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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일수록 브랜드 ‘신뢰의 힘’ 커진다

불황일수록 브랜드 ‘신뢰의 힘’ 커진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브랜드가 태어나고 사라진다. 브랜드의 생사는 소비자에게 달려있다.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호감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브랜드의 운명도 바뀐다. 소비자로부터 신뢰받는 브랜드는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도 결국 살아남는다. 불황일수록 신뢰받는 브랜드의 위력도 커진다. 이코노미스트는 올 한 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은 브랜드 16개를 선정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병서 심사위원장, 허의도 이코노미스트 대표, 김재천 전남도청 주사보, 최창원 맥스무비 이사, 오태문 제주특별자치도청 과장, 김창일 웅진홈케어 상무, 김용목 황토가마구이 과장, 고유현 제일모직(빈폴) 상무, 남궁주원 KT&G 직원, 엄재용 에리트베이직 본부장, 김지일 트리플리치매니지먼트(머니옥션) 대표, 김상호 천호식품 직원, 홍경민 전남도청 사무관, 손민호 상무 로젠택배, 강인 서울사이버대학교 입학처장, 김진용 중앙일보시사미디어 대표.

6월 30일 오후 2시 그랜드힐튼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2009 한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한국 최고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주최하고 중앙일보시사미디어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16개 브랜드가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강병서 경희대 교수는 심사평을 통해 “16개 브랜드는 높은 호감과 인지도로 고객에게 어필했다”며 “이번 신뢰 받는 브랜드 대상 시상식이 더욱 신뢰받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결심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브랜드 홍수의 시대다. 상품에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브랜드의 등장은 소비자들의 소비기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자들은 수많은 브랜드 가운데 자신이 경험해 보았던 브랜드를 선택하고, 그 가운데서도 믿음이 가는 브랜드를 선택한다. 이렇듯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브랜드 파워의 원천이 되며, 소비자가 브랜드를 신뢰할 때 구매로 이어진다.

이런 점에서 브랜드화가 진전된 요즘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신뢰는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요즘 같은 불황기일수록 소비자는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도 소비를 안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하게 된다.

또 신뢰가 조금 덜 가고 가격이 싼 브랜드를 선택하기보다는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신뢰하는 브랜드를 선택한다. 이처럼 구매할 때 확실히 만족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기업이나 브랜드의 신뢰도를 더욱 중시하게 된다.



가치·신뢰 중시의 소비패턴 확산


삼성경제연구소가 올해 1월 발표한 ‘2009년 국내 10대 트렌드’ 보고서는 “가치·신뢰를 중시하는 소비패턴이 확산될 것”이라며 “한 푼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가치중시 소비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가격 대비 품질과 같은 경제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패턴도 정착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러한 소비패턴들은 불황기일수록 더 위력을 발휘한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도 올 1월 ‘불황기의 소비코드와 마케팅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불황으로 소비에 대한 불안심리가 높아지면 신뢰를 주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또 불황기에 선두 브랜드로 소비가 집중되고 기존에 쓰던 브랜드를 소비자들이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유도 소비에 대한 불안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각종 안전성 관련 파동으로 인해 식품 및 외식 분야 등에서 신뢰를 중시하는 소비가 두드러지고 있다. 시중 먹을거리에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은 친환경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고, 원산지를 따지거나, 실제 사용해본 사람들의 경험을 활용하는 등 안전성과 신뢰성 면에서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따져본다.

중앙일보시사미디어 김진용 총괄대표는 축사를 통해 “경제 불황과 안전성 문제 등으로 인해 소비자의 가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신뢰 브랜드가 절실하게 요구된다”며 “이번 수상 브랜드들이 한국의 대표이자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성장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 대상’은 브랜드 인지도, 충성도, 만족도 등 총 다섯 가지 항목에 대한 100% 소비자 리서치를 통해 브랜드 신뢰지수를 산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브랜드를 선정하는 행사다. 총 1만6023명의 소비자가 참여한 온라인 리서치는 170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가운데 16개 브랜드가 ‘신뢰 브랜드’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어떤 기준으로 뽑았나?
신뢰 받는 브랜드 대상 운영사무국은 5월 18일부터 24일까지 소비자 설문조사를 벌여 수상회사를 선정했다. 소비재, 내구재, 서비스재로 대상군을 나눈 뒤, 주관사 홈페이지와 포털 다음 배너광고를 통해 100% 소비자 온라인 리서치를 벌였다. 조사항목은 브랜드 인지도, 이미지, 만족도, 신뢰도, 충성도다.

5개 항목의 종합지수를 집계해 5점 만점에 평균 3.5점 이상을 기록한 16개 브랜드를 뽑았다. 조사 대상 14세 이상 국민 가운데 홈페이지를 통해 설문에 응한 소비자는 총 1만6023명이었다. 서울지역 거주자가 이 중 25%로 가장 많았다. 이 중 사회생활이 왕성하면서도 브랜드에 장기간 노출돼 있던 40대 응답자들이 4.43점으로 가장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직·선의·역량 삼박자로 신뢰 키워야”
심사위원장 총평

강병서
경희대 경영대학원
경영컨설팅학과 교수
본 대상은 1만6000여명이 온라인 리서치에 참가해 직접 16개 대상 브랜드를 선정한 것이 특징이다. 16개 브랜드는 높은 호감과 인지도로 고객에게 어필했다. 이번 신뢰받는 브랜드 대상 수상을 통해 더욱 신뢰받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결심의 장이 되길 바란다.

브랜드란 타사와 구별되는 독특한 이미지, 호감도, 고객경험이다. 고객들로부터 얼마나 사랑을 받고 재구매를 통해 성장 가능성을 가진 것, 즉 무형자산이다. 무형자산인 브랜드의 가치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가 앞으로 남은 과제다. 소비자의 신뢰를 통해 브랜드 가치는 더욱 지속적으로 커나갈 수 있다.

신뢰는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진실한 게임을 한다는 것을 믿을 때 신뢰하게 된다. 이를 높이기 위한 덕목 세 가지가 있다. 정직, 선의, 역량이다. 정직성은 거짓이 없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이 거짓말을 하지 말라며 “거짓은 기억해야 하지만 진실은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직한 브랜드는 언제나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선의는 상대방이 잘됐으면 하고 바라는 것, 즉 윈윈게임이다. 업체는 고객이 원하는 니즈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역량은 고객의 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다. 브랜드가 문제해결 능력을 갖출 때에야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브랜드는 고객과 지속 가능성을 갖는 양방향적인 관계여야지 일방적으로 충성도를 요구해서는 안 되고 또 그럴 수도 없다. 신뢰보다 더 중요한 단어는 존경이다. 오늘 신뢰 브랜드로 선정된 곳들이 신뢰를 넘어 존경을, 존경을 넘어 사랑을 받는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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