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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보기관의 이란핵 ‘물타기’

COMING AROUND ON IRAN
IRAN -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란이 현재 핵무기를 설계 또는 제조하는 프로그램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큰 논란을 불러왔다. 그러나 이제 그런 주장을 차분히 수정하는 중이다. 핵확산 방지를 담당하는 미국의 정보관리 3명과 외국의 정보관리 2명이 뉴스위크에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들이 이르면 다음달 중 그간 논란이 많았던 ‘2007년 국가정보평가’의 “업데이트”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2007년 평가에선 이란이 2003년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했으며 2007년 중반 시점엔 “재가동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들은 새로운 평가가 내려지면 미국 정보기관들이 영국 MI6나 독일 BND, 이스라엘 모사드 등 다른 나라 첩보기관과 분석내용이 보다 일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 3개국 정보기관은 그동안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 추구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미국의 정보 관리 3명 중 2명은 이처럼 새로운 평가가 다소 모호하게 표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다시 말해 미국의 분석가들은 이란이 핵무기에 관한 “연구”(즉 핵폭탄의 설계·제조 방법에 관한 이론적 연구)를 재개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로 “개발”(즉 핵무기 제조를 위한 노력)은 하지 않는다고 본다는 식이다.

“정보기관들이 늘 기존 입장에서 완전히 물러서지 않는 이유는 그럴 경우 신뢰도가 훼손되기 때문”이라고 정보 관리 중 나머지 한 명이 말했다. 강경한 비판자들은 연구와 개발의 이 같은 구분에 쉽게 수긍하지 않는다. 이들은 정보기관들이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를 과대평가한 ‘업보’ 때문에 이란의 핵폭탄 제조 노력을 과소평가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말한 미국 정보 관리 3명은 이란의 핵개발 능력을 재고하게 된 계기는 정치·외교적 압박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가 축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이란이 쿰 인근의 지하에 핵 농축시설을 세웠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란의 의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게다가 미국과 동맹국들도 이란이 ‘중성자 기폭장치’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음을 보여주는 문서를 면밀히 검토해 왔다고 정보 관리 5명은 전했다(중성자 기폭장치는 이란의 주장처럼 발전에 필요한 장치가 아니라 주로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장치다).

이란 핵상황에 대한 새 평가는 워싱턴에서 한 바탕 논란을 부르겠지만 그렇다고 백악관의 이란 정책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듯하다. 정보기관들이 여전히 유보적인 태도를 견지함에도 불구하고 미 행정부는 이미 이란이 실제로 핵무기 개발을 추구해 왔다는 가정하에 조심스러운 외교적 접근을 해왔기 때문이다.

미 행정부의 일부 관리도 극도의 기밀사항인 이 같은 재평가가 마지막 순간에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불협화음을 자주 일으키는 정보기관들이 발표내용을 놓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특히 말이다. 재평가 결과를 발표할 미 국가정보국(DNI)은 이와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

MARK HOSENBALL



올림픽에 쫓겨나는 리우 마약 갱단

PURIFYING THE CITY OF GOD
brazil - 리우데자네이루는 오랫동안 폭력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리우의 마약 갱단들은 시민 5명 중 1명이 거주하는 슬럼지역을 사실상 치안부재 지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리우가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당장 치안확보가 시급해졌다. 리우의 사법당국은 다시 빈민촌 마약 두목들과의 전쟁을 벌인다.

최악의 빈민촌 중 6곳이 ‘갱이 없는 지역’으로 선포됐으며 그중엔 악명 높은 ‘시다데 데 데우스(하나님의 도시)’도 포함됐다. 빈민촌이 1000군데나 되고 그중 절반이 마약밀매로 부패한 도시에서 6곳이라면 새 발의 피다. 그러나 경찰은 올해 34곳을 추가로 “정화”하겠다고 조제 마리아누 베우트라미 리우 경찰청장이 말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아예 경찰을 빈민촌 지역에 ‘상주’시킬 계획이다. 과거엔 리우 경찰이 마약 갱단과의 싸움에 나섰다가도 열기가 식으면 다시 범법행위가 고개를 들었다(그 과정에서 경찰이 뇌물을 받고 불법행위를 눈감아주기도 했다). 이제 경찰이 ‘충격과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항시적으로 배치되며 순찰차에서 내려 도보로 거리를 순찰하면서 대민 활동을 강화한다.

빈민촌을 순찰할 경찰도 경찰사관학교를 갓 졸업한 사람 중에서 뽑을 계획이다. 부패문화에 때묻지 않은 사람을 배치하려는 포석이다. 이 모든 노력이 성공할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이번엔 세계가 주의 깊게 지켜본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MAC MARGOLIS


아이티 대재앙의 역설

DISASTER ECONOMICS
haiti - 지난주 아이티에서 발생한 대지진은 이 가난한 나라의 경제적 몰락을 예고하는 듯했다. 세계은행은 재건에만 최소 아이티 GDP의 15%가 소요된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자연재해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보면 아이티의 미래가 꼭 암울하지만은 않다.

1964년 알래스카 지진, 1994년 LA 지진, 그리고 아시아 태풍 등 대규모 자연재앙을 연구한 사람들은 자연재해가 실은 최소한 단기적으론 경제부흥에 도움을 줄지 모른다고 결론 내렸다. 가령 몬태나주립대의 마크 스키드모어 교수와 나고야시립대의 히데키 도야 교수가 2002년에 쓴 논문에 따르면 재앙의 빈도가 높을수록 자본축적이 빨라지고, 총생산성과 전반적인 경제성장도 나아졌다.

중국 경제도 쓰촨 대지진 이후 약간 상승했다. 주된 이유는 재해로 원조자금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자연재해는 사회 기반시설과 낙후된 기술을 교체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그러나 원조가 늦게 도착하는 곳(가령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 뉴올리언스 같은 곳)에선 장기적으로 경제를 망치기도 한다. 아이티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katie baker



유럽의 예멘 원조는 깨진 독에 물붓기?

EUROPE’S YEMEN TEST
E.U. - 예멘은 캐서린 애슈턴 초대 유럽연합(EU) 외무장관의 첫 시험무대가 될 듯하다. 그녀는 마찰이 잦은 EU 회원국들의 외교정책을 보다 긴밀하게 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실 갈등과 빈곤에 찌든 이 극빈국은 과거 유럽의 원조가 별무신통이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예멘은 수십 년간 EU의 원조를 받아왔으며 독일만 해도 1987년 이래 13억 달러를 지원했다.

그러나 그런 원조가 비효율적으로 조정·집행되면서 예멘의 정치·경제적 혼란을 무마하는 데 거의 실패했다. 이제 1월 28일 EU가 런던에서 예멘에 관한 국제회의를 준비하면서 원조와 고문단의 규모를 확대하자는 의견이 재차 고개를 든다. 그러나 미국은 해당 국가의 내재적 빈곤과 갈등의 사회적 뿌리를 해결하지 못하면 군사 및 대테러 프로그램만으론 역부족이라는 교훈을 배웠다.

마찬가지로 유럽도 자신들의 개발원조가 종종 그 나라의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특히 예멘처럼 실패한 국가에선 결과가 신속하게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만일 유럽이 자신의 중요성을 입증하려면 과거 관행을 버려야 한다고 유럽외교관계연구소의 대니얼 코르스키가 말했다.

다시 말해 서로 다툼을 벌이는 파벌들을 끌어들이고, 공여국만이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인접국도 참여시켜 그런 갈등을 극복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치적 중재도 필요하다. 독일 같은 나라들은 아랍과의 돈독한 우호관계를 자부해 왔지만 구체적인 문제 해결에는 그런 관계를 활용하지 못했다. 지금이야말로 비판자들의 잘못을 증명할 절호의 기회다.

STEFAN THEIL



BY THE NUMBERS


세계 인권 4년째 ‘흐림’

A WORLD LESS FREE
미국의 국제인권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에 따르면 2009년 세계의 인권상황이 4년 연속으로 악화됐다. 그러나 아시아는 정치적 자유와 민권이 크게 신장되면서 사정이 크게 나아졌다.

7% - 자유가 신장되고 정부가 보다 관용적으로 바뀐 나라 비율.

18% - 자유가 악화되고 정부 탄압이 더 심화된 나라 비율.

20% - 아시아 국가 중 자유가 신장된 나라 비율. 세계에서 인권상황이 가장 개선됐다.

31% - 옛 소련권 국가 중 자유가 줄어든 나라 비율. 세계에서 인권상황이 가장 나빠졌다.



청문회에서도 당당한 월스트리트

OFF THE HOOK
미국 워싱턴 청문회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주요한 잣대 중 하나는 바로 긴장감이다. 핵심 증인이 발언대에 오르고 치열한 질문 공방을 통해 진실이 드러난다. 1970년대 워터게이트나 이란 콘트라 사건(1986년 11월 미국이 비밀리에 이란에 무기를 판매하고 그 대금을 니카라과의 반정부 게릴라 조직인 콘트라에 지급한 사건)이 좋은 예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지난주 금융위기조사위원회(FCIC)가 연 첫 청문회는 실패에 가까웠다. FCIC 위원들은 골드먼삭스, JP 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CEO들에게 뜻 모를 질문을 남발하는 데 그쳤다. 금융계 거물들에게 가시방석이 되어야 할 자리가 잡담을 나누는 휴게실이 된 꼴이었다.

청문회가 끝난 후 JP 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왜 더 사죄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위원들이 “아주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 대해 사과를 원하는지 밝혔어야 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위원들은 그러지 못했다. 대신 필립 안젤리데스 위원장은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먼삭스 회장에게 “스스로 사과하고 싶은” 두 가지를 대보라고 했다.

블랭크파인은 지나친 차입투자가 실수였다고 인정했지만 당시엔 모두가 다 하는 “일상적인 행동”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골드먼삭스가 특정 금융파생상품을 고객에게 권유해서 팔아놓곤 그 상품 가격이 떨어지는 데 베팅하는 등 이중적인 행태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또 골드먼삭스가 매수자와 매도자 양쪽에 상품을 공급하는 “시장 조성자”였기 때문에 그런 관행이 인정됐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실망의 연속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통제 불능의 금융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일관된 노력이 없었다는 점이다. 오바마 행정부와 미국 의회가 준비한 구제책은 금융 시스템이 이미 새로운 독을 퍼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크게 간과했다.

청문회에서 브룩슬리 본 위원이 지적했듯 이번에 출석한 CEO 4명의 기업이 직접 판매하는 파생상품 거래액은 무려 230조 달러에 이르며 이 중 상당수는 아직도 규제를 받지 않는다.

규제 당국은 장기적 기업가치에 힘을 쏟는 금융기업에 연봉 인상 등을 허락하는 대신 실적이 저조한 금융상품 담당자의 보너스와 연봉을 깎는 방안을 제시한다(가장 선구적인 실라 베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이 앞장서 추진한다). 하지만 벌써 베어의 제안을 둘러싸고 내분이 일고 월스트리트가 보낸 로비꾼들은 반격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MICHAEL HIRSH



conventional wisdom

think again

당연시되던 통념이 무너진다
현대 - 신형 쏘나타가 화제를 뿌린다. 자동차 유통업자들은 쏘나타를 2010년 “무시하지 못할 강자(force to be reckoned with)”로 부른다.

GM -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기록적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새로운 소형차와 전기차 모델들은 디트로이트에서 찬사를 받았다.

크라이슬러 -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크라이슬러는 디트로이트에서 피아트 단 한 차종의 신형 모델을 선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우려한다.

도요타 - 젊은 층을 공략하는 세련된 신형 하이브리드차를 공개했다. 시장점유율이 상승할 전망이다. BYD(비야디) 이 중국의 배터리·전기차 제조사는 저렴한 전기차를 올해 말 미국 시장에 공개한다. 하지만 경쟁사들의 품질과 디자인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포드 - 역사적인 흑자전환을 앞두고 포드 승용차·트럭이 각종 시상식을 휩쓸면서 멀랠리 CEO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깜짝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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