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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korea missiles - 북 미사일 시위에‘대포동 2호’가 빠진 이유

north korea missiles - 북 미사일 시위에‘대포동 2호’가 빠진 이유


경기도 파주 통일전망대를 찾은 방문객이 북한 미사일 관련 현황판을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월 2일과 4일 단거리 미사일 11기를 잇따라 발사해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 축제 분위기에 흠집을 내려 했다. 북한이 사정거리가 미국 본토에 이르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리라 예상됐지만 미국 행정부의 전문가들은 독립기념일 이전엔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장담했었다.

사실 지난 몇 주간 오바마 행정부와 여타 서방국 정부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을 가진 대포동 2호(북한에선 은하 2호로 불린다) 같은 대형 로켓을 발사하리라 예상했다. 미국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은 3단계 로켓이 완벽하게 작동하거나 적어도 완벽에 가깝게 작동한다면 알래스카, 하와이 그리고 미 대륙의 일부까지 사정거리에 들어간다고 말한다.

북한이 지난 4월 2일 발사한 대포동 2호로 추정되는 로켓은 일본 상공을 통과했지만 3단계 추진체 분리에는 실패했다고 알려졌다. 최근 북한은 미국과 여타 국가를 향한 엄포의 수위를 높여왔다. 추측하건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을 둘러싼 권력 투쟁의 여파일지 모른다.

미 국방부는 독립기념일에 즈음한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하와이 주변의 미사일 방어망 확충 등 방어 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2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4기 발사 직후 미 국가안보 담당 관리 2명은 미 독립기념일을 겨냥한 대포동 2호 발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북한이 로켓을 조립하지도, 발사대에 세우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 내 전문가들은 대포동 2호 조립 준비와 관련한 북한 내 동향을 감시해 왔다. 대포동 2호 로켓은 여전히 조립되지 않은 부품 상태로 있으며 조립에는 며칠, 심지어 몇 주가 걸릴지 모른다고 미국 관리 두 명이 귀띔했다(민감한 정보라는 이유로 익명을 요구했다).

또 발사대에 세워진 뒤에도 액체 연료를 주입하는 데 며칠이 더 소요된다고 관리들은 덧붙였다. 이런 유형의 로켓 조립과 연료 주입 과정은 비밀리에 운용되는 정탐 위성, 미국과 여타 서방국의 항공기는 물론 상업 회사가 운용하는 사진 촬영용 위성으로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고 두 관리 중 한 명이 말했다.

이런 근거에 비춰볼 때 북한이 설령 대포동 2호의 발사 준비를 해왔더라도 7월 4일까지는 발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는 말이다. 발사 준비를 서두른다 해도 대형 미사일 발사는 일러야 수주 후에나 가능하다. 따라서 독립기념일에 하와이, 알래스카, 미국의 서부 연안 상공을 밝힌 불꽃은 북한 미사일 실험과는 무관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만약 그리고 실제로 북한이 대포동 2호(미국 전문가 대부분이 이를 ICBM의 시제품으로 여긴다)를 발사한다 해도 여전히 미국 본토에 도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하는 미국 관리가 많다. 아무튼 미국 전문가 대다수는 북한의 발언이 아무리 강경해도 로켓을 하와이나 미국 내 다른 영토를 작심하고 겨냥하리라고 보진 않는다.

일부 관리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오바마의 참모들이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비한 미사일 방어체제 강화를 논의한 일도 공화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 중 보수파 등 주로 국내 여론을 의식한 행위라고 말한다. 이들 양당의 지지자들은 국방부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의 일부를 줄이려는 행정부 계획을 우려했던 사람들이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후보의 공식 웹사이트는 미국 정부가 미사일 방어 계획을 그리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다소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사이트는 “오바마-바이든 행정부가 미사일 방어계획을 지지한다”고는 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내용이 뒤따랐다

“오바마 행정부는 미사일 방어 계획이 실용적인지, 비용 면에서 효과적으로 개발되는지 확인하겠다. 무엇보다 미사일 방어 기술이 미국민을 보호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다른 시급한 국가안보 관련 예산을 끌어다 쓰지 않도록 하겠다.” 뉴스위크가 올해 초 보도했듯이 이런 문구와 유사한 내용이 오바마 취임 후 백악관 웹사이트에도 게재됐다.

하지만 최근 백악관 홈페이지 검색창에 ‘국가 미사일 방어’라는 단어를 입력해 보면 미사일 방어 계획을 한층 지지하는 듯한 행정부 정책이 나타난다.

“우리 군대와 동맹국의 군대를 더 확실히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최종 단계 고도 지역 방어 시스템(the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과 ‘표준 미사일3 프로그램(Standard Missile 3 programs)’을 포함한 최고의 전역 미사일 방어망을 배치하려 한다. 이지스함도 탄도 미사일 방어 기능을 증강하도록 개조할 생각이다.”

행정부의 달라져 보이는 정책이 최근 북한 관련 사건의 산물인지, 해외 다른 지역에서 비롯된 결과인지는 분명치 않다. 7월 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야기한 위협과는 무관하게 미 국방부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우리는 북한 미사일 관련 활동을 지속적으로 일일이 감시할 것”이라고 국방부 제프 모렐 대변인이 말했다.

“비록 과거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는 실패했지만 게이츠 국방장관은 만일의 사태에도 철저히 대비한다. 게이츠는 최근 하와이에 추가 설비를 갖춰 미국의 다층 미사일 방어체제를 강화했다. 그런 시설은 북한이 또다시 국제사회에 도전하거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시도할 경우 우리 시민들을 보호해 준다. ” ■

북한의 잇단 도발
북한은 7월 4일 탄도 미사일 7기를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이는 군사적 무력을 과시하려는 취지지만 유엔의 대북 결의안 위반이자, 국제사회의 비난과 우려를 자아내는 일이다. 미사일 발사는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집중됐다. 이번 무력 시위는 3년 전의 미사일 발사 때와 판박이다. 그때도 미국인들은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으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독립기념일을 맞았다.

발사한 미사일 수도 같다. 다만 2006년엔 발사 후 1분도 안 돼 산산조각 나면서 동해상에 추락하긴 했지만 장거리 로켓도 발사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토요일 발사된 북한 미사일이 400㎞ 이상을 날아 동해에 떨어진 듯하다고 밝혔다.

•1998년 8월 31일 북한 발사 미사일 추정 물체 일본 영공을 통과해 태평양에 추락. 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주장.

•1999년 9월 13일 북한,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동결 약속.

•2003년 3월 10일 동해상으로 지대함 미사일 발사.

10월 지대함 미사일 2기 발사.

•2005년 5월 동해상 단거리 미사일 발사.

•2006년 3월 8일 단거리 미사일 2기 발사.

7월 5일 동해상 미사일 7기 발사.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도 포함.

7월 15일 유엔 안보리,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

중단 요구하는 결의안 1695호 채택.

10월 9일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핵전쟁 위협’을

받는다는 이유로 지하 핵실험 실시.

10월 15일 유안 안보리, 1718호 결의안 채택.

이 결의안은 북한 핵실험을 비난하고 무역 제재

조치를 부과하며, ‘운송 수단’을 포함하는

핵무기 프로그램에 관련된 북한의 활동을 금지.

•2007년 7월 14일 영변원자로 가동 중단. 불능화에 착수.

•2008년 9월 19일 주요 원자로 복구 중임을 언급.

10월 11일 미국,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 삭제.

•2009년 4월 5일 장거리 로켓 발사.

4월 13일 유엔 안보리, 북한 로켓 발사

비난하는 의장 성명 채택.

4월 14일 유엔 성명에 항의하는 뜻에서

북핵 6자회담 불참과 핵시설 재가동 선언.

5월 25일 두 번째 핵실험 실시.

6월 12일 유엔안보리, 핵무기 실험 관련

대북 제재 방안 담은 결의안 1874호 채택.

6월 18일 일본의 한 신문, 북한이 7월 초 하와이를

향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지 모른다고 보도.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하와이 주변에

더 많은 미사일 방어망을 배치했다고 언급.

6월 중순 군사훈련을 이유로 6월 5일부터

7월 10일까지 동해 연안에 항해 금지 수역 선포.

7월 2일 단거리 미사일 4기 실험발사.

7월 4일 단거리용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7기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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