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돼지고기 ‘한돈’입니다”
“우리 돼지고기 ‘한돈’입니다”
▎전국돈육생산자대회에서 ‘우리돼지 한돈’ 브랜드가 선포됐다.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가장 친숙하고 대중적인 육류는 단연 돼지고기다. 삼겹살과 돼지갈비는 서민의 음식을 대표하는 메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국산 돼지고기를 한마디로 부르는 브랜드 명은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대한양돈협회는 국산 돼지고기의 새 명칭과 브랜드 특성(BI)을 개발하는 데 착수해 ‘한돈’을 국산 돼지고기의 새로운 이름으로 확정해 선포했다.
“국산 돼지고기의 새로운 이름인 ‘우리돼지 한돈’은 우리 축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산 돼지고기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부각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김동환(61) 대한양돈협회 회장은 양돈 자조금사업의 일환으로 국산 돼지고기의 새 명칭 및 BI 개발을 추진했다.
FTA에 맞서는 고급 브랜드 전략
▎김동환 대한양돈협회 회장은 “국산 돼지고기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강화해 수입 돈육과 경쟁에서 우위에 서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해 ‘우리돼지 한돈’의 차별화된 이미지가 강화되어 수입 돈육과의 경쟁에서 국산 돼지고기가 우위에 설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들의 신뢰가 정착될 수 있도록 안전과 품질이 보장되는 돈육 생산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것이 김 회장의 올 목표다.
“혼재된 브랜드를 국산 돼지고기의 새 이름인 ‘우리돼지 한돈’이라는 통합브랜드 하나로 묶음으로써 국내 돼지고기의 통합적 정체성을 부각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산 돼지고기가 하나의 명품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게 된 중요한 계기라 생각합니다.”
정체성 혁명을 일으킨 ‘우리돼지 한돈’ 브랜드는 국산 돼지고기의 경쟁력 강화와 차별화를 보여주자는 업계의 오랜 숙원이 작용한 결과다. 대한양돈협회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모해 접수한 명칭은 다양했다. 수많은 명칭 사이에서 ‘한돈’이 브랜드 명으로 결정된 이유는 압축적인 음절에 담긴 의미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10, 11일 이틀간 서울 강남역과 신촌역에서 진행된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한돈’에 한 표를 주었다는 조희숙(31·주부)씨는 “국산 소고기 ‘한우’라는 이름과 ‘한돈’이라는 이름이 잘 매치돼 소비자가 인식하기에 매우 쉽다”고 말했다. 조씨는 “우리돼지 한돈이 우리 돼지고기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돈육 생산과정 표준화·현대화한다공모 과정을 거쳐 새롭게 명명된 ‘우리돼지 한돈’은 우리 땅에서 기르고 자란 돼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또 다른 백색육 돼지고기(Pork The Other White Meat)’로 부르고 있으며, 덴마크 돼지고기는 ‘데니시 크라운’, 칠레산 돼지고기는 ‘아그로 슈퍼’ 등의 브랜드로 통한다.
‘한돈’의 브랜드 개발로 생산자는 안정적인 판매 경로를 제공받고, 판매자에게는 자긍심과 신뢰도를 제고시키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 역시 믿고 고를 수 있는 안정적인 선택권을 보장받게 됐다. 업계에서는 BI 확정으로 국산 돼지고기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수 있으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 돈육사업은 FTA 등 세계적 자유무역의 거센 파고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무한경쟁 시대에 돈육 생산자들이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우리 돈육사업을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경제성을 배가해야 합니다. 농가와 사료·동물약품·기자재·도축·가공·유통·판매·소비 등 모든 관련 산업의 관계자들이 하나가 돼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움직여 나가야만 합니다.”
김 회장은 농협개혁위원회와 농림수산식품부 규제심사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현재 양돈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한국의 축산업을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넘어가는 단계로 보고 있다. 국내 양돈산업도 소비자 중심의 산업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돈’ 브랜드의 선포식이 열린 2009년 전국돈육생산자대회를 계기로 우리의 양돈산업은 소비자 중심의 돈육산업으로 진화하게 되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다. 김 회장은 시장 전면 개방에 따른 향후 국산돈육의 경쟁력 확보와 소비자 신뢰 구축을 위한 복안으로 시설의 현대화와 표준화를 꼽았다.
“생산 과정에서의 표준화가 시급합니다. 표준화 없이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먼저 시설·사료·사양 관리 표준화에 의거해 시설을 현대화해야 합니다. 또한 현대화된 시설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향상시키려면 농가 교육이 필요합니다. 협회에서는 내년 개소를 목표로 현장 교육을 위한 실습교육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돈육산업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분뇨처리가 시급한 과제다. 김 회장은 순환농법을 활용한 분뇨처리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분뇨가 오염원이 아니라 자원으로 재활용돼 농업의 순환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비자와 생산자의 건강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해 양돈 자조금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고급육을 생산해야 밀려오는 수입산 고기와 경쟁할 수 있겠죠. 국산 돼지고기 인증 판매점과 ‘우리돼지 한돈’이 하나의 브랜드로 인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생산자는 ‘한돈’으로 고급육 생산에 주력하고, 유통업자는 ‘한돈’이라는 브랜드를 전 국민에 알리는 노력을 힘차게 펼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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