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를 예술작품으로 갖추세요”
“혼수를 예술작품으로 갖추세요”
셀 수 없는 두드림의 흔적, 테두리를 감싸는 은은한 빛, 단아하고 우아한 자태. 주얼리 디자이너 앨리슨 정(한국명 정지현, www.allysonjeong.com)이 만든 예단 은수저는 한마디로 ‘작품’이다. 99.9% 순은으로 만들어진 ‘예술품’으로 봐도 손색이 없다.
값은 작품마다 다르다. 주문자의 희망과 의도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은을 얼마나 쓰느냐, 어떤 디자인으로 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지요. 한마디로 주문 제작이라 보시면 됩니다. 물론 값은 고가지요.”
그는 2년 전 연예계 스타들이 특이하고 예쁘다 해서 즐겨 착용하던 액세서리가 관심을 끌면서 유명해졌다. 이번에는 고급 웨딩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보석을 좋아하는 고객이 고가 아닌 값에도 예술품을 쓰게 하고 싶다”던 그가 느닷없이 웨딩시장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결혼하면서 저도 예물과 예단을 했지요. 여기저기 보았지만 영 맘에 드는 것을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제가 스스로 만들기로 했지요. 밤새 고생해 망치로 은을 두드려 만들어놓고 보니 참 예쁘더군요. 아는 분이 한번 보시고 예쁘다며 만들어달라는 것을 시작으로 아예 이 시장에 뛰어들게 된 것입니다.”
아직 제품의 종류는 많지 않다. 은수저와 비녀 정도가 고작이다. 하지만 고객은 실망할 필요가 없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그릇 등 다양한 혼수 제품을 만들어 드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주얼리 디자이너다. 그러니 보석 위주의 예물은 언제나 구비돼 있다. 신랑신부가 손잡고 함께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예물이든 예단이든 그의 작품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망치로 두드려 생긴 자국을 이용한 독특한 질감이다. 그는 이것이 자신의 ‘손맛’이라고 표현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그저 예쁘고 독특한 디자인에만 강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예물은 물론 예단이나 혼수 역시 사용하기 편하고 기능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롱 속에 넣어 두거나 진열만 해서는 안 되지요. 언제나 몸에 지니고 싶은 예물, 언제나 쓸 수 있는 예단·혼수를 만들기 위해 착용감에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그는 15세인 1992년에 미국에 갔다. 이후 미국 로체스터 공대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한 뒤 미국보석협회(GIA)에서 보석감정 자격을 획득했다. 주얼리 디자이너로서의 첫 출발은 매우 다이내믹했다. 보석감정 자격 획득 후 무작정 세계적인 유명 주얼리 디자이너 알렉스 셉쿠스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이다.
셉쿠스에게 자신의 작품을 판 그는 이후 셉쿠스의 디자인 회사에 입사해 디자이너로서의 인생을 시작했다. 아직 신혼인 그의 시아버지는 유명 배우 겸 감독인 하면중씨, 남편은 하 감독의 아들로 시나리오 작가 출신 감독 하준원씨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삼성동 집 경매' 정준하..."24% 지연손해금 상식적으로 말 안 돼"
2‘연구원 3명 사망’ 현대차 울산공장·남양연구소 11시간 압수수색
37조 대어 LG CNS, 상장 예심 통과…“내년 초 상장 목표”
4윤 대통령 “백종원 같은 민간 상권기획자 1000명 육성할 것”
5삼성전자, 반도체 위기론 커지더니…핫 하다는 ETF 시장서도 외면
6롯데 뒤흔든 ‘위기설 지라시’…작성·유포자 잡힐까
7박서진, 병역 면제 논란…우울·수면 장애에 가정사까지?
8홍준표 "기업 살아야 한국이 산다...투자하는 기업엔 얼마든지 특혜를 줘도 상관 없어"
9미국투자이민 새 기준 국민이주㈜, VIP 미국영주권 세미나 개최…예비 신청자 기대감 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