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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어렵다는데 일감 쌓아 놓고 ‘휘파람’

다들 어렵다는데 일감 쌓아 놓고 ‘휘파람’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에서 건설 중인 에너지 플랜트.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에서 건설 중인 에너지 플랜트.

삼성엔지니어링이 포브스아시아에서 선정하는 ‘2010년 아시아에서 가장 유망한 기업 50’에 뽑혔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주 실적의 7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경제 불황으로 글로벌 경쟁사들이 어려움을 겪은 2009년에도 전년 대비 매출 40%, 순익 46% 성장이라는 탁월한 성과를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금 외국인투자자 사이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업이다. 9월 말 시작된 외국인투자자의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매수는 18일간 계속됐다. HSBC, 크레디트스위스, 노무라, JP모간 등 외국계 증권사는 연일 목표주가를 올려 잡으며 매수 주문을 던졌다. 냉철한 해외 투자자의 마음을 끌고 있는 배경에는 탄탄한 실적과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삼성엔지니어링은 고부가가치 플랜트 건설부터 설계·구매·시공·시운전, 그리고 파이낸싱 부문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0년 매출 4조6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전년 대비 40% 늘어난 실적이다. 해외 투자자들이 삼성엔지니어링의 미래를 밝게 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지금까지 쌓아 놓은 수주 실적이 경쟁 기업에 비해 단연 앞서 있다. 해외 매출액 대비 해외 수주 잔고가 4배에 달한다. 글로벌 경쟁사의 수주 잔고가 매출의 1~2배에 불과한 것에 비춰 배 이상 많은 일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김희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엔지니어링 기업 분석에서 신규 수주도 중요하지만 실질적 매출은 이미 받아 놓은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며 삼성엔지니어링의 미래를 높게 평가했다. 중동에서 다시 불고 있는 건설 바람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오랫동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공사를 진행하며 쌓아온 네트워크가 공사 수주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상협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중동시장에서 본격적 발주 물량 확대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엔지니어링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정 연구원은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5년보다 91% 늘어난 4200억 달러의 건설 물량을 향후 5년간 발주 할 계획”이라며 “사우디 노출도가 높은 삼성 엔지니어링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엔지니어링이 탁월한 실적을 올리는 배경에는 오랜 노하우에서 나오는 통합 매니지먼트 능력과 탁월한 기술력, 글로벌 인재 양성, 적극적 사업 다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지

난해까지 신규 수주 물량의 90% 를 화공 분야가 담당했다. 하지만 올 들어 화공 분야 비중은 70% 대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화공 분야에서는 해상플랜트, 가스와 오일 분리시설 쪽으로 사업을 확대해 발전, 철강, 수처리 등 산업 인프라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4년 전부터 분야별로 착실하게 준비해 왔다. 올해부터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설계·조달·공사 부문에서 자체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전문 기술선과의 전략적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하나의 성공 요인은 글로벌 인재 양성이다.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우수 관리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신입사원 조기 전력화 과정을 통해 입사 2~3년 차 사원이 실제로 성과를 낼 수 있게 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매년 600명 이상의 사원을 과감하게 채용해 왔다. 2006년 2300명 남짓이던 직원 수는 2009년말 2배가 넘는 4700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절반이 설계 분야 인력이고, 외국인 직원 비중도 20%에 육박한다. 고급인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워내는 동시에 현지 채용을 늘려 빠르게 현지화 경쟁력을 높여온 것이다.

박기석 사장은 “2015년에는 사업 규모가 지금의 두 배로 성장할 것”이라며 “속도의 문제지 결국은 전 세계 모든 지역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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