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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ra Bullock’s Humor

Sandra Bullock’s Humor



“솔직히 말해 내가 엔터테이너로 성공해 이 상을 받았을까요? 아니면 내 앞에서 터진 ‘사제 폭발물’ 때문에 군인들의 관심을 받게 됐을까요? 난 여러분이 (나의 사생활 때문에) 재미있었다면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도 상관없어요.”지난 6월 초 샌드라 불럭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가이스 초이스 어워드(Guys Choice Awards)에 참석해 ‘트룹스 초이스’(군인들의 선택·Troops Choice)를 수상하며 밝힌 소감이다. 그 자리는 불럭이 남편 제시 제임스와 이혼한 후 처음 선 공식 무대였다. 하지만 불럭은 자신이 겪었던 아픔을 유머로 승화했다. 그는 무대에 올라와 있는 군인들을 향해 “노래를 부르고 싶지만 여러분이 고통스러워할 것 같아 하지 않겠다. 댄스에 자신이 있어 춤을 출까도 생각해 봤는데 이 드레스가 너무 타이트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올 들어 3월까지 최고의 해를 보냈다. 신작 영화 로 영화배우조합상·골든글로브에 이어 아카데미까지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하지만 남편 제임스가 ‘문신 모델’ 미셸 맥기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일기 시작하며 상황은 급반전됐다. 모든 게 사실로 드러난 후 지난 4월 불럭은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해 5년간의 결혼생활을 정리했다.

과거 두 번이나 이혼했던 제임스의 불륜은 단순한 외도가 아니었다. 맥기를 시작으로 LA 출신 사진작가인 브리지트 다게레, 스트

리퍼 멜리사 스미스 등 하루가 멀다 하고 불륜녀들이 쏟아졌다. 할리우드 타블로이드들은 제임스를 두고 ‘제2의 타이거 우즈’라며 취재 경쟁에 나섰다. 불륜 보도 이후 결혼생활 5년 동안 모두 11명의 여성과 외도했다는 기사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불럭이 입은 충격은 남달랐다. 평소 활발하게 외부활동에 나섰던 그는 남편의 외도가 사실로 드러나자 모든 공식 행사를 취소하고 두문불출했다.

하지만 세상과 담을 쌓기엔 불럭은 너무도 긍정적이었다. 지난 6월 6일 열린 에서 ‘MTV 세대상’을 수상한 그녀는 무대에 있던 스칼릿 조핸슨과 간단한 농담을 주고받은 뒤깜짝 키스를 선보였다. 불럭은 키스 후에 “이제 과거를 잊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혀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샌드라 불럭은 1964년 미국 워싱턴에서 태어났다. 오페라 가수였던 독일인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어린 시절부터 오페라를 배우며 연기의 꿈을 키웠다. 영화에서 보이는 선머슴 같은 캐릭터도 그 시절 형성됐다. 그녀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어머니 덕에 어릴 때부터 오페라에 단역으로 출연했는데 내 역할은 항상 지저분한 집시 꼬마였다”며 “배우를 시작할 때도 난 그렇게 주목 받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대학을 중퇴한 후 바텐더로 일하면서 이곳저곳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87년 영화배우로 데뷔한 그는 <행맨> <바보 와의 사랑> <청춘 스케치> 등 여러 영화를 찍었지만 두드러지진 않았다. 무명이었던 불럭이 최초로 이름을 알린 영화는 실베스터 스탤론과 웨슬리 스나입스가 주연한 공상과학 영화 <데몰리션맨> 에서다. 지금으로선 상상이 안 되는 모습으로 나온 그녀는 보이시한 옷차림으로 도발적인 매력을 풍겼다. 그러나 그녀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이듬해 키아누 리브스와 출연한 영화 <스피드> 였다. 당시 얀 드봉 감독은 주위의 만류를 무릅쓰고 샌드라 불럭을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그 후 <당신이 잠든 사이에> 에 원래 내정됐던 데미 무어를 대신해 출연하며 로맨틱 코미디에 뛰어들었다. 이후 <네트> <포스 오브 네이처> 등 히트작에 연이어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 가장 몸값 높은 여배우로 자리 잡았다. <스피드2> 부터는 매 편 1000만 달러가 넘는 개런티를 받았다.



▎샌드라 불럭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

▎샌드라 불럭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

불럭은 96년과 99년 피플지의 ‘가장 아름다운 50인’에 선정됐다. 불럭은 이전 성공한 할리우드 여배우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금발 미녀의 섹시함이나 도도함이 아니라 매 순간 백만 불짜리 웃음을 만들어 내는 깜찍하고 당돌한 스타일이다. 파란 눈동자를 가진 이방인이지만 영화 속 그녀는 항상 이웃집 아가씨 같은 포근함을 준다.

물론 현실 속에서는 영화에서처럼 수동적이지만은 않다. 포티스 필름스라는 자신만의 영화사를 설립했고, 연출과 각본을 겸한 단편영화 <샌드위치 만들기> 를 들고 선댄스 영화제의 문을 두드린 적도 있다.

2000년 개봉된 <미스 에이전트> 로 골든글로브 후보에까지 오르며 절정을 달렸던 불럭은 이후 조금씩 슬럼프에 빠졌다. 한국 영화 <시월애> 를 리메이크한 <레이크하우스> (2006년)를 시작으로 <인퍼머스> <프리모니션> 등에 잇따라 출연했지만 작품성이나 흥행에서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어도 개인적인 인기는 잃지 않았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솔직 담백하고 친근한 모습을 영화 밖에서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일례로 불럭은 2001년 9·11 테러 때와 2005년 쓰나미 사태 때 각각 100만 달러를 쾌척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3월 6일 열린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도 불럭의 유머가 빛났다. 이 행사는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열리며, 한해 동안 개봉된 최악의 영화와 배우를 뽑는다. 올해 30회를 맞고 있을 정도로 전통이 깊다. 불럭은 이 영화제에서 <올 어바웃 스티브> 로 최악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시상식에 나타난 모든 참석자에게 영화 DVD를 나눠주며 “집에 가서 영화를 보고 다시 결정해 달라”며 “내년에 와서 상을 다시 돌려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튿날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그녀는 이날 뒤풀이에서 “햄버거가 먹고 싶다”며 “터질 듯한 드레스도 벗고 배불리 먹고 잤으면 좋겠다”고 말해 다시 한번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동안 시상식을 위해 다이어트를 해 온 것에 대한 농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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