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렁탕의 담백한 맛에 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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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이 가장 맛있던데요. 평소에도 국물 있는 수프를 즐기는 편인데 설렁탕의 진한 육수와 부드러운 고기가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6월 한국을 찾은 스테판 구베는 파크하얏트 두바이의 총주방장이다. 6성급 호텔 체인으로 유명한 파크하얏트는 호텔마다 총주방장의 명성도 세계적이다.
파크하얏트에선 총주방장들에게 다른 지역의 파크하얏트 호텔을 방문해 요리를 선보이도록 한다. 고객에게 세계적인 주방장들의 요리를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주방장들에겐 각자의 틀에서 잠시 벗어나 신선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구베는 “파크하얏트 서울의 총주방장 스테파노 디 살보와 친분 덕분에 전 세계 파크하얏트 가운데 서울을 먼저 방문했다”며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알려진 한국 음식을 직접 맛보고 그 노하우를 배울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구베가 맛본 한식은 설렁탕을 비롯해 돼지불고기, 열무김치, 너비아니, 떡만두국 등. 이 중에서도 설렁탕을 최고로 꼽은 그는 “대부분 음식들이 재료는 많이 들어간 것 같지 않으면서도 건강에 좋은 듯하다”며 “부드러운 맛에 익숙한 서양인들에겐 약간의 거부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서양인들에게 한식이 장기적으로 어필하기 위해선 전통 한국의 맛을 고집할 필요가 있다”며 “맵고 강렬한 맛에 매혹돼 한식 마니아가 급증하고 있는 게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뚜렷한 사계절로 재료가 다양하고 신선한 점에도 후한 점수를 던졌다. 그는 “두바이는 재료의 85% 이상을 수입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1~2번 대량으로 구매해야 한다”며 “매일 가장 좋은 재료를 직접 구매해 바로 요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두바이는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단숨에 전 세계 미식의 중심이 된 곳이다.
특히 6성급 호텔 체인으로 골프장과 요트 클럽을 낀 파크하얏트 두바이는 매일 전 세계에서 날아온 VIP로 가득하다. 구베는 “다양한 민족을 상대로 그들의 전통 음식을 최고급으로 제공하기 위해선 ‘흉내 내는 맛’이 아니라 그 나라의 ‘고유의 맛’을 선보여야 하기 때문에 각국의 최고 요리사만 고용한다”고 말했다.
독일 함부르크 출신의 구베는 스타 셰프로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18세에 처음 요리에 입문했다. 축구선수였던 그는 몸에 좋은 음식을 직접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것. 운 좋게 독일의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견습생으로 발탁된 후 프랑스의 유명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옮겨 다니며 기교를 닦았다.
구베가 파크하얏트 서울에서 선보인 음식도 정통 유럽 스타일. 그는 “재료의 맛이 살아있는 음식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조리법도 기교보다는 최대한 심플하게 디자인하고 재료의 영양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요즘 모두가 세계화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아요. 저는 세계화만 강조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우리가 프랑스 레스토랑에 갈 때는 제대로 된 프랑스 요리를 먹고 싶어서 가는 거죠. 한국 고유 음식을 보다 많이 알리는 것이 한식을 세계에 알리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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