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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 폭염도 열대야도 생큐!

Trend - 폭염도 열대야도 생큐!

▎7월 20일 오후 3시30분쯤 롯데리아 이대점.(위) 7월 29일 밤 10시쯤 GS홈쇼핑 방송 촬영 현장.(아래)

▎7월 20일 오후 3시30분쯤 롯데리아 이대점.(위) 7월 29일 밤 10시쯤 GS홈쇼핑 방송 촬영 현장.(아래)



7월 14일 오후 3시30분 롯데리아 서울 아현점 2층. 점심이 한참 지난 시간이지만 19명의 손님이 테이블에 앉아 꽤 북적거렸다. 나이와 성별은 달랐지만 이들 가운데 9명이 택한 메뉴는 콜라, 아이스티, 아메리카노, 토네이도 매직팝으로 이뤄진 ‘아이스 샷’. 롯데리아가 여름철 특수를 겨냥해 만든 특별 메뉴다.

롯데리아는 7월 한 달간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비교적 싼 가격에 아이스 메뉴를 파는 이른바 ‘타임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하루 중 가장 더운 오후 2시에 시작해 6시까지 이 메뉴를 고를 수 있다. 이 시간대에는 평소 2000원인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토네이도를 1500원에 사먹을 수 있다. 아이스티는 1700원에서 1000원으로, 콜라는 15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렸다.



가장 더울 때 아이스 메뉴 할인친구 2명과 같이 온 고교생 김학준군은 “이달 들어서만 토네이도 매직팝을 12번이나 먹었다”고 말했다. 김군은 “시원한 아이스크림에 톡톡 튀는 팝핑 캔디 맛이 독특한 데다 이 시간에 오면 값도 싸서 좋다”고 덧붙였다. 중학생인 조경선양도 이 메뉴를 여섯 번 넘게 먹었다며 활짝 웃었다. 롯데리아의 7월 아이스 메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8% 늘었다. 롯데리아 측은 비교적 손님이 뜸한 시간대이지만 더위에 인기가 좋은 메뉴를 배치하고 가격을 내린 게 먹혔다고 분석했다. 대형 마트에서 평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는 장을 보는 주부로 북적이는 시간이다.

주부들은 요즘 같이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면 더위에 지친 가족을 떠올리며 보양식을 찾게 마련이다. 이를 노린 대형 마트에서는 주부가 몰리는 시간대에 보양식 품목을 집중 홍보한다. 롯데마트는 초복인 7월 19일 전후로 ‘초복 보양식 대전’을 열고 닭·전복·장어 등을 저렴하게 파는 기획전을 진행했다. 롯데마트 계육담당 구매담당자 김환웅씨는 “보양식 가운데 가장 인기가 좋은 닭고기를 지난해 복날 시즌보다 60% 이상 늘려 준비했는데 날개 돋친 듯 팔렸다”고 말했다. 이마트에서도 초복을 앞둔 7월 16~18일 사흘간 평소보다 4배 많은 40만 마리의 생닭을 팔았다.

홈쇼핑 업계는 프라임 타임인 밤 8시부터 12시까지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새벽 3시까지 더위 마케팅을 활발하게 벌인다. 특히 프라임 타임 때는 비교적 고가의 여름 상품을 주로 판다. GS홈쇼핑은 7월 19일 저녁 9시25분부터 10시35분까지 99만원짜리 LG 휘센 에어컨을 팔았다. “더워서 잠 못 드는 밤에 여러분의 무더위를 한 방에 시원하게 날려드리겠습니다”라는 쇼핑 호스트의 첫 멘트로 방송을 시작했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돌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담원이 바빠졌다. 특히 방송 시작 33분이 지난 9시 58분 90명의 고객이 동시에 주문·상담 전화를 했다. 이 시간은 프라임 타임 중에서도 황금시간대로 꼽힌다. 시청자의 인기가 높게 마련인 각 방송사의 10시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광고가 나가는 시간이라 잠깐 홈쇼핑으로 채널을 돌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GS홈쇼핑은 이날 올 들어 가장 많은 에어컨을 팔았다. 무더위 덕에 평소 에어컨 방송 때보다 30%가량 늘어난 7억원어치가 나갔다. GS숍 가전 컴퓨터팀 오세찬 MD는 “무더위가 이제 시작된 만큼 프라임 타임에 에어컨 방송 편성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여름 동안 심야 시간대인 밤 12시에서 새벽 3시 사이에 바캉스 상품, 란제리, 레포츠 용품 등의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한다. 20, 30대의 젊은 올빼미족을 겨냥한 여름 특별 기획전인 셈이다. 최근 GS홈쇼핑은 금요일 심야 시간에 여행 상품을 고정 배치했다.

휴가를 계획하는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7월 10일 판매한 푸껫 여행상품은 2시간 사이에 2000여 건의 주문 전화가 쏟아졌다. 지난 3월에 같은 제품을 팔았을 때보다 매출도 50% 넘게 늘었다. 휴가 관련 상품도 잘 팔린다. 휴가철 필수 액세서리인 선글라스도 6월 30일 밤 11시50분 방송에서 1000개 이상 팔았다.

맥킨지의 도준웅 컨설턴트는 “기업마다 고객의 성별·연령·취향 등을 세분화하는 여러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타임 마케팅의 하나인 시간대별 더위 마케팅도 해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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