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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한국경제 어깨동무] 설탕에서 시작된 달콤한 성장

[CJ제일제당·한국경제 어깨동무] 설탕에서 시작된 달콤한 성장

휴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한국의 설탕 수입량은 2만3900t, 생산량은 제로였다. 당연히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설탕 가격은 근당 300환으로 같은 중량 소고기의 2배였다. 부산에서 제당공장을 준공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그해 11월 5일 국내 최초로 설탕을 생산했다. 가격은 수입설탕의 절반에 불과해 서민생활 안정에 큰 도움을 줬다. 올해로 58주년을 맞은 CJ제일제당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최초 제품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스 한 잔 가격이 자장면 한 그릇보다 비쌌던 1965년엔 국내 첫 종합선물세트를 선보였다. 화학조미료가 판을 치던 1975년엔 천연성분으로 만든 종합조미료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1980년대 냉동·육가공·제약사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종합식품기업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육가공 등 가공식품사업을 제약사업이 뒷받침하면서 ‘매출 고성장’ 시대가 열린 것도 이때다.

1990년대 이후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인 온리원(Only one) 정신이 성장 밑거름이었다. 1975년 개발한 다시다 같은 차별적 제품을 발굴하는 게 CJ그룹의 핵심과제였다. 그 결과 1992년 국내 첫 숙취해소음료 컨디션을 시작으로 즉석밥 햇반(1996), 신개념 과일디저트 쁘띠첼(2000), 다이어트음료 팻다운(2002) 등 빅히트 제품이 줄줄이 쏟아졌다.

CJ제일제당은 요즘도 변신을 거듭한다. 2007년 8월 브라질 피라시카바에 라이신(가축사료용 필수아미노산) 대규모 공장을 준공하는 등 바이오 사업 확장에 전력을 기울인다.

이병철 창업주는 1953년 제당공장을 지을 때 경영진을 불러놓고 이렇게 말했다. “제조업 분야에 투자하는 게 국가 자립경제를 조기 실현하는 지름길이다.” 설탕을 생산하지 못했던 한국의 명목 GDP(국내총생산)는 1000조원을 돌파했다. CJ제일제당의 매출은 지난해 6조원을 훌쩍 넘었다. CJ제일제당과 한국경제의 어깨동무 58년 성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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