만 명의 거대 공기업 한전에 어떤 혁신도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취임 후 줄곧 “나도 인사 청탁을 받지 않을 테니 여러분도 아예 생각을 버려라. 공기업의 때를 벗고 환골탈태하자”고 당부했다고 한다. 한전의 파격 인사는 한전 산하 6개 발전회사와 군인공제회, 수자원공사 등 상당수 공기업과 대기업에 영향을 미쳤다.



■ 현장문제 즉시 해결하는 속도경영 추구= 민간기업 CEO 출신으론 처음으로 그가 한전 사장에 임명되자 사람들은 “한전이 엄청 변하겠다”며 큰 관심을 보였다. 우려의 시선도 물론 있었다. 그의 혁신 리더십이 거대 공기업 한전에서도 통할지 궁금해했다. ‘전력’이란 특수 업종에다 오랜 기간 몸에 밴 보수적 관행 때문이었다.

규모도 엄청나다. 연 매출 약 30조원, 총자산 약 65조원, 종업원 약 2만 명으로 국내 굴지의 기업이다. 그렇잖아도 김 사장은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민간기업에 있을 땐 앞만 보고 달리면 됐는데, 공기업에 오니 정치적인 영향 등 이것저것 고려할 게 너무나 많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고 한전 혁신에 시동을 걸었다.

사실 취임식 때 김 사장은 이미 한전 혁신의 방향을 제시했었다. 공기업 이미지 탈피, 고객감동 및 승부근성, 조직 군살빼기, 해외사업 투자로 매출신장·부가가치 증대, 모기업 한전과 자회사 간 업무 중복·혼선 제거 등이다. 또 업무의 70%는 현장에서 30%는 집무실에서, 현장 문제를 즉시 해결하는 속도경영, 부가가치 없는 일 과감하게 줄이기 등도 다짐했다. 칼을 빼 든 혁신의 달인 김쌍수 사장의 향후 혁신 행보가 기대된다.



뉴 페이스




■ 허준영 코레일 사장
국토해양부는 18일 허준영(57) 전 경찰청장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에 임명했다. 신임 허 사장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와 고려대 법대를 나와 외무부 홍콩영사관 영사와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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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영 SK에너지 대표
SK에너지는 13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구자영(61) SK에너지 총괄사장을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구 대표는 세계적 에너지 기업인 액손모빌 기술경영위원과 포스코 상무 등을 거쳤다. 한편 2004년부터 5년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SK에너지를 이끌었던 신헌철 부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
외환은행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행장에 래리 클레인(49) 전 캐피털원파이낸셜 그룹 계열사인 글로벌파이낸셜서비스 대표를 내정했다. 그는 월트디즈니 부사장, 뱅커스트러스트 상무, 도이체방크 이사 등을 역임했다. 임기 1년을 남긴 현 리처드 웨커 행장은 31일 주총 이후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대주주인 론스타의 행장 교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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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섭·최상후 유한양행 공동대표
유한양행은 13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제19대 대표이사 사장에 김윤섭(좌·60)·최상후(우·59) 부사장을 선임했다. 1926년 회사 창립 이래 공동대표 선임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사장은 중앙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1976년 입사해 병원영업담당 임원, 약품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최 사장은 명지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1970년 입사했으며 공장관리담당 임원, 사업지원본부장 등을 거쳤다.



■ 장성각 벽산건설 대표
벽산건설은 13일 주주총회를 열어 장성각(56)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신임 장 대표는 충남 청양 출신으로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월 부사장 승진에 이어 대표이사로 전격 발탁됐다. 대우건설 출신이며 2006년 주택개발사업부 전무로 벽산건설에 입사해 민간영업본부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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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창기 제주은행장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제주은행은 13일 주주총회를 열어 허창기(54) 전 신한은행 기업고객그룹 부행장을 신임 은행장으로 선임했다. 허 행장은 상업은행을 거쳐 1989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풍납동 지점장, 여신관리부장, 신용기획부장, 기업고객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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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우 한국인포서비스 사장
114 전화번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인포서비스는 18일 제4대 대표이사 사장에 이병우(53) 전 KT 전무를 선임했다. 신임 이 사장은 KAIST 경영학 박사 출신으로 KT에서 홍보실장과 마케팅부문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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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정기 한국편의점협회장
한국편의점협회는 최근 정기총회에서 백정기(56) 보광훼미리마트 대표이사 사장을 제9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백 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아모레퍼시픽 인사총무부문 부사장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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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원 SKC 회장 “경제 좋아질 때까지 급여 반납”
최신원 SKC 회장이 17일 “경제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급여 전액을 반납하겠다”고 선언했다. SKC 노조가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임금단체협상을 사측에 위임한 데 대한 화답이다. 노조는 사측 제안대로 임금동결은 물론 월 기본급의 200%에 달하는 상여금을 반납하고 조합원 해외연수 등 일부 복리후생제도 운영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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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아웃





■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대표
신한금융지주는 1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을 제5대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신임 신 사장은 1982년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참여해 영동지점장, 오사카지점장, 자금부장, 영업부장 등을 지냈다. 이사·상무를 거쳐 2001년 신한지주 창립 때부터 상무로 근무했다. 2003년 신한은행장, 2006년 조흥은행과의 통합은행장에 선임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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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형덕 여신금융협회장
여신금융협회는 13일 장형덕(59) 비씨카드 사장을 신임 회장으로 내정했다. 25일 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그는 부산 출생으로 한국외대를 나와 1976년 씨티은행에 입행했다. 2000년 서울은행 부행장, 2002년 교보생명 대표, 2004년 국민은행 상임감사 등 금융계 요직을 두루 거쳤다. 작년부터 중국 등 비씨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지휘해 왔다.

성기영 경제산업 전문 저널리스트



‘우린 고향 친구’ 현대건설 김중겸,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
“전교 1·2등 다투다 건설회사 1·2위 경쟁”



40여 년 전 한 시골중학에서 1·2등을 다투던 친구 두 사람. 이젠 둘 다 CEO로 국내 건설업계 1·2위를 놓고 경쟁하게 돼 화제다. 18일 현대건설 사장에 취임한 김중겸(좌·59) 사장과 2007년 말부터 대우건설을 이끌어 온 서종욱(우·59) 사장이 그들이다.

서 사장은 얼마 전 김 사장에게 취임 축하의 뜻으로 거하게 술을 샀다. 이들은 경북 문경중학교 15회 동기동창이다. 한 학년이 5개 반인 평범한 시골 공립중학교였다. 두 사람은 집에서 4㎞ 거리인 학교까지 그래도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둘 다 당시 지방 유지로 꼽히는 ‘양조장집 아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중학 동기동창인 ㈜네오그린 이상익 사장은 “서 사장은 인물과 말재주가 좋아 친구가 많이 따랐고, 김 사장은 성실하면서도 집념이 강해 친구들 사이에 ‘진국’으로 통했다”고 전했다. 둘은 같이 놀면서도 성적을 놓고 경쟁하는 라이벌이었다.

서 사장은 1965년 서울 대광고에 진학했다. 김 사장은 고향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 1년 뒤 서울 휘문고에 입학했다. 하지만 두 친구는 고려대생으로 다시 만났다. 서 사장이 경제학과 68학번이고 김 사장은 건축공학과 69학번이다. 전공은 달랐지만 나중 굴지의 건설회사에 입사한 것이나, 신입사원에서 CEO에 오르는 등 공통점이 많다.

둘 다 건설업계에서 손꼽히는 영업전문가다. 해외현장도 함께 누볐다. 다니던 회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하는 아픔도 함께했다. 대우건설은 2000~2003년까지, 현대건설은 2001~2006년 워크아웃을 각각 진행했다. 이제 두 친구는 어쩔 수 없이 건설업계 최고 라이벌로 마주 섰다. 하지만 서로를 ‘훌륭한 친구’라며 치켜세운다. 두 사람의 고향 후배인 조용경 대우엔지니어링 부회장은 “두 사람 모두 영업력이 뛰어나 어려운 건설 환경을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덕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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