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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고수익’ 기대부터 버려라

‘무조건 고수익’ 기대부터 버려라



Q
45세 주부입니다. 오랫동안 주식에 투자했습니다. 코스피가 2000을 돌파했는데도 큰 수익을 못 봐 상대적 박탈감이 큽니다. 1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예금 1억원을 어디에 투자할지 고민입니다. 은행 예금금리는 너무 낮아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자문형 랩 어카운트(랩)에 투자해도 좋을까요.



A
코스피 지수 2000포인트 돌파의 주인공은 외국인 투자자입니다. 이들이 많이 들고 있는 대형주의 상승폭이 컸죠. 그래서 개별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는 별 재미를 못 봤을 겁니다. 주식시장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돼 수익률을 높이려면 직접 투자보다 랩 어카운트 같은 간접 투자 상품이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문형 랩은 자산의 100%를 주식에 모두 투자할 수 있고 투자 종목 수도 7~15개 정도로 펀드보다 훨씬 적습니다. 주가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에서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투자 위험이 더 따릅니다. 하지만 환매 수수료가 없고, 투자자가 운용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또 랩은 일임계약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습니다. 편입종목과 투자비중이 대체로 고정된 펀드와 달리 랩은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종목을 추가하고 제외할 수 있습니다. 펀드는 동일 종목에 대한 투자한도가 10%로 제한되는 등 규제 수준이 높지만 랩은 수익률 전망에 따라 특정 종목의 비중을 확대·축소하는 게 어렵지 않아 시장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랩은 기준 수익률이 없고 상품의 주된 목표가 초과수익을 내는 겁니다. 일부 랩은 코스피 수익률을 압도하지만 일부 상품은 수익률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쳐 편차가 심합니다. 또 주도주 중심으로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해 순환매 장세에서 수익률 관리가 어렵고 가입 시점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근 랩 시장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무조건 고수익을 기대하고 랩에 가입하기보다 자신의 투자 성향을 파악하고 위험 부담 수준과 투자기간을 충분히 고려한 뒤에 상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또 랩 상품은 기초자산, 운용스타일, 기대수익률 등에 따라 다양한 상품으로 나뉘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맞는 운용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전문가가 양호한 기업실적과 풍부한 유동성을 이유로 내년 주식시장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놨습니다. 올해 말과 내년 1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50조원 이상의 은행예금,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떠도는 시중 단기 부동자금 600조원 역시 내년 주식시장을 낙관하게 합니다.

하지만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 재현, 하반기 금리인상 및 각국의 출구전략, 북한의 도발 등 여러 불확실한 변수가 남아있는 만큼 랩에 투자할 때도 여유자금으로 장기 투자하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자문형 랩은 주식 종목에 대해 자문해주는 자문사에 따라 단기 또는 중장기에 우수한 성과를 내기도 하고, 특정 섹터에서 두각을 보이기도 합니다. 자문사의 특성을 잘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많은 투자자가 자문형 랩의 운용주체를 투자자문사로 오해하지만 투자자문사는 증권회사에 자문할 뿐 자문형 랩의 운용은 증권사가 합니다.

현재 인기를 끄는 특정 투자자문사에 대한 막연한 기대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투자 성향과 투자 목적, 투자 자금의 성격을 먼저 생각하고 전문가와 정확한 상담을 거쳐 알맞은 랩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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