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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처럼 영민하고 빠르게

토끼처럼 영민하고 빠르게



새해가 또 밝았다.

중요하지 않은 해가 없지만 2011년 신묘년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할 만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그것도 토끼가 달리듯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2011년은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재도약 여부를 가늠하며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는 차세대 경영자의 능력을 평가하는 해가 될 것이다. 또 국제무대에서는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스마트폰으로 막이 오른 스마트 시대도 올해 본격적으로 경쟁구도에 들어간다.

이코노미스트가 2011년 주목해야 할 국내외 경제 현황,

재테크, 신기술 트렌드를 사자성어로 풀어봤다. 토끼처럼 빠르고 스마트하게 2011년을 맞이하자.

대외변수가 많아 경제전망보다는 위기관리에 힘써야 한다



국내경제

오리무중(五里霧中·무슨 일을 알 길이 없다)

불확실성과 한판 대결, 생사 갈림길

2011년 한국경제 상황은 한마디로 오리무중(五里霧中)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각종 연구기관이 새해 경제 상황을 예측하고 있지만 대부분 자신 없는 표정이다. 경제 상황 예측치를 대표하는 수치는 경제성장률이다. 새해 경제성장률은 삼성경제연구소의 3.8%에서부터 정부의 목표치 5.0%까지 다양하다. 한국경제의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한국은행은 4.5%로 전망했다.

이런 전망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전제가 있다. “주어진 가정이 성립되면 경제성장률은 이럴 것이다.” 여기서 주어진 가정이란 세계 경제성장률,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그리고 원화의 대미 달러 환율을 의미한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경제가 세계경제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일은 어쩔 수 없다. 지난 수년간 한국경제에서 내수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제로에 가까웠고 경제성장은 대부분 수출로 달성했다.

그런데 2011년 글로벌 경제 상황은 전문적 연구기관조차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변적이다. 선진국 경제의 경우 더 이상 적극적 재정정책을 실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간소비와 투자가 재정이 수행하던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이게 가능할지 불확실하다. 일부 유럽 국가의 재정위기는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 당장 소요비용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세계 각국이 통화를 마구 찍어내는 것도 불확실성을 높인다. 통화증가가 실물경제를 자극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현실화될 것이다. 만약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이는 글로벌 머니게임으로 이어져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신흥개발도상국 경제도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하긴 마찬가지다. 중국의 경우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고 있지만 계획대로 될지 의문이다. 중국경제가 독불장군 노선을 지속한다면 선진국의 견제가 본격화할 수 있다. 한국경제의 중국 의존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중국의 감기가 한국에는 몸살이 될 수 있다. 원유 등의 원자재 가격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세계경제 상황과 통화정책의 방향에 따라 급등락 또는 폭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화 환율은 대체로 하락세를 보일 거라는 예측이 많지만 실제론 방향성을 잡기 쉽지 않다.

급변하는 새해 경제는 또다시 많은 승자와 패자를 낳을 것이다. 2011년 12월을 상상해 보면 지금부터 대비를 잘해야 한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국제경제

배도이치(背道而馳·방향·목표가 상반되다)

미·EU vs 중·신흥국 ‘엇박자’ 심화
2011년 세계 경기전망을 크게 미국, 유럽 그리고 중국으로 나눠 살펴보자. 먼저 미국경제다. 비록 성장동력에서 광범위한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정부의 지원 없이 ‘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될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실업률이 9.6%대에서 8%대로 하락한다고 해도 여전히 8%대는 부담스럽다.

특히 미국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확대한 통화량이 경기회복 시에는 문제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언뜻 계산해도 2009년 구제금융에 1조6000억 달러, 재정확대에 약 8400억 달러, 2010년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6000억 달러 추가 양적완화, 그리고 얼마 전 상·하원을 통과한 감세안 연장에 따른 연간 약 3000억 달러의 세수 감소 등을 감안하면 통화팽창 규모가 3조 달러를 훌쩍 넘는다. 미국 GDP(국내총생산) 14조 달러의 21%다.

미국경제가 회복하고 있다면 인플레이션이라는 후폭풍이 염려되는 대목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가계와 정부의 부채 증가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도 증가한다. 지금은 금리가 0%에 가까워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고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금리는 더 이상 0%가 아니라는 게 문제다.

유럽경제 역시 2011년이 녹록지 않다.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가운데 아일랜드와 그리스가 이미 IMF(국제통화기금)와 ECB(유럽중앙은행)의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구제금융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의 위기가 발생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설상가상으로 무디스와 피치는 아일랜드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5단계나 강등하면서 향후 유럽 단일채권의 발행이나 구제금융기금 증액과 같은 주요 현안에 EU(유럽연합)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Expect the unexpected’라는 말이 있다. 기대하지 못한 것이 항상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2011년 유럽경제 상황을 잘 설명해주는 말이다.

결국 2011년 경제는 중국 등 신흥국 경제가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문제는 중국경제가 성장보다 긴축에 집중할 전망이라는 점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도 심상치 않다. 연초부터 부동산 경기 과열을 식히기 위한 다양한 긴축정책이 나올 것 같다.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신호다. 금리인상이 물가를 잡지 못할 경우 임금상승과 수출가격 상승으로 중국발 인플레이션이 수출될 우려가 있다.

중국경제가 긴축 기조에 진입할 경우 아시아 신흥국의 대중국 교역도 상당부분 위축될 전망이다. 한국의 수출의존도가 이미 85%를 넘어섰고 그 가운데 아시아경제에 대한 수출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중국경제의 위축은 아시아경제의 긴축과 함께 한국경제에 상당한 압박요인이 될 전망이다. 모두가 중국을 쳐다보고 있는 양상이다. 요약하면 2011년 한 해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는 경기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 초점을 두었지만 아시아 등 신흥국 경제는 긴축에 초점이 모일 전망이다. 결국 선진국과 신흥국은 서로 상반된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각국별 주요 거시정책의 이행 속도와 강도 조절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강남의 한 공인중개업소의 매물 표시판이 올 한 해 부동산 경기를 어느 정도 말해줄 것이다.



부동산

개화만발(開花滿發·꽃이 활짝 피다)

봄 맞은 매수심리
‘매도자가 갑자기 안 판다는데요’ ‘매도자가 1000만원 더 달라고 하는데 어떡하죠’ ‘급매물뿐 아니라 일반 매물도 다 들어갔어요’ ‘앞으로 집값이 오른다고 하니 매물이 줄고, 있던 매물도 호가를 올리네요’.

최근 필자가 고객, 중개업소로부터 들은 얘기다. 현장에서는 집값 바닥론이 더 이상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추가로 상승이 이어질지와 관련한 논의가 뜨겁다. 실제 부동산 문의가 연일 쏟아져 전 직원이 휴일까지 출근해 현장을 뒤지는 중개업소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주택구매심리를 앞당긴 것은 8·29 대책이었다. 여러 기관의 긍정적 전망도 움츠렸던 수요를 움직이게 했다. 때를 같이해 최근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은행장들이 “앞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택 거래의 80%는 심리에 의해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이런 분석은 실제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과거 경험으로 보면 앞으로 시장이 회복될 것인지 판단하는 객관적 지표는 거래량, 경매낙찰가율, 담보대출 등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10년 11월 말 281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9000억원 늘었다. 대출 가능 금융기관 조회 건수도 2010년 9월 1141건, 10월 1686건, 11월 2109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11월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5만3558건으로 전달보다 30%가량 늘었다. 2009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1년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10년보다 40% 적은 것 역시 주택시장 회복을 점치는 이유 중 하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은 총 18만9472가구로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입주 물량보다 40%가 감소했다.

올해 투자 상담을 받으러 오는 발길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금리인상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얼마 전 기준금리가 연 2.25%에서 연 2.50%로 올랐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되면 회복 양상에 접어든 부동산 시장의 복병이 될 수 있다. 부동산 매수심리를 억누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사례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2005~2007년에 기준금리가 2%에서 4%로 상승할 때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금리상승률을 웃돌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기준금리가 2%까지 떨어져 부동산 가격이 잠시 상승하는가 싶더니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결론적으로 물가상승률 수준의 경제성장률이 뒷받침되면 금리인상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경기가 좋아지며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자산구매력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전문가들의 전망과 관련 지표를 근거로 2011년 부동산 시장은 적어도 상반기에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여전히 걸림돌은 있다. 남북관계 악화나 남유럽 재정위기 같은 대내외적 악재가 생기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



증시

토영삼굴(兎營三窟·영리한 토끼는 위기를 대비한다)

‘강세장은 행복과 함께 사라진다’
중국 전국시대에 활약했던 전략가들의 책략을 편집한 ‘전국책’에 토영삼굴(兎營三窟)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온다. 교토삼굴(狡兎三窟)로도 알려졌다. 영리한 토끼는 위기를 대비해 세 개의 굴을 파 놓는다는 의미다. 이 고사성어는 제(齊)나라 재상이었던 맹상군과 식객이었던 풍환 사이에 있었던 일화에서 유래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2011년 증시 전망은 긍정적이다. 주식시장과 상관관계가 높은 국내 경기선행지수의 전년 동월비는 약 1년여의 하락세를 마감하고 내년 1분기에 상승세로 바뀔 전망이다. 기업의 이익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해 밸류에이션 매력을 한껏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2010년 한 해 신흥국의 주가를 끌어올린 글로벌 유동성은 미국의 지속적 양적완화 정책에 힘입어 2011년에도 시장에 우호적일 것으로 보인다. 2010년에 신흥국을 중심으로 진행된 경기회복의 흐름이 새해에는 선진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강세장은 비관에서 태어나 경계에서 성장하고 낙관에서 성숙해 행복과 함께 사라진다’는 증시 격언이 시사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좋아 보일 때 변화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새해에 주목해야 할 변수는 첫째도 둘째도 인플레이션 압력이다. 현재는 통화완화 정책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지만 유가나 금속 가격 등 일부 상품 가격 동향을 보면 인플레이션 시대가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10년에는 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를 포함한 각국의 중앙은행이 마음 놓고 금융완화 정책을 펼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 금융긴축으로 정책이 바뀔 수 있다.

이는 증시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증시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금융장세의 성격을 띠었다. 경기회복의 신호가 나타나면 시장 참여자들은 경계심을 풀고 상황을 낙관하게 될 것이다. 증시는 바로 이때 변동성을 확대해 투자자들은 역금융장세를 맞아야 할지 모른다.

지금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을 굴 속에서 충분히 즐기다 반드시 한번은 찾아올 약달러 시대의 종언, 즉 글로벌 유동성 장세의 마감에 대비해 탈출구를 만들어 놓고 있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투자자에게 변동성은 위기지만 준비된 투자자에게 변동성은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다. 포브스가 선정한 이번 세기 금융시장에서 최대의 수익을 거둔 인물, 조지 소로스와 존 폴슨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라는 극심한 변동성 구간에 철저히 준비하고 적절히 대응한 덕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2011년에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승장에서 이익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도 토영삼굴이라는 옛 말을 잊지 말아야 한다.

1인 창조기업 페스티벌.
서명석 동양종합금융증권 리서치센터장



SNS

외뇌혁명(外腦革命·두 번째 뇌가 지혜를 쏟아낸다)

느슨한 관계가 인맥의 핵
아침 6시, 스마트폰과 하루를 시작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부터 자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접속해 타임라인과 뉴스피드를 살피고 소셜 친구들이 나의 이야기에 댓글을 달거나 그들의 담벼락에 올린 뉴스와 정보를 먼저 보게 된다. 새로운 정보를 얻으면 생각을 추가해 실시간으로 팔로워·친구들과 공유하고 있다. 또 스마트폰에서 e-메일을 체크하며 출근한다.

필자의 생활 모습이다. 소셜네트워크에서 친구관계를 맺고 있거나 팔로잉을 하는 사람들은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그들이 얻은 정보와 경험은 유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판단기준을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필자에게만 해당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CEO인 손정의가 트위터를 자신의 두 번째 뇌라고 말하며 ‘외뇌혁명’을 주창했다. 사람의 생각은 사람이 가장 정확히 안다고 한다. 검색엔진에 의존해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소셜로 연결된 친구들에게 직접 물어보면서 원하는 정보를 찾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학연, 혈연, 지연으로 구성된 기존의 강력한 연결고리에서만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무수히 생기고 있다. 대신 약한 연결고리가 필요해졌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맺은 약한 연결고리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증가하는 1인기업, 자영업자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1인기업 경영자는 네트워킹, 마케팅, 세일즈를 혼자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혼자 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때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1인기업과 소상공인에게 고객·파트너와의 소통의 길이 됐다. 이처럼 지난해 SNS는 비즈니스 도구로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0년 12월 트위터와 페이스북 사용자가 각각 250만 명이 되었다고 한다. 특히 스마트 열풍을 불러온 스마트폰은 7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한다.

나아가 올해엔 SNS가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 대형 마트, 대형 인터넷 쇼핑몰이 아니라 SNS를 통해서도 상품 구입이 가능해질 것이다. 특히 소상공인의 무형 지식 상품과 서비스 상품이 소셜네트워크를 타고 유통될 것이다. 바야흐로 2011년은 소셜의 대중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2011년 말에는 스마트폰 국내 가입자가 2000만 명 이상이 된다고 한다. 스마트폰 사용자 중에 50%만 SNS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각각 10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게 된다. 결국 SNS 내에서의 진검승부는 올해 일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승자가 될까. SNS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지 않은 기업은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SNS의 속도와 유형은 기존의 미디어에서는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보다 투명하고, 솔직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 스스로 생산자가 되길 원한다. 소비자는 트위터를 통해 정보를 보다 빠르게 유통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만의 소셜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이러한 소비자를 잘 이해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다.

구창환 인맥경영연구원 원장
스마트워크센터



스마트 경영

숙아유쟁(熟芽遺爭·싹은 키웠지만 쟁점은 남았다)

기계는 스마트해졌는데 제도는?
올해는 정보통신분야에 있어 가히 스마트의 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젊은 층의 엔터테인먼트 상품으로만 치부되던 아이팟에 통신 기능을 추가한 아이폰과 크기를 키운 아이패드가 등장하면서 스마트폰, 스마트패드라는 용어가 상용화되고 뒤를 이어 스마트TV, 스마트 그리드, 스마트 홈 등의 개념이 확산됐다. 새로운 스마트 디바이스가 잇따라 출시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이러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한 스마트 워크와 스마트 경영이 미래 정보사회를 구체적으로 실현시킬 앞으로의 비전으로 제시되고 있다.

특히 경영자들은 ‘스마트 워크’에 주목하고 있다. 요즘 어느 기업에서나 워크 하드(work hard)보다는 워크 스마트(work smart)해야 한다는 말이 유행이지만 아직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 워크 스마트란 단어 그대로 들여다보면 일을 스마트하게 하자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는 데 이 트렌드의 실제 형태는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하나는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의 발달, 또 다른 하나는 스마트한 디바이스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다.

첫째는 인프라와 관련된 부분으로 우리 정부는 현재 스마트 워크의 실현 상황을 재택근무, 이동근무, 그리고 스마트워크센터에서의 근무, 이렇게 세 가지의 근무형태로 분류해 그중 스마트워크센터를 설치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쉽게도 아직 ‘통신’만이 강조된 상황이며, 실제 스마트 워크가 활성화되고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에서 ‘정보’가 심층적으로 활용되고 정말로 ‘스마트’한 워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센터의 건설이나 기술의 구축이 문제가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가 같이 일어나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일하는 문화가 변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된 제도가 발맞추어 변화해야 한다. 스마트 워크를 내세우는 기업에서도 아직은 인프라 부문에서만 스마트 워크를 실천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 워크가 가능하도록 하는 ‘스마트 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다.

IBM은 스마트 시대에는 역동성, 협력성, 연결성이 뛰어난 조직체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위치·시간에 관계없이 일하는 것뿐만이 아닌 조직 내외부의 경계를 넘어서 업무의 성과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책임자는 비즈니스 상황 변화를 반영해 업무 프로세스를 재구성해야 한다. 또 어느 조직원이라도 문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2011년에는 겉(인프라)뿐 아니라 속(프로세스)도 갖춘 스마트 워크, 스마트 경영에 힘써야 한다.

이정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차세대 경영자 시대 : 過猶不及(과유불급: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누울 자리 먼저 보고 발 펴라

한국경제의 기적적 성장을 창출한 요인은 여러 가지다. 그중 수출주도형 불균형 성장전략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수출주도형 전략은 내수가 부족하니 해외시장을 개척해 상품을 제조·판매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자는 것이다. 모든 산업이 동시에 발전할 수 없으니 일부 산업을 지정해 집중 지원하는 게 불균형 성장전략이다. 이 두 모델이 성공함으로써 중화학 공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대기업이 등장했다. 대기업은 경제성장의 주역인 동시에 과실이었던 셈이다.

대기업의 경영방식은 늘 논란거리다. ‘황제경영’ ‘가족경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비판이 타당한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최근 기업소유·지배구조는 정답이 없고, 기업이 처한 환경이나 산업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지배구조가 존재한다는 인식이 확산된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011년 특별판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족기업의 성적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하면서 한국의 삼성그룹과 독일의 BMW, 그리고 미국의 월마트를 예로 들었다. 글로벌 불황이 기업소유·지배구조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교훈을 제공하는 것이다. ‘소유와 경영은 분리돼야 한다’ ‘전문경영이 오너경영보다 낫다’는 식의 주장은 섣부르다는 얘기다.

최근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신세계그룹 등 대기업에서 차세대 경영자가 부상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2011년엔 이들 차세대 경영자의 활약상이 시선을 끌 것이다. 이들을 둘러싸곤 다양한 평가가 있지만 대체로 보면 ‘때가 왔다’는 느낌이다.

장점도 많다. 무엇보다 차세대 경영자와 호흡을 오랫동안 맞춰온 전문경영인 집단이 곳곳에 포진한 덕분에 조화로운 경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냥 CEO가 아니라 오너의 후계자이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결정과 장기적 목표수립이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들 차세대 경영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거대 기업의 경영자로 검증이 됐느냐는 지적은 새겨들어야 한다. 자본시장이 발달하면서 과거 1세·2세 경영자보다 훨씬 많은 눈이 이들에게 집중되는 점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이런 때일수록 당장 무언가 보여주겠다는 식의 조급함은 금물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가족경영이 글로벌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유인한다”는 미 뉴스위크의 지적처럼 차세대 경영자는 양질의 가족경영 모델을 개발한다는 자세로 일해야 한다. 그래야만 차세대 경영자의 부상이 한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천윈린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장(왼쪽 둘째)과 장빙쿤 대만 해협교류기금회 이사장(왼쪽 셋째).


차이완 시대 : 별개생면(別開生面: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다)

한·중 FTA 서두르는 것이 대안일 수도
본격적인 차이완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6월 29일 체결된 ECFA(중국과 대만 간 경제협력기본협정)가 그 시작이다. 서명 이후 3개월 만인 9월 12일 정식 발효됐고, 11월 1일 조기수확 프로그램에 따라 회계, 컴퓨터서비스, R&D(연구개발), 컨벤션, 영화산업 협력 등 5개 서비스 분야가 대만 기업에 빗장을 풀었다. 그야말로 속전속결, 거칠 것 없는 기세다. 그리고 올해 ECFA 전 품목의 조기자유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중국과 대만은 12·5규획(2011~2015) 기간 중 경제교류를 지금보다 한 단계 더 격상시킨다는 방침이다.

최근 대만 정부는 양안 간 산업교류 협력증진 방안인 탑교방안(搭橋專案)을 내놓았다. 탑교방안은 중국과 대만의 각 산업 중 경쟁력과 상호 보완성이 있으면서 비즈니스 기회와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산업을 선별하고 이들 산업을 중심으로 양안 기업 간 산업교류와 협력증진을 위한 연결고리, 즉 ‘다리’를 놓아준다는 계획이다. 공동 연구개발에서부터 공동생산 및 마케팅, 공동투자, 그리고 다국적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운영관리, 펀딩 및 금융서비스, 물류 등 다방면에 걸쳐 폭넓은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대만 기업은 이를 적극 이용할 태세다. 중국 정부가 12·5규획 기간에 강력한 내수확대 방침을 천명함에 따라 소비재 판매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릴 전망이다. 대만 정부는 올해 선양, 광저우, 난징, 우한, 톈진 등 7개 지역에서 대규모 ‘대만명품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12·5규획의 또 다른 핵심인 지역 균형발전 및 권역화·도시화 추진에 있어서도 대만 기업의 약진이 예상된다. 대만 기업의 투자가 기존 연해지역 위주에서 중서부 2-3선 내륙도시로 확산되는 ‘제2의 투자 붐’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협서안(海峽西岸) 경제구’가 12·5규획에서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에 있어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양안 기업의 등장이다. 특히 에너지 절감, 차세대 전자정보통신, 바이오의약, 신재생에너지, 신소재 등 중국 정부의 7대 신흥전략산업에 속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양안 간 협력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 기업은 양안 간 공동 R&D 협력 강화를 통해 파생될 후폭풍을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안 기업이 손잡고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우리 기업이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신제품의 기술표준 제정에 있어서도 주도권을 뺏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양안관계가 밀접해지면 질수록 우리 기업의 입지는 불안해진다. 기업 경쟁력 제고 외에 정부와 기업 간 연계를 통한 중국 내 CSR(기업의 사회적 활동)도 지금보다 훨씬 강화해야 하며 한·중 FTA 협상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 KOTRA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우리 기업들은 대만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한·중 FTA 체결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홍창표 KOTRA 상하이KBC 부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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