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조 미인’의 속마음 들여다보니…
미국의 모델 겸 가수 하이디 몬태그는 MTV의 리얼리티 쇼 ‘더 힐스(The Hills)’에 출연해 스타가 됐다. 스물한 살이 되던 지난 2007년 이전에 이미 코 성형수술과 입술 콜라겐 주입, 유방 확대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 A컵 사이즈였던 그녀의 가슴은 수술을 받고 나서 멜론 모양의 C 컵 사이즈로 커졌다. 그 후 몬태그는 앤절리나 졸리 등 스타들의 사진을 보면서 다음엔 어떤 걸 고칠까를 궁리했다.
성형외과 주치의와 상담도 20여 차례나 했다. 얼마 전 피플지는 몬태그의 이런 행동을 ‘(성형) 중독 이상의 증세’라고 설명했다. 몬태그는 지난해 11월 20일 10가지의 성형수술을 한꺼번에 받았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게다가 그녀의 남편은 휴대용 비디오 카메라로 의사가 그녀의 ‘문제 부위’를 펜으로 표시하는 장면 등 수술 과정을 찍었다. 하이디의 성형 중독과 관련된 사실 (그리고 피플지와의 인터뷰) 중에서 가장 황당한 대목 11가지를 뽑았다.
11 하느님이 자기편?하느님이 하늘에서 내려와 몬태그의 성형수술 허가서에 서명을 하다니 얼마나 친절한가? “오랫동안 기도를 하면서 ‘하느님, 만약 이 일이 옳지 않다면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3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든 이 수술을 종교적으로 정당화하는 그녀의 설명이다.
10‘섹시한 귀’라는 말이 새로운 유행어?‘섹시한 귀’란 도대체 어떤 귀를 말할까? 몬태그는 수술 전 TV 화면에 비친 ‘덤보(디즈니 만화에 나오는 아기 코끼리) 귀같이 축 처진’ 자신의 귀를 보고 굴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귀를 뒤로 젖히는 수술을 받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내 귀가 생전 처음으로 섹시해졌다. 이제 머리카락으로 귀를 가리지 않고 위로 빗어 올린 헤어 스타일이 가능해졌다.” 그 매혹적인 헤어 스타일을 언제나 보여주려나?
9 유방 확대수술을 받기 전에 남편을 만난 건 기적?피플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솔직히 스펜서(몬태그의 남편)를 만난 건 수술 전이었다”고 말했다. “그이는 나의 내적인 아름다움을 사랑했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수술 직전의 장면을 담은 비디오(피플지의 웹사이트에 올라 있다)를 보면 “남자를 잡기 위해 유방 확대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는 그녀의 주장이 무색해진다. “난 지금 수술실로 들어가요. 마취에서 깨어나면 난 프랫 부인이 될 거예요. 새 얼굴과 함께 새로운 성을 얻게 되는 거죠.”
8 통증!많은 사람이 성형수술의 고통을 상상하지만 실감은 못한다. 하지만 하이디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몸이 오싹해진다. 그녀의 수술은 무려 10시간이나 걸렸다. 곳곳에 펜으로 표시가 된 그녀의 몸은 마치 번호마다 지시대로 색칠을 해 완성하도록 만든 그림책의 한 페이지를 보는 듯 했다.
마취에서 깨어나자 극심한 통증과 어지럼증이 찾아왔다. 그녀는 피플지와 인터뷰에서 당시 남편의 얼굴을 보고 나서 “울음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죽는 게 나을 듯 했다. 어찌할 바를 몰랐다.” 통증을 잊어보려고 그녀는 아편 처방을 부탁했다. 그리고 그 약 때문에 호흡이 느려져 산소 마스크를 쓸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마침내 집으로 돌아갔을 때 그녀는 남편에게 집안의 모든 거울을 뭔가로 가리도록 했다. 부어 오르고 멍 투성인 자신의 몸을 보고 싶지 않아서다. “몸 곳곳이 시퍼렇게 멍들고 퉁퉁 부어 올랐다. 마치 버스에 치인 사람 같았다”고 그녀는 말했다.
7 그 끔찍하고 거창한 수술을 받은 뒤 남자들은 그녀의 가슴만 본다몬태그의 친구인 한 남성은 “엄청나게 커진 가슴을 빼곤 그녀의 모습이 예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몬태그처럼 가슴이 트리플 D 사이즈쯤 되면(그런데도 그녀는 수술을 다시 받아 가슴 사이즈를 더 키우겠다고 말했다) 자연히 그 쪽으로 시선이 쏠리게 된다. 몬태그는 이런 상황을 꽤 즐기는 듯하다. 피플지에서 사람들이 그녀의 가슴만 쳐다봐서 불편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녀는 “쳐다보는 게 당연하죠!”라고 대답했다.
6 요즘은 이런 게 정상인가?(적어도 할리우드에선 그런 듯…)우리는 ‘모든 것은 개선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대중문화 속에서 자랐다. ‘익스트림 메이크 오버(Extreme Makeover: 성형수술을 통한 외모 개조 과정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쇼)’에서 출연자의 외모가 완전히 달라지는 과정을 지켜봤다.
‘유명인의 얼굴을 원해요(I Want A Famous Face: 좋아하는 스타의 외모를 흉내 내려고 성형수술을 감행하는 젊은이들의 수술 과정을 보여준다)’에서 출연자들이 얼굴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과정도 지켜봤다. 우리는 또 잡지 ‘W’의 표지에 실린 데미 무어의 전신 사진을 뜯어보면서 (포토샵으로 수정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47세 아줌마의 몸매가 어쩌면 저렇게 멋질까 생각한다.
미국 미용성형수술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18세 이하 미국인 중 미용 성형수술을 받는 사례가 지난 10년 동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또 보톡스 시술의 약 14%가 몬태그와 같은 19~34세의 연령대에서 행해진다.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인 노라 에프런은 최근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자들에겐 참 흥미진진한 시대다. 우리가 자라면서 듣고 믿어온 ‘생긴 대로 살아야 한다’는 말은 요즘 시대엔 통하지 않는다. 어떤 측면에선 돈만 주면 더 예쁜 얼굴과 멋진 몸매를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
5 수술로 새로워진 자신이 ‘진정한 자신’?콜로라도주 크레스티드 뷰트(인구 1529명) 출신의 ‘진짜’ 하이디 몬태그는 패션을 공부하고 대도시의 문화를 마음껏 누리려고 LA로 갔다. 하지만 LA의 비판적인 문화에 맞닥뜨린 몬태그는 마음씨 곱고 하느님을 사랑하며 자신감에 찬 소도시 출신 여성으로서 자신의 ‘내적인 아름다움’을 반영할 ‘새로운 외모’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결심을 하게 된 데는 리얼리티 쇼와 TMZ(연예 뉴스 사이트)를 통해 얻은 명성과 플레이보이지의 모델들을 쫓아다니는 피학성 변태성욕자와 사귄 경험도 크게 작용했다. 수술 후 그녀는 ‘노르웨이의 여신’처럼 변한 외모에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결국 그녀 ‘내면의 자아’가 노르웨이의 여신이었단 말인가?
4 남자들이 생각하는 미의 기준을 따라서…몬태그는 소도시의 순진한 소녀에서 플레이보이지의 모델로, 그리고 펜트하우스지의 지면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더 섹시한 모습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하지만 몬태그는 그 정도로 만족하지 않는 듯하다. “가슴이 나 자신을 더 여성스럽게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가슴에 애착을 갖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구의 기준으로 봤을 때 ‘여성스럽다’는 말일까?
3 성형수술이 연예활동에 도움이 된다?몬태그는 자신의 ‘궁극적인 꿈’이 팝 스타라고 말한다. 비록 노래와 춤 실력이 별볼일 없는 데다 그녀의 앨범 ‘수퍼피셜(Superficial)’에 투자하겠다는 음반사가 하나도 없었지만 말이다(결국 약 200만 달러의 자비를 들여 음반을 냈다고 알려졌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만큼 국제적 명성을 얻겠다.
전성기 시절 스피어스는 섹시함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몬태그는 말했다. “성형수술은 커리어를 위한 투자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몬태그는 자신의 앨범 ‘수퍼피셜’이 ‘올해의 최고 음반’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 앨범이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와 같이 ‘팝 명예의 전당’에 오를 만한 작품이라고도 했다. 몬태그가 자신의 재능에 대한 착각에 빠졌다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그 착각의 대가를 그녀 몸이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 애처롭다.
2 신데렐라 신드롬?몬태그는 로렌 콘래드와 오드리나 패트리지와 함께 출연한 리얼리티 쇼 ‘더 힐스’에서 자신은 ‘별볼일 없는 들러리’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동료 출연자들의 부와 미모에 비하면 그녀는 자신이 가난하고 못생겼다고 생각됐다.
시즌1에서는 콘래드가 버린 의상을 자신이 주워 입었다고 말했다. 당시 19세였던 그녀로선 클럽에 가기 위해 룸메이트에게서 드레스를 빌려 입어야 하는 현실이 비참하게 느껴졌다. 당장이라도 가까운 성형외과에 달려가서 턱을 깎아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을 게다.
1 완벽한 미의 정의피플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몬태그는 “빼어나게 예뻤던 적이 없었으며 성형수술을 여러 차례 받은 이유는 완벽해지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디 이미지 전문가들은 몬태그가 원하는 완벽한 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것은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의 테라피스트였던 수지 오버크의 말대로 “달성 불가능한 미”다.
아름다운 외모와 완벽한 몸매를 생물학적 선물이 아니라 끝없는 추구로 달성이 가능한 목표로 여기는 사고방식이다. 몬태그의 나이가 이제 23세이니 40세엔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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