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엔 곳간 꽉 찬 회사가 든든
불황기엔 곳간 꽉 찬 회사가 든든
미국 대통령과 중앙은행 총재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검토할 정도로 경기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 애널리스트의 수익 추정치도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런 시기에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장기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는 방법으로 가치투자를 추천한다. 시장이나 경기 전망 대신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방법이다.
1년 사이에 주가의 고점이 저점의 2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의 가치는 주가처럼 쉽게 요동치지 않는다. 기업의 주가에는 기업의 가치와 투자자의 심리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다른 의미에서 가치투자란 왜 내가 이 주식을 사는지 정확한 답을 알고 투자하는 것이다. 수익가치를 보고 사는지, 자산가치를 보고 사는지, 성장성을 보고 사는지 등의 이유와 그래서 어느 정도를 적정가치로 생각하는지 답을 알고 기업을 선택하면 장기투자할 수 있다.
주가가 가치 대비 크게 하락했을 때가 가치투자 하기 좋은 시기다. 따라서 주가가 조정을 보이는 지금은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다. 다만 어떤 주식을 사야 할지 우선순위를 알아야 한다. 먼저 순자산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불안한 환경에서 가장 확실한 기준은 순 현금이 많은 회사다. 그중에서도 주식의 총 가치인 시가총액보다 회사의 순 현금(총 현금-총 차입금)이 큰 기업은 안전한고 저평가된 기업이다. 워런 버핏이 투자 초창기에 시가총액보다 순 현금이 많은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것과 같은 이치다. 순 현금이 시가총액보다 많으면 주주에게 항상 이익이다. 회사의 영업 상황이 어려울 때 현금만 분배해도 이론적으로 주가 이상 분배 받기 때문이다. 사실 이론적으로는 형성되기 어려운 주가지만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이런 종목이 나타난다.
표의 기업들은 모두 보유 순 현금이 시가총액보다 큰, 안전한 기업이다. 게다가 이익이 날 때마다 보유현금 규모가 커져 순 현금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주주가치 역시 커진다. 물론 순 현금이 많다고 반드시 좋은 기업이라곤 할 수 없다. 하지만 표의 기업들은 모두 최근 3년 평균 3.5% 이상 배당할 정도로 안정적인 이익이 나는 회사다. 투자할 주식을 선택할 때 회사의 여러 면을 살펴야겠지만 경기가 불안정할수록 현금창출 능력과 보유 현금을 보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앞으로 성공적인 가치투자를 위해 워런 버핏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성공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 주식의 베타계수, 효율적 시장,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 옵션가격 결정모형 등을 모두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하나도 모르는 편이 훨씬 나을지 모릅니다. 우리가 투자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 그리고 주가와 비교해 생각하는 방법, 이 두 가지만 잘 배우면 됩니다.”
(필자는 기업의 내재가치에 근거한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며 4년째 ‘가치투자포럼’의 간사를 맡고 있다. 이 모임의 회원은 강방천, 허남권, 이채원 등 10명의 유명 펀드매니저다. 저서로는 [한국의 개미들을 위한 워렌 버핏 따라하기],[가치투자가 최고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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