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PE - INTERNATIONALIST
SCOPE - INTERNATIONALIST
러시아軍, 다시 아프간 간다
A RETURN ENGAGEMENT FOR RUSSIA
오늘날까지 많은 러시아인은 아프가니스탄을 뇌리에서 지우고 싶어한다. 그러나 옛 소련의 모욕적인 철군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를 다시 아프가니스탄으로 보내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NATO 사무총장이 지지한 이 구상은 러시아로 하여금 아프간과 NATO 병력에 헬리콥터를 제공하고, 아프간 국가안보군을 훈련시키고, 마약단속 프로그램과 국경경비를 지원하도록 한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11월 말 리스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에서 협약이 체결되리라 기대한다. 러시아와 NATO는 이로써 양자 간의 오랜 불화가 종식되길 바란다. “정상회담이 새로운 출발점이 될지 모른다”고 라스무센이 말했다. 하지만 거기엔 상당한 대가가 따른다. 요컨대 러시아의 소득이 서방보다는 훨씬 크다. 러시아는 옛 소련 진영 어느 곳에든 3000명 규모의 여단 병력이 넘는 NATO 군이 배치되지 않도록 제한하길 원한다. 동유럽의 항공기 배치도 제한하고자 한다. 가장 큰 논란거리는 중유럽, 발칸 반도 또는 발트해 연안 어느 곳에든 서방의 모든 추가적인 군사배치에 거부권을 요구한 점이다. 메드베데프가 NATO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면 전체적으로 러시아의 ‘인접국’에 대한 영향력은 훨씬 강화된다.
물론 메드베데프가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러시아에 적게 양보한다손 치더라도 NATO가 얻게 되는 건 뭘까? 이 협정이 상징적으로 중요한 조치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가 NATO 물자수송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효과 말고는 별다른 실익도 없다. 그럼에도 라스무센은 러시아와 가까운 독일을 프랑스와 다수 새로운 NATO 회원국과 가르는 해묵은 갈등을 종식하려고 애쓴다. 이들 NATO 새 회원국은 과거 역사 때문에 러시아에 불신의 골이 깊다.
OWEN MATTHEWS
영국과 프랑스가 앙숙이라고?
BRITAIN DOESN`T HATE FRANCE
프랑스와 영국이 손을 잡았다. 지난주 유럽의 이 두 강대국이 군사조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국이 함께 핵무기를 개량하고, 항공모함을 공유하며, 나아가 병력 5000명의 영·프랑스 합동 신속대응군을 창설하게 된다.
이 같은 조약의 혜택은 단지 비용절감 효과뿐이 아니다. 영국과 프랑스에는 유럽의 몇몇 최대 방위산업체가 있다. 그리고 이번 협력으로 미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유럽 업체들의 입지가 강화될 전망이다. 영국 BAE시스템과 프랑스의 다소항공 같은 대형 군수업체는 규모의 경제와 연속된 대형 계약이 필요한데 이는 국제협력으로 확보가 가능하다. 양국 지도자가 조약에 서명할 때 BAE가 차세대 무인정찰기 공동개발과 관련해 다소와 협상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데는 그런 배경이 있다. 프랑스와 영국은 수 세기 동안 서로를 불신하며 때로는 전면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구원이 오뉴월 눈 녹듯 사라지는 듯하다. 하기야 양국 모두 이득이니 마다할 리 없다.
WILLIAM UNDERHILL
‘붕가붕가’를 좋아한 총리
THE COST OF BUNGA-BUNGA IN ITALY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전에도 성추문에 휘말린 전력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17세의 모로코인 벨리 댄서에게 알몸의 단체 의식을 소개한 혐의로 몰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녀는 총리가 그 의식을 ‘붕가붕가’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카리마 엘-마로그(일명 ‘허트브레이커’ 루비, 아래 오른쪽 사진)를 밀라노 인근의 한 빌라에서 열린 섹스 파티에 초대했다고 전해진다. 베를루스코니는 루비를 안다고 시인했지만 언론 보도를 “쓰레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그의 정치적 지지기반은 지난여름 옛 동지 지안프란코 피니가 그와 결별을 선언하고 독자 정당을 결성한 뒤로 이미 균열이 생겼다. 이제껏 베를루스코니에게 상당히 관대했던 가톨릭 교회도 마침내 점잖게 일침을 놓았다. 가톨릭 신문 아베니레는 “자신이 대표하는 공직에 대해 최소한의 진지한 태도와 기본적인 예의는 갖춰야 한다”고 썼다. 신앙심이 깊은 이탈리아에서는 교회가 베를루스코니보다 더 막강하고 인기 있는 유일한 세력일지도 모른다.
질보다 양에 치중한 상하이엑스포
WORLD EXPO BROKE RECORDS, BUT AT A PRICE
10월 31일 막을 내린 중국 상하이엑스포는 분명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모두 7300만 명이 다녀갔는데 이는 1970년 오사카엑스포의 이전 기록보다 900만 명 많은 숫자다. 하지만 이 엑스포가 과연 성공적이었는지는 의문이다. 구름처럼 몰려든 군중은 대부분 중국인이었으며 인기 전시관 앞에서는 평균 네 시간(최대 아홉 시간)을 기다렸다.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으며 종종 주먹다툼까지 벌어졌다. 심지어 사지 멀쩡한 사람이 먼저 입장하려고 휠체어를 훔쳤다는 신고까지 있었다.
중국인 평론가조차 상하이엑스포가 당국이 양을 위해 질을 희생한 또 다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번 경우엔 관람객 7000만 명 목표 달성에 집착했다. 초기 관람률이 저조하자 “주최자들이 당황해 전국 각지에서 공무원과 퇴직자들을 버스로 대거 실어날라 머릿수를 채웠다”고 미국 듀크대의 류 캉 교수가 말했다. “중국은 무엇이든 할당하는 나라다.” 기록적인 방문객 수는 분명 주목받았지만 언론인 첸 웨이후아의 지적대로 그로 인해 많은 방문객이 ‘만족스럽지 못한’ 관람을 해야 했다.
DUNCAN HEWITT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머스크 "오바마 시절 설립 미 소비자금융보호국 폐지해야"
2뉴욕 유가, 美 휘발유 증가에 혼조세…WTI, 0.07%↓
328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일부구간 '경고 파업' 철회
4‘하늘길도 꽁꽁’ 대설에 항공기 150편 결항
5‘이재명 아파트’도 재건축된다…1기 선도지구 발표
6코스피로 이사준비…에코프로비엠, 이전상장 예비심사 신청
7‘3000억원대 횡령’ 경남은행 중징계….“기존 고객 피해 없어”
8수능 2개 틀려도 서울대 의대 어려워…만점자 10명 안팎 예상
9중부내륙철도 충주-문경 구간 개통..."문경서 수도권까지 90분 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