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때문에 안 팔려”...수입차 지형도 바뀌었다
[제네시스 성공스토리]②
제네시스 성장세 지속...수입차 판매 간섭 심화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토종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GENESIS)의 위상이 높아졌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업계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수입차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평가한다.
벤츠 대신 제네시스 산다
제네시스는 2015년 독립 출범 이후 빠르게 럭셔리카(고급차) 시장에 안착했다. 고급차에 푹 빠진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상황이다. 한국은 판매량 기준으로 벤틀리 글로벌 3위·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3위·마이바흐 S클래스 2위·BMW 7시리즈 3위를 기록하고 있는 고급차 시장이다.
제네시스는 벤츠·BMW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이 구매 막바지까지 가장 많이 고민한 프리미엄 브랜드는 ‘제네시스와 벤츠’(경쟁 규모 14.7%)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프리미엄 브랜드 새 차 구매자 1375명에게 설문한 것이다.
제네시스와 벤츠의 경쟁 규모인 14.7%는 100명 중 약 15명이 제네시스와 벤츠를 놓고 최종까지 비교했다는 뜻이다. 벤츠는 지난 2022년까지 7년 연속 국내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BMW가 벤츠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지만, 벤츠와 BMW의 판매 1위 경쟁 구도는 오랫동안 지속됐다. 제네시스가 이 경쟁 구도를 바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관련 조사에서 제네시스는 BMW(9.9%)·볼보(4.0%)·아우디(3.4%)와도 경쟁 관계를 형성했다. BMW와 아우디는 벤츠와 함께 독일 3사로 불리는 전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다. 스웨덴 브랜드인 볼보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제네시스가 앞서 언급한 경쟁 브랜드보다 높은 선택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6대4에서 7대3 비율로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제네시스를 선택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제네시스가 원톱의 입지를 굳혀가는 것은 국산 유일의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상품성과 가성비 덕분이지만, 경쟁사 대표 모델의 노후화라는 반사이익도 분명 봤다”면서 “제네시스는 올해 뚜렷한 신모델이 없는 상황이다. 주력 모델의 신차가 올해 프리미엄 자동차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제네시스 너무 컸다”
제네시스의 높아진 위상은 국내 수입차업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수입차업계 대표도 공식석상에서 제네시스를 거론할 정도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서 20여 년간 몸담고 최근 스텔란티스코리아 수장이 된 방실 대표는 지난 3월 29일 서울 성북구 소재 한 레스토랑에서 진행된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제네시스’를 직접 언급했다.
방 대표는 “2015년 제네시스 론칭 이후 수입차 시장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제네시스가 수입차 브랜드와 직접적인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판매 간섭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통계를 봐도 알 수 있다. 제네시스의 국내 판매 실적은 올해 1~4월 누적 기준 4만5554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만2973대) 대비 6% 늘어난 수치다. 브랜드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인 GV80·G80의 선전 덕분이다. 두 모델은 올해 1~4월 누적 기준으로 각각 1만7000대 이상 팔렸다. 특히 GV80는 지난해 말 부분변경 및 쿠페 출시 효과로 전년 대비 90.5% 성장한 판매 실적을 거뒀다.
제네시스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은 위축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수입차 시장은 전년 동기(8만2594대) 대비 7.8% 감소한 7만6143대에 머물렀다.
이 기간 BMW·벤츠·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수입차도 고전했다. BMW의 올해 1~4월 누적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2만3970대) 대비 5.2% 감소한 2만2718대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벤츠는 전년 동기(2만1128대) 대비 17.6% 감소한 1만7403대를 기록했다. 아우디의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7387대) 대비 74.7% 감소한 1870대에 불과했다.
업계는 제네시스의 수입차 수요 뺏기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제품 라인업이 확장하면서 선택지가 넓어졌고, GV80·G80 등이 준대형급 프리미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다”며 “가성비를 앞세운 브랜드를 제외하면 수입차와 비교해 옵션 등의 상품성과 가격 측면의 이점도 있다. 수입차 브랜드 수요가 당분간 계속 제네시스 쪽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한국 관세 행정명령 부속서엔 25% 아닌 26%…백악관 "부속서 따라야"
2'펭리둥절' 남극에도 트럼프 관세?…"안전한 곳 없어"
3경북도, 산불피해 농어촌에 긴급자금 200억 지원
4구미시 "낙동강 따라 걷고 쉬고 즐긴다"
5울진대게,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9년 연속 선정
6경주 벚꽃마라톤, 봄바람을 가르며 1만 5천여 명의 질주
7"수사는 안 하고 달력만 넘긴다" 홍준표 수사, 6월에는 결론날까?
8"일본산, 이젠 안녕!" 울진군, 동해안 방어 양식시대 개막
9"글로벌 인재로 미래 연다" 경북도, 3일부터 광역형 비자 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