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중국 투자 어디로…
갈팡질팡 중국 투자 어디로…
중국 증시가 성장을 지속한 지난 7월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에 있는 증권거래소에서 한 투자자가 웃고 있다. |
8월 초부터 시작된 중국 증시 조정의 근본 요인은 7월부터 현실화된 유동성 축소 때문이다. 7월 신규 대출이 3500억 위안 규모로 전월 대비 77% 축소되면서 전부터 우려했던 유동성 축소 흐름이 예상보다 이르게 나타났다. 은행감독위원회 등 정부당국의 대출 정책에 대한 미세조정이 생각보다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통화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해명에도 경기 회복과 자산시장 상승의 동력이었던 유동성이 축소되자 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동성이 상반기 중국 경제의 회복을 이끈 모멘텀이었기 때문에 자산 버블을 막기 위한 유동성 축소가 자칫 회복 기조를 보이던 중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새로운 악재가 됐다.
7월에 나온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부진해 이런 우려를 가중시킨다. 유동성 축소에 대한 주가 조정이 생각보다 강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이번 유동성 축소의 목표가 주식·부동산 시장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통화정책 조정의 핵심은 자산시장으로의 유동성 공급을 제한하는 것이다.
유동성을 통제해 궁극적으로 시중 유동성이 투자, 소비 같은 실물 부문에 투입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상반기 신규 대출 7조7000억 위안 중 50%가량은 중장기 대출 부문에서 이뤄졌다. 자산시장으로의 유입 가능성이 큰 대출은 최대 2조 위안가량의 단기대출 부문이다.
단기대출 부문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해당 자금이 다시 자산시장으로 재유입되는 것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이 감소한 것이 최근 주가 조정에 반영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통화정책 변화의 논란으로 촉발한 중국의 주가 조정은 과거 2007년 5, 6월에 있었던 긴축에 의한 조정보다 하락폭이 더 크다.
2007년 긴축조치와 현재의 유동성 축소는 자산시장의 버블을 막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지금 중국 정부가 보여주는 정책적 대응은 2007년과 다른 모습이다.
2007년의 자산버블 억제 정책은 지준율 인상, 금리 인상, 거래세 인상 등의 조치에 초점을 두었으나 결과적으로 주가 버블을 제어하는 데 실패했다. 2007년과 달리 2009년 현재는 주식시장으로의 유동성 유입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동성 축소가 급락의 원인
현재 시장은 유동성 축소에서 한발 더 나아가 더욱 강화된 긴축조치가 나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지준율 인상, 금리 인상, 대출 중단, 직접 규제 같은 2004년과 2007년에 있었던 강력한 긴축조치가 올해 안에 시행될 가능성은 작다. 7월 경제지표의 둔화에서 나타났듯이 아직 중국 경제는 안정적인 성장국면으로 진입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과거 강도 높은 긴축정책은 모두 분기 경제성장률이 10%를 넘어서거나 투자성장률이 고성장 국면일 때 경제과열을 제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됐다. 2009년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7.1%로 경제과열을 걱정하기보다 경기회복의 불씨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다.
현재 중국 정부는 유동성 축소와 경기성장 유지라는 상충된 카드를 쓸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유동성 축소로 향후 자산 버블, 대출 부실화 같은 과잉유동성에 대한 후유증을 미리 차단하는 것과 아직 본격 성장 국면에 진입하지 못한 중국 경제를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중국 정부의 불안정한 입장은 올해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국면으로 진입하기 위해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통화정책의 미세 조정 또한 연말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하반기 중국 경제는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
상반기 경기 회복을 이끌었던 모멘텀은 유동성과 대규모 경기부양책이었다. 하지만 7월 경제지표를 보면 두 모멘텀 모두 약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규 대출은 상반기 월평균 1조2000억 위안에서 하반기에 3500억 위안 수준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 고정자산 투자증가율 역시 중앙정부의 재정집행이 상반기에 조기 진행된 것의 영향을 받아 두 달 연속 증가율이 줄었다. 하반기 중국 증시는 변동 구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증시의 연중고점은 8월 초 기록한 상하이종합지수 기준 3470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8월 초에 나타난 고점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상반기 대비 강한 경기 모멘텀과 수요 기반의 강화가 필요한데 두 조건 모두 하반기에 나타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11월에 바닥 찍고 다시 회복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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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주가 고점을 돌파하기보다 조정이 있을 거라 예상하는 것이다. 하반기 주가는 상반기와 같은 방향성을 가진 추세 국면보다 방향성이 제한된 변동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종합지수 기준 변동 구간은 2700~3400선이 될 전망이다. 다만 4분기에는 소비자물가가 상승세로 전환하고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여 주가 조정이 있을 전망이다.
하반기 변동 구간 속에 중국 경제의 저점은 10월~11월 초에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달리 말하면 10, 11월이 중국 경제와 증시에서 올해 중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다. 경기 측면에서 10월에 있는 국경절 연휴로 생산활동이 위축될 것이고 글로벌 경기의 회복 모멘텀이 약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1월 이후에는 다시 한번 경기 관련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모멘텀을 강화하는 촉매는 11월 말~12월 초로 예정된 2010년 경제업무회의가 될 것이다. 중국은 경제업무회의에서 2010년 경제 운용 방향을 확정한다. 회의를 통해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연초 이후 진행된 상승랠리에서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비철금속, 에너지, 운수장비, 부동산 업종이다. 원자재 수요 급증과 유동성 장세 성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반기 주가가 비추세 국면 속에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11월 전까지는 연초 이후 급등한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 비중을 낮출 것을 권한다.
11월까지는 하반기 소비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비재, 유통, 의료개혁과 관련한 제약주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본다. 하반기 중국의 정책 방향이 투자보다 소비, 인프라보다 의료개혁 등 사회보장부문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여 이와 관련한 소비재, 유통, 제약주가 주목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재·유통·제약주가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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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6% 수준으로 매우 낮다. 미국의 소비 비중이 70%, 한국의 소비 비중이 54%인 데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반대로 소비시장의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국 정부 역시 낮은 소비 비중을 높여 경제 대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의 거대소비 시장으로의 변화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기투자 관점에서 금융,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가장 혼란스러운 이가 펀드 투자자일 것이다. 신규투자자라면 10, 11월 주가 조정이 새롭게 투자하기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기존 투자자는 하반기 변동 국면의 고점에서 일부 비중을 축소해 이익률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축소한 후 11월 이후에 다시 비중을 늘리는 것이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다.
중국 증시의 변동은 정책적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장기투자에 나선 펀드투자자는 중국의 큰 정책변화와 이에 따른 리스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출구전략과 급증한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내년 상반기까지 가장 큰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여 이를 잘 살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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