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비용의 대부분이 공급망 관리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용절감이 시급하다. 미국의 한 비행기 제조공장.

경영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기업마다 공통적으로 사업유지, 경쟁력 강화, 성장동력 개발에 필요한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본을 늘리거나 매출을 확대하거나 원가를 절감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 중 불황기에 가장 유효한 대안은 운영부문의 원가절감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지원하는 전략적 선택이 바로 공급망 관리를 통한 비용절감이다. 생산현장에서의 공급망 개선을 통해 ‘새는 돈’을 막는 것이다. 공급망이란 무엇을 가리키는가? 가구 제조업체를 예로 들어 살펴보자. 가구회사는 목재를 가공해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일례로 의자는 앉을 수 있는 기능, 옷장은 옷을 보관하는 기능 등이 있다. 소비자에게 전달돼야 할 이런 기능을 가치라고 하며 설계된 기능과 정의된 가치를 구현하고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활동은 제조·판매라고 한다. 제조·판매·관리의 모든 활동이 공급망 관리다. 즉 목재를 가공할 수 있는 공구를 구입하고, 가구 설계도를 제작하고, 가구재료인 목재를 구매해 가구를 제조하고, 완성된 가구를 보관하고, 판매된 가구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모든 활동을 공급망 관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럼 IBM이 제시하는 ‘공급망에서 현금을 찾아내는 방안’은 무엇일까?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제조기업의 비용 중 대부분은 공급망 관리에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공급망 관리에 따르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신규 투자는 물론이고 매출 증가 못지않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공급망 관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공급망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별로 각각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새는 비용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먼저 설비부문에서는 신상품 제조를 위해 꼭 신규 설비 투자가 필요한가, 생산량 확대를 위해서 추가 설비가 필요한가, 노후된 설비는 좀 더 정비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놀고 있는 장비나 설비의 활용방안은 없는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설계부문에서는 경쟁사 제품 대비 우리 제품은 사양이 너무 복잡하지는 않은지, 사양이 소비자의 기대수준에 맞으며 가구의 어떤 부품이 전혀 필요 없는 부품은 아닌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목재가 현재 가구에 최적의 재료인지 등을 따져 봐야 한다.



제조업 비용 대부분이 공급망 관리

구매에서는 현재 구매하고 있는 목재나 가구 재료가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최적의 가격인지, 너무 멀리 떨어진 목재 가공공장에서 구매하고 있지는 않은지, 여러 개의 목재가공 업체와 거래가 꼭 필요한지, 한 번에 너무 많은 목재를 구입하지는 않는지를 체크한다.

개발부문에서는 가구 제조 시간은 경쟁사 동일 제품 대비 최선인지, 작업을 위한 준비시간은 너무 길지 않은지, 불량 제품의 숫자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목재 가공 시 발생한 톱밥 및 자투리 목재의 재활용 방안은 없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물류부문이다.

물류부문에서는 생산을 위한 자재 재고, 판매에 대비한 완성품 재고, 판매를 위한 물류센터 등을 체크해야 하고 물류부서에서 쓰는 비용이 물류전문 업체 활용에 필요한 비용보다 더 많지는 않은지 판단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같은 체크가 이루어졌다면 각 공급망의 부문별 질문에 다음과 같은 주요 답변으로 비용절감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설비부문에서는 신상품 제조 설비 투자를 축소하고 기존 설비를 보완하거나 활용을 확대한다.

일류기업일수록 비용절감에 민감

개발부문에서는 목재의 소요량이나 가공을 줄이고 동일 기능을 가진 가구를 개발하며, 구매부문에서는 가구재료인 목재 구매 가격을 줄이고 저렴한 목재로 재질을 변경해야 한다. 또 생산부문에서는 가구의 제조 시간 축소를 위해 제조공정을 변경하고 목재 가공 시 발생한 톱밥 및 자투리 목재를 재활용한 제품 생산을 검토한다.

물류부문에서는 감소된 판매량에 근거한 재고 축소, 가구 완제품 보관을 위한 임대창고 축소, 운송차량 매각 및 물류 업체를 활용하는 등의 방안을 세워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가구업체와 같이 모든 제조업체는 공급망 영역별로 다양한 비용절감 방안이 존재한다. 일류기업들은 불황기의 극복 방안으로 위와 같은 공급망 비용절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급망의 비용절감이야말로 불황기의 유일한 추가 현금확보 방안일 뿐 아니라 내부 업무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진 기업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개선활동을 벌이고 있을까? 앞서 설명한 다섯 가지 영역에서 살펴보겠다. 먼저 설비부문에서는 설비 취득에서 폐기까지의 생애 관리, 설비 보유에서 발생하는 총비용 절감을 위한 구매 관리, 그리고 설비 생산성 관리가 이뤄진다.

개발부문에서는 설계관점, 구매관점, 제조관점에서 원가절감 가능한 표준화 및 사양개선 개발과 구매협업 관점에서의 정보관리 및 협업 프로세스를 운영한다. 구매부문에서는 품목군별 운영전략 및 실행 프로세스를 정의해 단기적으로 원가를 절감한다. 동시에 지속적인 원가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운영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생산부문에서는 시간, 비용, 제품의 질적인 차원에서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특히 많은 기업이 현장에서 전원 참여체계를 운영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 판매와 생산 계획 운영효율화를 위한 시스템 운영도 필수적이다. 물류부문에서는 최적화 엔진에 기반한 재고·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창고운영 합리화를 위한 시스템 운영에도 공을 들인다.

이러한 공급망 비용절감 활동은 산업별 특성에 따라 중점 관리 영역이 다르다. 즉 설비 중심 산업인 철강·정유·화학 등 산업은 설비관리가 중요하며 신제품 개발이 많은 전자산업은 개발부문이 중요할 것이다.

공급망 구성 요소와 체크리스트 예시 ■ 가구업체의 경우 - 설비 : 유휴 설비 활용방안은 없는가 - 설계 : 사양이 너무 복잡하지 않은가 - 구매 : 여러 곳에서 구매하지는 않는가 - 개발 : 자투리 목재 재활용 방안은 없나 - 물류 : 자재 재고가 적정한가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